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첫날!
국군의 날이다.
올해 두 아들 다 입대시킨 엄마는 자식 생각을 하며
집을 나선다
아홉시에 구리역에서 만난 산내음의 가족들!
여느 날처럼 겉으론 태연한 척
내심 카페 분위기 때문인지
혼자 생각인지 마음이 조심스럽네
처음으로 룰루랄라가 아니었다네.
중간에 호랑이님을 만나
닉 지은 사연부터 묻는다
무서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동화를 떠올리며 ...
닉하곤 전혀 다른 분위기의 호랑이님이랑 합류하여
성지사 입구에 다다른다.
산국의 노란 모습과 그 진한 향을 맡으며
길섶에서 바라보는 계곡에 보이는 큰엉겅퀴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며 절집으로 향한다.
대웅전을 앞에 두고 포도나무에 농익은 포도알이 수없이 달려 그대로 ...
그냥 지나칠 다담이 아니다
냉큼 따 먹으니 정말 맛이 좋았다.
부처님!
죄송합니다.
시주는 커녕 불쌍한 중생이 순간에 현혹되어...
그러다 선두가 멀어지니 달리며 쫓아가니
머리위엔 온통 다래나무였나보다.
들꽃 스승님 갑장산님이 부르신다.
손에 초록의 말랑말랑해 보이는 두개의 원형
손바닥에 올려 주신다.
다래라시며...
어머니나!
골드키위보다 더 맛이 좋다고 어느 여행지기가 호명호수에서 했던 말이 떠오른다.
금오산서 숨은벽님이 다래가 보이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따서 못 얻어 먹은 그 다래!
먹는법을 알려 주신다.
정말 달다.
맛이 뛰어난 열매였다.
그러다가 만난 숲속엔 온통 빈밤송이 천지다.
호랑이님은 밤 주워서 주시니 밤 맛도좋으네.
멧돼지 발자욱이라는 그 것은 사람의 흔적같아 보인다.
나도 밤 먹어가며 앞쪽으로 가 보니 큰 밤이 보여 두어개 줍는다.
한참을 오르니 덩쿨이 앞을 막아 다시 옆길을 찾아 오르니 길이 희안하게도 나오네.
산님들은 참 재주도 좋으시지.
다시 무료 야생화 스승님께 다래를 선물 받는다.
아까워 껍질채 홀딱 입에 넣는다.
우산 나물하고 취나물이 지천이다.
부드러울 때면 얼마나 좋아 향 좋은 취나물이 탐이 난다.
보는둥 마는둥 아까워하며 길을 재촉한다.
오르막엔 힘겹다.
그러는 사이 지기님의 전화는 바쁘다. 어디선가 자주 벨이 울린다.
예감이 이상하다.
대장님 떠나신다는 내용으로 짐작이 된다.
마음이 무겁다.
예상도 못한 일이다.
해박한 지식과 카리스마도 멋스럽게 느끼고 설령 큰 소리 한번 하셔도
사랑으로 받아들였는데...
악의가 있거나 미워서가 아닌
규칙에 어긋나거나 그럴 때 한 말씀 개인적으로 들어도 그냥 넘겼는데...
반듯하시고 엄격하신거야 여러사람 관리차원의 리더의 권한이라 여겼었는데...
산행경험이 없는 지라 처음 대한 대장님을 은근히 존경했었는데...
5년이란 세월을 인정해 드리면 참 좋을것 같다는 생각과
대장님으로 인해 격상된 산내음의 값어치가 분명 존재할터인데...
이건 분명 경험도 없고 뭘 모르는 나 자신의 개인 생각이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산을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며 단풍을 만나고...
설악산엔 지난 주에 단풍이 절정이었다네요.
가고파라
솔체꽃도 구름솔체꽃도 보고싶어라!
언제 가서 볼까나!
누가 날 그곳으로 데려가 주시나!
그런 생각이기에 오늘도 한서락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맑은대쑥, 큰까치수영을 보니 이젠 잎과 줄기로 대신하네.
