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해남사람들이 많이 들어본 이야기
"호랑이 물어갈 놈(년)"
그땐 별로 듣고싶지 않았던 말이었지만
요즘 그 말이 무척이나 듣고 싶습니다....
동창 카페에 재미있고 가슴 찡한 글이 있어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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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동산에 호랭이는 뭣 묵고사끄나 저 썩을년 안물어 가불고....
딸둘에 아들 하나 더 낳고 또 딸하나 아들넘 하나 더 얻을라고 무지 애를 썼지만 힘에 부치셨던지... 날만새믄 도시로 유산을 하러 갈라고 머리맡에 돈 얹어놓고 잠을 청하셨드라네 근디 꿈속에 깊~은 산골짝 계곡 물속에 발을 담그고 있는 울엄니 치마폭으로 누런 황소 한마리가 갑자기 쏘~~옥 파고 드는게 아닌가
오~~메 오~~메 하늘이 나에게 아들램이 하나 더 점지 해 주신거시 분명혀~ 아침에 일어나 이건 분명히 아들 나을 태몽이다고 아부지하고 상의하여 맴 바꿔 낳고보니 이건 완죤~~히 못생기디 못생긴 데다가 조막막한 핏덩이 가시낙년... 그 뒤론 난 구박덩이에다 줏어온 후남이년 꼴이었제
백일기도 덕분이었나 밑으로 아들하날 더 보셨지만 구박은 몇 십배 더 심해졌다 우리집 귀남이! 뭐든 잘못은 내몫이었고 허구헌날 머리통 쥐어박히는건 기본이었은께 동네 사람들은 무시로 날보고 헌다는 소리가 아~~~이 니그엄니 쩌~~~~~그 다리밑에서 널 지달리고 있던디.. 니그 아부지는 다리 절뚝임서 생선 팔러가든디......
징상시럽게도 줏어온 자석이라고 놀려들댔지 5살인가 6살때였든가 그날도 워찌나 귀남이땜에 야단을 맞고 참을 수 없어 집을 뛰쳐 나와부럿제 진짜 울엄니 찾으러 갈라꼬..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다리밑을 기웃거리니 동낭치들이 우~글우~글 온몸이 뒤틀리고 손에 갈코리를 차고 있던 나환자들 다리야 날 살려라하고 내뺐던기억...
엄니! 기억 나신게라우? 밤늦도록 돌아 오지않아 온동네를 찾아 헤메시다 후미진 골목 처마밑에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 내꼬라지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시면서도 아~~~~이고! 아~~~~이고! 저 뒷동산에 호랭이는 뭣묵고 사끄나 저 썩은년 콱~~안물어 가불고......
독신주윈가 머시깽인가를 고집하며 엄니 속 깨나 썩이고 있는 우리집안 귀남이.. 난말여 우리 귀남이 장개 간거 못보믄 눈 못 감는다 에~고 불쌍흔 내새씨! 시상천지 가시낙년들 다~~눈깔들이 삐었제~~ 저~리 빼놀디 하나 없는 금쪽같은 내새끼를 워~~찌 안적 혼자 내버려두고 이쓰끄나.. 90을 바라보고 자나깨나 귀남이 결혼상대 나타나 줄만을 기다리시는... 딸년들이 아무리 잘해 주어도 당신 성에 차지 않는다 오로지 울엄닌 눈을 감을때까지 귀남이 생각뿐......
엄니! 이 썩을년 당신맘 다 알진 못해도 열 손가락 깨물어 안아푼 손가락 하나 없읍디다 두명 건사도 이렇게 힘에 부치는데... 육남매 키우랴~ 거기다 애간장 태우는 남편 기양~기양 속터지는 푸념을 그런식으로 내질를 수 밖에 없었던...
뒷동산도 없고 다리꺼리도 없는 삭막한 도시 한복판에서 속 터지고 억장 무너지는날엔 어머님의 18번 푸념을 뇌까려봅니다 그 옛날 까~마득히 노래처럼 들어왔던
뒷동산에 호랭이는 뭣묵고 사끄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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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금이나 그때나 아들은 울 이라고 힘이된다하시던 부모님에 말씀에 별의미을 몰랐는데 지금에삶에서 않이다하여도 나자신도 아들에 힘을 느껴봅니다. 오래만에 하모니카소리에 향수에 젖어봅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맞다,우리집도 딸만 다섯인데 아들이 없다가 늦게 아들을 낳으셨는데,진짜 귀남이가 따로 없었지요. 우리 어렸을때 꼭 하시는 말씀 니 에미는 떡장사하고 니 에비는 엿장수 하는 사람이고 넌 다리밑에서 주워 왔다는 말씀, 우린 진짜로 그런줄 알고 언제는 엿장수를 졸졸 따라 가는것을 엄마가 발견하고 빗자루로 얼마나 때리시던지 기억이 살아나네요
ㅎㅎㅎ 잼나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칠남매중에 가장 못생긴 나,유독 갈치를 좋아한 내게 언니 오빠들이 울엄마는 갈치장사라고 놀려서 장날만 되면 울엄마찾아 나섰었는데...
그말,,참 오랫만에 들어 보네요.. 지금생각하면 그말이 왜그리 그리운지... 지금은 아무리 들으려 왜를 써 봐도 해줄 사람이없네요.. 우리 어머니가 가끔쓰셨는데... 오빠들 여섯에 중간중간에 딸이 끼워있으니 얼마나 힘드셨는지 지금 생각하면 참...마음만 울적하네요...
ㅎㅎㅎ 주워왔다는 말에 울 막내여동생이 다섯살때 지엄마한테 간다고 집나가서 한바탕 소동을 벌였던 기억이납니다...
그시절~ 문둥이가 사람잡아먹는다해서 밀밭을 지날때는 정신없이 달려가고...ㅎㅎ (한번도 본적이 없으니 상상만 하면서...) 동내사람들이 너는 다리밑에서 주워왔다고 하는데 어째 우리엄마랑 나랑은 그렇게 닮았는지 ㅎㅎ 어렵고 힘든시절이었지만...살아오면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련한 그리운 추억이지만 그땐 그 말을 믿었으니 얼마나 그 소리가 듣기 싫던지......
히야 어쩌면 ...나도 오늘 우리엄마 아부지 생각 많이 했는데 ...
난 호랑이보다 곶감이 더 부섭던데...
어린 시절 엄마들께서 많히 했던 말이 아닐련지요...호랑이는 뭐하는지 모르겠다 저년 안물어가고...지금은 듣고싶어도 들을수가 없네요..
요즘 청계산 중턱에 호랑이가 있다고들 야단이등만.ㅎㅎㅎ
한참 생각하게 앵글구만.....
하모니카로 들려주는 고향 노래와 함께 어릴적 추억에 잠겨봅니다...나 언제나 사랑하는 내 고향에 다시 갈까.. 아~~ 내 고향 그리워라~~~
그저 두눈을 감고 있을수 밖에 없네요... 아련한 옛추억을 생각하기위해서....
어린 시절 생각 많이 나네요.집집마다 7명 8명 자식 많은집은 9명 부모님 목소리가 크실때가 좋았었는데 지금은 목소리가 작아지셔서 조용 조용 말씀하시는 어머니 생각납니다.
난 어려서 엄마하시는 말씀 - 넌 우리집에 딸이 없으니 아버지가 시냇가 논에 가시다가 시냇물에 떠내려오는 널 주워와서 키웠단다.- 하셨기에 난 주워왔어도 귀한 딸로만 ... 오라버니 동생들 못해본 것 모두 누려가면서 자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