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9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양구터미널(07:00-08:48)
심포리(09:02)
봉화산(10:31)
정중앙봉(12:22)
도리지고개
작은도리지고개
두무리갈림길(13:37)
656.6봉(14:44)
618.8봉
신월리고개(16:05)
간무봉(16:46)
510.2봉
양구교(17:53)
신남터미널(19:20)
홍천터미널(19:30-19:50)
동서울터미널(20:30-21:35)
◈ 도상거리
18.2km
◈ 산행시간
8시간 50분
◈ 산행기
고속버스에서 졸다가 의례히 신남으로 갈 줄 알았던 버스가 춘천 배후령을 지나 의아해 하며 오래전 군대 생활을 1년이나 했던 양구에 도착해 주위의 바뀐 지형을 둘러보고 택시로 처음 와보는 심포리에서 내려 산행 이정표들이 있는 사격 통제소 앞에서 능선으로 들어간다.
을씨년스럽게 불어오는 들쩍지근한 바람을 맞으며 길게 사면을 휘돌아 석현리에서 이어지는 능선과 만나서 가파른 통나무계단들을 타고 헬기장이 있는 874.3봉을 넘어 반대에서 오는 단체 등산객들과 지나쳐 삼각점(인제25/1986재성)과 낡은 ‘소지섭길’ 안내판이 놓여있는 봉화산(874.5m)으로 올라가지만 짙은 박무로 설악산은커녕 바로 앞의 사명산도 보이지 않아 크게 실망이 된다.
봉수대 안으로 들어가 거센 바람을 피하며 막걸리 한 컵 마시고 더운 날씨에 시나브로 녹아가는 진흙에 미끄러지며 줄 곳 이어지는 통나무계단들을 타고 구암리 갈림길을 지나서 곳곳의 경고판들을 보며 ‘정중앙봉’ 정상 석과 삼각점이 3개나 있는 606.5봉에 올라 스러져가는 데크에 앉아 고구마와 어느 직원 시아버지의 장례 답례 떡으로 요기를 하고 흐릿한 안부인 도리지고개를 건넌다.
작은도리지고개는 어디인지 모르게 지나쳐 임도가 지나가는 양구터널 상단부로 내려가 2018년 3월에 반대쪽 간무봉에서 오다가 폭설을 못 이겨 터널로 탈출했던 삼거리를 두리번거리며 565봉을 넘고 다음의 무명봉에서 도솔지맥과 헤어져 오른쪽의 두무리로 꺾어 항공기 식별 철탑이 고추 서 있는 능선으로 붙는다.
제법 굴곡이 심하고 까다로운 산길임을 느끼며 삼거리에서 글씨 없는 삼각점이 놓여있는 656.5봉을 다녀와 두무리로 이어지는 등 로와 헤어져 남쪽으로 꺾어 암 능으로 높이 솟은 618.8봉을 힘겹게 넘어서 땅거미에 물들기 시작하는 능선을 부지런히 따라가면 박무에 가려있던 소양호가 가깝게 보여 그 처연함에 문득 가슴이 저며 온다.
양쪽 도로의 불빛을 바라보며 절개지 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꺾어 움푹 파인 지골을 타고 신월리로 이어지는 46번 도로의 고개로 내려가 험준한 절개 지를 바라보며 용도 모를 움막의 의자에 앉아 비로소 안도감이 느껴져 남은 막걸리와 간식을 먹으며 한동안 휴식을 갖는다.
뚜렷하지만 가파른 산길 따라 좁은 헬기장에 낡은 삼각점만 놓여있는 간무봉(555.8m)에 올라가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주위를 둘러보다 서둘러 발길을 옮겨 간간이 걸려있던 주황색 표지 기들을 확인하며 5102.봉을 넘어서 붉은색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는 아련한 소양호를 조망하며 흐릿해진 능선을 내려가다 기어코 랜턴까지 켜게 된다.
잡목들을 헤치며 어지러운 산길을 따라가 반가운 타이어 계단을 만나서 능선의 끝인 양구교로 내려가 짙게 어둠에 묻혀 있는 소양호를 바라보며 남은 술을 마시고 두 대 밖에 없다는 신남 택시를 이리저리 불러보다 정자리에서 온다는 기사를 기다리고 있으면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유난히 피곤한 몸을 달래준다
▲ 들머리에서 바라본 봉화산
▲ 석현리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능선 삼거리
▲ 봉화산
▲ 심포리로 이어지는 능선
▲ 북산면 쪽 조망
▲ 봉화산 정상
▲ 간무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노송 능선
▲ 정중앙봉 정상
▲ 도리지고개
▲ 양구터널 상단 임도
▲ 신월리로 이어지는 46번 도로 고개
▲ 간무봉 정상
▲ 소양호
▲ 날머리
▲ 양구교
첫댓글 양구교까지 갔네요
나는 불 달고 산행 할 것 같아서 신월고개에 배낭을 두고 간무봉 오르고 다시 신월고개로 내려왔는데 대단합니다
그 절개지를 어떻게 내려오셨나요...? 예전 반대에서도 간신히 올라갔어요...
ㅎㅎ 봉화산은 조망이 압권인데~ 지난주 가셨으면 조망은 끝내 줄텐데~예전 같지 않은 긴거리 고생하셨네요
조망은 완전 빵...24일에 골포기산 가면 설경 있겠나 모르겠네요. 워낙 더워서리...
@킬문 그짝은 좀 추브니 기대해 봐야죠 ㅎ
역시 속이 시원하게 끝까지 가셨네요.
대단하십니다.^^
대단은요...? 완전 먹통 곰탕 날이라 볼 것도 없었네요. 그래도 반대로 가니 좀 느낌이 틀리더만요.
저는 30년 전에 봉화산을 오르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한번 올라봐야겠습니다
양구 봉화산은 국토 정중앙이고 조망이 대단히 좋습니다. 함 다녀오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