설악산의 단풍도
다음 주면 늦다네.
추석은 일단 지나고 행동으로 옮겨 실시를 해봐!
이런 저런 상념으로 발길이 무겁다.
오늘따라 힘들다는 소릴 수시로 하면서 후미를 장식한다.
의산님하곤 잘 통한다.
사학과 출신답게 박식하시고 여행이든 산행이든 사찰기행이든
숨을 헐떡이면서도 주고 받으며 숲길을 걷고 빛깔이 그리 곱지않은 투구꽃을 만난다.
대미를 장식하는 꽃들이라 안타까움이 앞선다.
딱 한 두 번 본 투구꽃외엔 모두 성질 급한 녀석들은 씨방을 몸에 안고 끼고 버티고들 서 있다.
잎도 꽃도 씨방도 확실히 알고 지나가니 고마웁다..
상해봉에 오르니 야! 절경이다.
멀리 보이는 곳곳의 풍광이 참으로 멋스럽다.
지금 이시간 온세상 사람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하며
또 다음 산을 향해서 발길을 옮긴다.
싸리나무도 온통 길가에 단풍이니 또한 곱기도 하여라.
하늘 보며 적당한 나뭇가지 넣어 사진으로 담아서 다시 보니 절묘하게 잘 찍혔네.'
찍고 나니 호랑이님이 힌트를 주시네~ ㅎㅎ
갑장산님이 어느 한 나무에서 보랏빛 같기도하고 짙은 남색 같기도 한 열매를 보여주시며 노린재나무 열매라시고
잇따라 빠알간 열매를 주시기에
"먹는거에요?"
먹어보라신다.
입에 넣고 씹는다.
즉시 뱉는다.
아무거나 맛보다 고역을 치룬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맛 없던 그것은 백당나무열매란다.ㅎㅎ
한참을 오르니 기상 관측소가 우뚝 버섯 모양으로 나타난다.
강아지가 반가워서일까 낯설어서일까 마구 짖는다.
산속으로 들어가며 수시로 보이는 단풍에 몸과 마음을 맡긴다.
오늘은 그냥 어수선한 마음이 자주 끼어 든다.
아무 생각없이 오롯이 숲에 흡입되어 산행하고 들꽃 보고 나무 보며 마냥 좋아라
즐거워하며 산행하던 여느 날들과 다르다.
무작정 야생화 본다며 따라나선 낯선 산내음에 와서 꽃도 산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좋은 인연이라며 좋은 분들과 함께 나눈 시간들이 주마등같이 스쳐갑니다.
카페라곤 생전 처음 가입하고 그 동안 사랑많이 받은 산내음에 문득 참 고마운 분들과 함께했구나! 하며
가슴이 따스해옴을 감지한다.
행복한 마음으로 늘 참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산을 오르며 희열을 느낀 산내음이 벌써 6개월이나 선물을 주셨구나!
광덕산에선 줄잡고 작은 바위도 타보고 나무로 다리를 만들어 놓은 그 손길에 고마워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내딛는다.
배려하는 마음으로 재료를 주워 모으고 잇느라 줄을 동여매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쉬면서 좀 느끼고 싶은데 후미라 뒤 돌아보며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마지막 박달봉인가 자등현인가에서 의산님이 보물 발견!
내가 좋아하는 용담이 두 그루 가지런히 자태를 뽐내고 반기네.
무거운 마음이 갑자기 돌변한다.
예쁘다 볼수록...이게 마지막 아이들이겠지 올핸...
조금 전 갔던 길 다시 오르며 백미꽃 씨방을 날려 보내는 모습도 보여주시고 손에 잡고 모델도 해 주시고
철없는 양지꽃도 보며 하산길에 다다른다.
늘 후미라 미안해 마지막 작은 바위는 동참않고 부지런히 내려온다.
혼자니 좀 무서운 기운이 돈다.
뒤에서 부르신다.
대답하니 메아리가 동무하네.
