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뮤지칼 ’프리다‘
소아마비,교통사고로 육신의 고통속에도 피어난 꽃
4명의 여성배우들이 120분간 화가의 삶을 펼쳐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 한국의 화가 나혜석을 연상
시를 비롯한 문학,회화,음악,조각,오폐라,뮤지칼,연극등 모든 예술작품과의 첫 만남에서는 사전 정보나 관련 자료를 엿듣지 않고 작품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이 나의 예술감상법이다.
작품해설,평론,작가소개등 모든 부언 설명은 작품과의 순수한 교감을 상실시키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산책을 하면서 이름 모를 꽃을 만나도 헨드폰 네이버를 검색하지 않고 나만의 이름을 붙여주고 꽃의 전설을 만들며 나만의 그림을 그려간다.
이성과의 첫 만남도 우연함속에 호기심이 솟고 사랑이 출렁이는 감동과 흥분이 치솟는 것이지 상대에 대해 사전 정보 수집을 통한 만남에서는 절대 치솟는 사랑은 물결치지 않는 것과 같다.
사랑의 충격이 일순간 섹스로는 이어질 수 있지만 삶의 고리인 결혼등 영원성을 약속하기 위해서 후속적인 정보교감은 필요할 수 있다지만 사랑의 농도는 희석되고 미움과 절망이 싹트지 않는다면 다행이다.
작품 감상 이후에야 작가의 약력,평론등을 통해 작가가 향하던 길목을 더듬어가며 작품에서 풍겨온 직관과 실체적 본질을 대비하는 것이 나의 작품감상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 초연하고 8월초부터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재연된 뮤지컬 ‘프리다’를 주인공 프리다 칼로역의 알리(김히어라)의 초대권을 받아 감상했다.
알리와 더불어 데스티노(임정희), 레플레하(전수미), 메모리아(황우림)등 4인이 무대를 장식한 뮤지칼은 1920-50년대 활동한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1907년-1954년,47세) 인생을 조명한 작품이다.
뮤지칼 프라다와의 호흡이 깊어지면서 우리나라의 여류화가 나혜석(1897-1948년,51세)의 일생과 크로즈업되는 것은 왠일일까.
프리다 칼로는 6살에 소아마비가 되었고 교통사고로 육체적 고통속에서도 민중벽화의 거장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하였고 예술가들의 삶이 그러하듯 이혼, 그리고 재결합과정이 무대의 중심 배경이다.
프리다 칼로의 미술작품은 우리나라 여류화가 천경자(1924-2015년)의 ’장미의 여인‘,’황금의 비‘등이 떠 올려진다면 나혜석의 작품에서는 정선(1676-1759년)의 동양화 ’내연상용추‘와 파블로 피카소(1881-1973년,91세)의 ’아비뇽의 처녀들‘이 연상된다.
프리다 칼로가 사진가의 딸로 소아마비등 병마와 소녀시절을 보냈다면 나혜석은 부유한 고위 공무원(용인군수)의 딸로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인 소녀시절을 보냈다.
미술세계로 접어들기까지 프리다 칼러는 장애자의 몸으로 창조적 미술적 감성과 열정이 지배한 비주류 화가였다면 나혜석은 우수한 학교생활을 통해 한국의 신교육을 받은 여성으로 일본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에 입학하며 본격적인 화가의 길로 접어든 주류화가이다.
소아마비와 최악의 교통사고를 겪고 온 몸이 부서졌지만 침대에 누워서도 붓을 든 프리다 칼로의 눈빛이 무대를 강하게 조명하고 있다. 그림의 농도를 짙게 하기 위해 당시 유명한 민중벽화가 ’디에고 리베라‘에게 스스로 다가가 결혼까지 한 프리다 칼로는 페미니즘의 상징적 인물로 조각되고 있다.
반면 나혜석은 한국사회의 풍속에 따라 강요된 혼인을 거부하고 상처속에 남성들을 거부하며 그림과 글을 쓰면서 여성해방론과 신여성 운동,항일운동등을 펼치며 여성을 억압하는 전통적 관습에 몸부림치는 모습은 프리다 칼로와도 일치된다,
완고한 공산주의자며 멕시코의 신정신 운동에 앞장서며 정치적,문화적 계몽운동을 펼쳤던 프리다 칼로와 겹쳐져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여성이지만 닮은 꼴을 형성하고 있다.
뮤지컬 프리다는 멕시코 여류화가인 ’프리다 칼로‘가 소아마비, 18살에 교통사고, 30여 차례의 수술,남편의 불륜, 유산등 끝없이 반복되는 고통과 절망속에도 강렬한 삶의 눈빛과 자아적 창작 세계를 무대에서 펼쳐 보였다.
극한 생의 기로마다 의지와 집념으로 살아갔던 멕시코의 여류화가의 삶이 한국사회에서도 멀마나 전달될지 궁금하다.
프리다 칼로의 143점의 화화 작품중 55점이 자화상이었다는 것은 불편한 신체속에 만나는 최대의 정물화이며 시시각각 변화되는 최고의 모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극한적 환경을 잘 대변해준다.
대부분의 뮤지컬들은 한 인생에서 가장 사랑스럽고(짦은시간)고통스러우며(긴시간) 절박한 시절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뮤지칼을 통해 맥시코의 여류화가의 인생을 느껴 본 시간이다,
갑자기 나혜석을 주제로 하는 극본을 써서 무대에 올리고 싶은 욕구가 움튼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환경경영학박사,시인,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