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2시넘어 종로에서 진압당해 우왕좌왕 흩어진 시민들이랑 종로3가에서 모여 밤을 지샜어요.
날이 지새고 아침에 명동으로 다시 뭉치기전까지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들.
시민중 한분이
시골에서 한우도 키우시고 농사도 짓는 분인데 목소리도 걸걸하시고 얘기도 재밌게 잘하시더라고요.
2달동안 매일 시골에서 올라와 그렇게 열혈적으로 시위에 참석해왔더랬는데...
얘기는 한우가격이 너무 떨어졌다. 키우기 힘들다. 사료값도 안 나온다 말씀하시다가
자신은 솔직히 내가 잡은 소 외에는 아무소도 먹을수 없다고, 농협도 못 믿는다고,,
이러시다가 한 일화를 말씀해주셨는데,
한우가 태어나면 귀에 꼽는 이력추적되는 노란 택 있짢아요.
그게 대형 한우농가 경우에는 택의 일정량을 정부보조금을 받아서 해다는데
영세한우농가, 그냥 소 몇마리 키우는 곳은 정부보조금이 없어서 다 자비로 해서 달아넣는데요.
그것만 해도 두당 몇만원이라고...
그리고 사료도 먹이는데만 먹이지,
자신들은 사료값 감당 안돼어서 볏짚이나 콩깍지, 또 상추중에 입이 넓어
시장성이 없어 안팔리는 상추잎등을 모두 기계에 넣고 잘라서 그걸 손수 먹이신다고...
물론 전부를 그렇게 먹일수는 없어 사료도 일정량 섞여 먹인다고 합니다.
그렇게 키워도 영세 한우농가는 유통경로를 찾기가 힘들어 판매가 쉽지 않다네요.
그래서 영세농가들이 따로 조합원을 만들어서 살길을 찾아나서는데
결국은 어찌어찌하여 서울에 있는 대형음식점을 몇 군데 뚫어서 거기에 한우를 대기로 했데요.
그러면서 그 음식점에 한우인증 현수막도 달아주고,
한우를 식별할수 있는 기계를 공짜로 놔준다고 그랬는데
사장들은 한우인증 현수막은 받아서 가게 앞에다 내걸면서, 한우식별기는 설치해준데도 안 받더래요.
왜 그런지 이유를 알고보니 어차피 수입육을 쓸거라 그게 소용이 없다고...
결국 농민들은 한우인증 현수막 하나때문에 대형음식점에 이용당하는 꼴이라고...
현수막유지조로 아주 최소한의 한우를 받아갈뿐, 나머지는 다 수입육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대형음식점 중 한곳은 강남에 있는 곳입니다.
정말 믿고 먹을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한우는 살코기나 뼈나 국물을 내면 뽀얗게 우러나는데
(아주머니 말씀으로는 세번째 내는 국물이 젤 뽀얗고 색깔도 이쁘다고... 그래서 뼈를 끓인 첫 물은
따라버리고 한번, 두번, 세번 다시 끓여 그 국물들을 다 섞어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반면 수입소는 국물이 잘 우러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그분도 육안으로는 한우와 수입소를 구분을 못한데요.
하지만 먹어보면 맛을 기가 막히게 골라낸다고...
수입소는 항생제등 약품처리한 냄새가 팍 느껴진다고 해요.
거기에 미세한 노린내도 한우와 구분짓는 맛이고요...
손으로 눌렀을때 스펀지처럼 올라오면 수입육이라고도 하셨던듯 하기도 하고...
이부분은 정확히 듣지 못해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한우인증 현수막 달은 곳도 믿지 못하니 참;;;
그리고 그 농민분이 6.10 항쟁때도 학생들에게 밥을 해다 나르셨데요.
학생들이 저렇게 나가서 싸우고 있는데 어른들이 가만히 있을수가 있겠냐고...
동네어르신들이 다 모여서 논의를 했답니다. 학생들 밥이라도 해줘야 한다고...
젊은 주부들은 가마솥에 밥을 지어서 참깨랑 참기름, 소금을 넣어 주먹밥을 만들고,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랩이나 봉지가 없어서 노인들이 밭에 나가 칡잎인가? 암튼 무슨 잎을 따오면
그 잎으로 밥을 말아 트럭에 싣고 학생들한테 갖다줬다고...
인터넷도, 전화도 잘 안되던 그 시절에도 그랬다니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면서 절로 한숨이;;;
그때는 그렇게들 싸웠는데 요즘 대학생들은 뭐하는지원....
그 분은 대학교 이름을 줄줄이 읊으면서 쌍욕을 마구 하셨더라는...
다 뉴라이트한테 돈받아 쳐먹고 유학댕겨와서 그 모냥이라고...ㅠㅠ
몇몇 명문대, 찔리지 않나요?
각설하고 선영님들, 먹을 거리 모두 조심합시다.
출처 : http://miboard.miclub.com/Board.mi?cmd=view_article&boardId=1001&articleId=62021471&pagingType=0&frameYn=N&viewType=&minIndex=100106199935499998&maxIndex=100106203194199998&pag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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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든 뭐든 교차감염이랑 GMO 생각하면 이젠 외식 딱 끊어야할 것 같은데..
쉽지가 않네요..
6.10 항쟁 때도 밥을 해다 나르셨다는 저 농민분은 8월 5일 어떤 마음이셨을까요..ㅠㅠ
첫댓글 얼마전에 해썹 인증받았다는 곳서 쇠고기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이 글 읽고나니 그나마도 불신이 드네요. 한우 농가는 살려야겠는데 시스템이 이모냥이니... 그나저나 그 아주머님, 지금 심정이 손에 잡힐 듯 전해집니다.ㅠㅠ
소키우고 돼지키우시는분들 키우던 가축 그냥 놔두고 도망가고 싶을정도래요ㅠㅠ식당도 문제많구요 한우 쪼금 갖다놓고 인증현수막달아놓고 수입은 계속팔고있었던거죠 현주막걸어놓고 돈은 돈대로 비싸게 받고 팔아먹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