붉나무 단풍이 아주 장관인데 슬쩍보고 뛴다.
아깝다 사진도 못찍고...
오늘도 무지 고마운 산행!
함께하신 고마우신님들 반가웠습니다.
(한서락님,대바우님,갑장산님,호랑이님,의산님,)
산내음이 있어 더 행복한 다담입니다.
산행에는 늘 꽃 박사님이 계셔 감사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마무리 한다.
예쁜 꽃들이 연속으로 향기주네
코로 살짝 갖다댄다
산국이랑 구절초랑 미국쑥부쟁이,벌개미취,
음!
향기롭구나!
이건 분명
내가 좋아하는 향이야!
끝
시댁이 가까워 내일 새벽에 가기에
늦은 밤 잠시 부족한 후기를 적어 봅니다
조대장님! 이젠 뵐 수 없게 되나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산내음 가족 여러분!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보름달 만큼 행복하시구요~
2009년 추석 전 날 밤에
-다담 올림-
첫댓글 다담아우님은 글을 참으로 달근하게도 써내려가십니다그려~~어찌 다담님 혼자만의 마음이겠습니까~~ 쏟아지는 빗속에 관음봉으로 이끌어주신 첫인연이건만 그날 느낀 대장님의 카리스마와 통솔력에 뿅~~ 반해버린 들풀사랑인걸요. 앞으로도 뵈올수 있는 기회가 있으리라 믿을랍니다... 늘 건강하시어 그동안 바빠서 더디셨던 새로운 산길 개척을 하실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장님 추석명절 잘 보내세요^^* 다담님도... 그리고 우리 산내음 모든님들도 모두 메리추석입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가끔 아주 작은 꽃 하나 따서 주시는 갑장산님이 계셔 더 행복한 산행입니다.냄새 맡고 주머니에 넣어 보관 하다가 집으로 가지고 오지요.ㅎㅎ 들풀사랑님! 행복하세요~
상해봉의 번개 즐거움을 아름다운 글로 담으신 것 같습니다,,특히 "코로 살짝 갖다 댄다"라는 표현이 너무나 마음에 와땋는 것 같습니다만..조대장님에 대한 그리움을 표함에 있어 다담님이 저보다 더할까요??..조 대장님 사랑합니다..
요즘 피는 들꽃들이 국화과가 많걸랑요 저는 그 꽃들의 진하고 오묘한 향들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조대장님 향한 마음과 생각은 표현하기 어려운 뭔가로 다가옵니다. 답답한 심경이구요! (조대장님! 저도 자상한님처럼 사랑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참 세상사가 모두 생각과 느낌이 다르기에 오해인지 일부러 그런것인지 몰라도 ... 갑작스런 조대장님의 사퇴소식을 전화로 연락받고 ...그다음 대부분 통화불통지역이라 무거운 마음으로 산행하였지요..귀가해서 조대장님등 여러분들과 통화하고 잘 정리하고 있는중인데 내일이면 모두 마무리 할것같습니다..우리산내음의 영원한 산행대장님으로 앞으로도 행사,모임,산행등에 자주 모셔서 자문도 구하고, 좋은자리 계속 많이 만들예정이니 걱정하시 않으셔도 됩니다 부드러운 산길의 첫 단풍산행지였던 명성지맥1구간 포함 산행길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산내음
누구나 만나면 헤어지는게 세상사지만 저는 조대장님을 참 좋게 느끼고 존경했기에 갑작스런 소식에 그랬나봅니다. 어느날은 인신공격으로 느껴지는 부분이라 제가 충격을 ...카페가 발전하길 바랄뿐입니다. 늘 수고 많으신 한서락님! 고맙습니다. 다래랑 알밤이랑 단풍이랑 산국이랑 용담이랑 영아자랑 풍성한 산행으로 행복했습니다.덕분에...
가입한지 얼마 안된 다담님 걱정이 누구보다 더한것 같습니다 . 산행에 부지런히 나오세요 ^^ 아름다운 사진 잘 봤어요
네~ 잘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산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