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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 도착하면 안부 주세요 딸과 방콕 여행 중 찾은 미술 전시회. 한 그림의 제목을 읽고 걸음 을 멈췄다. ‘Text Me When You Get to Your Star(당신의 별에 도착 하면 문자 주세요).’ 한 사람이 떠올랐다. 조그마한 체구에 꽃무늬 점퍼를 즐겨 입고 늘 모자를 썼던 할머니. 그녀는 우리 카페의 특별한 단골손님이었다. 30대 때부터 골프장을 운영하고 65세까지 골프를 가르쳤다기에 '골프 할머니'라고 불렀다. 칼바람이 부는 어느 겨울, 골프 할머니는 '평상 아저씨'를 봤다. 아 저씨는 마트에서 갖다 놓은 평상을 집 삼아 지내는 분이었다. 오들 오들 떠는 아저씨를 위해 할머니는 내게 쌍화차 한 잔을 주문해 아 저씨에게 건넸다. 그 후로 할머니는 카페가 쉬는 일요일만 빼고 매 일 카페에 왔다. 아침 열 시에 여는 우리 카페의 첫 손님은 늘 골프 할머니였다. 할 머니는 항상 브라질 세라도 원두를 핸드 드립으로 연하게 내린 커 피를 주문했다. 그리고 '마수걸이'라며 커피 세 잔 값을 지불했다. "내거 한 잔, 사장 거 한 잔, 평상 아저씨 거 한 잔이야!" 만약 다음 날 오지 못할 것 같으면 오후에 와서 "내일 커피 값이야."라며 미리 결제했다. 나는 손님이 없는 날이면 할머니의 말동무 노릇을 했다. 할머니는 찬란했던 젊은 날과 가슴 깊숙이 묻어 둔 슬픔, 분노를 실타래처럼 풀어내곤 했다. 골프를 시작한 이야기, 골프장을 운영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평생 할머니를 애먹인 할아버지와 먼저 떠나보낸 아들, 남은 딸에게 한 번도 하지 못한 이야기까지.... "사장이 내 말을 잘 들어 주니 못하는 이야기가 없네." 할머니는 자리를 뜨려 할 때면 늘 당부했다. "커피숍 오래 해야 해. 나 죽을 때까지 문 닫으면 안 돼. 여기 없어지면 나는 갈 곳이 없어져요." 어느 날부턴가 할머니는 허리가 아프다며 침을 맞으러 다녔다. 그 러다 몸살이 왔는지 입맛이 없고 어지럽다며 며칠 동안 카페에 오 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입원 했다는 이야기를, 2주 후에는 부 고 소식을 들었다. 아침이면 환한 얼굴로 “사장!" 하고 들어오던 할머니. 그날도 문 앞 에서 기다리고 있을까 서둘러 나왔는데.... 나더러는 꼭 자리를 지켜 달라고 말해 놓고 당신은 봄날 나비처럼 표표히 가버렸다. 나는 할머니가 좋아한 원두로 커피를 내리며 울었다. 보온병에 커 피를 담고 할머니가 늘 쓰던 컵을 챙겨 장례식장에 갔다. 그리고 할 머니에게 마지막 커피를 올렸다. 알고 있다. 할머니는 커피가 마시 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카페에 왔다는 것을. "당신 별에 도착하면 안부 주시고, 그곳은 어떤지 얘기해 주세요." 할머니가 떠나고 한 달 후 카페를 정리했다. 어떤 손님이 그랬다.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이 카페도 곧 정리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 맞다. 나는 할머니가 매일 오기에 차마 문을 닫을 수 없었다. 할 머니가 세상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오늘도 나는 카페 문을 열고 기 다렸을 것이다. 바이올렛(가명) | 경남 진주시 함께 사는 삶이 진짜 살아가는 방법이다. _ 김중미 |
Olivia Rodrigo - deja vu in the Live Lounge 올리비아 로드리고 - 라이브 라운지의 데자뷰 - BBC Radi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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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게 되네요 즐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지 랑이20 님 !
다녀가신 고운 걸음,
공감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오후시간 보내세요
~^^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별에 도착하면 안부 주세요
감사히 담아 갑니다
고맙습니다^^
반갑습니다
핑크하트 님 !
다녀가신 고운 걸음
감사합니다~
안개 자욱한
좋은 아침이네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좋은 일들로 가득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