帝國(제국)의 神話(신화)
제3부, 모계사회의 부활
모계사회 부활을 꿈꾸며 4
나는 아화가 일본 열도에 최초의 국가를 세운 것을 인정하여 고천원의 주재신으로 정하고, 이름을 천조대신(아마데라)이라 지었다.
고조선의 또 다른 군사 집단이 뒤이어 일본 출운(이즈모)에 상륙했다.
그 집단을 이끈 사람은 고조선의 마지막 단군 추나가 총애 하던 장수 곽리자고이다.
그는 아화가 단군을 살해했음을 알고 복수하기 위해 그녀를 쫓아온 것이었다.
나는 그 역시 고천원의 신으로 정하고 이름을 소전오(스사노오)라 붙였다.
나는 천조대신과 소전오의 관계 설정 때문에 고민하다가 두 사람이 같은 고조선인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남매로 정했다.
그리고 그 부모는 선주민인 이야나기를 부부로 만들었다.
그러나 나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천조대신과 소전오가 구원 때문에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것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하는 점이었다.
나는 천조대신을 고천원의 주재자로 설정한 것을 감안하여 소전오가 성질이 사납고 백성을 많이 죽였다고 기록했다.
곽리자고에게는 개인적으로 미안한 일이었다. 물론 내 고통에 비한다면 아무 일도 아닐 것이다.
'이야나기 부부는 함께 의논하여 우리가 대팔주를 만들었는데 어찌 천하의 주인될 자를 낳지 않겠는가 하여 일신을 생산했다.
그 이름을 천조대신이라 한다. 이 아이가 빛이 찬란하고 밝아 천지사방에 빛났다.
두 신이 말하기를 아이가 영특하니 천상의 일을 맡겨야겠다고 했다. 다음에 소전오를 낳았다. 이 신은 용감하고 잔인했다.
또 항상 소리내어 슬피 우는 것이 일이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을 죽였다.'
고조선의 유민들에 이어 한반도에서 많은 인물들이 건너왔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가야 김수로왕의 아들 경경저(니니기)이다.
경경저는 천조대신이 세운 '물의 나라'를 줄곧 괴롭혔다. 나는 천조대신과 경경저의 관계 설정 때문에 또 한 번 고심했다.
그러다가 해결책을 찾았다. 천조대신에게 하늘 나라를 다스리게 했으니 경경저에게는 땅의 나라를 지배하도록 만들었다.
나는 경경저를 천조대신의 증손으로 정했다. 그리고 천조대신이 경경저를 땅으로 내려보내 그곳을 다스리게 하는 것으로 기록했다.
이른바 천손강림 신화이다. 나는 천조대신이 경경저를 하늘 나라에서 땅으로 내려 보내는 모습을 조상의 역사에 기록되어
일히 알고 있는 [단군신화]에서 차용했다.
'천조대신이 그의 손자 경경저를 땅으로 보내 나라를 다스리게 했다. 천조대신은 삼종의 신기를 주었다.
경경저는 고천수봉(다카지호노미네)에 강림하여 나라를 세웠다.'
나는 지금까지의 기록을 신대라 이름지었다.
고조선 시대 전후의 인물들을 하늘 나라에 살던 신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고조선의 유민들에 이어 내 조국인 백제에서 많은 영웅들이 일본 열도로 대거 진출했다.
그 첫번째 인물이 백제 군사를 이끌고 온 부여의 왕자 의라였다. 의라가 온 것은 4세기 후반이었다.
나는 그 대목에서 매우 고심했다. 그 사실을 그대로 기록한다면 일본이 백제의 속국이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날 터였다.
나는 고민 끝에 의라를 두 인물로 나누었다.
일본 열도를 정복하는 호전적인 의라와 나라를 세운 후에 평화스럽게 통치하는 의라가 그것이었다.
호전적인 의라를 일본 초대 천황인 신무(진무)로, 평화적인 통치를 한 의라를 15대 천황인 응신(오진)으로 각각 이름을 붙였다.
여기까지 쓴 나는 의라가 나라를 개국한 연도를 언제로 잡는가에 대해 고민을 했다. 4세기 후반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백제와의 관계를 완전히 부정하기 위해 가급적 일본의 역사가 오래 되었다고 쓰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신무가 등극한 해를 기원전 660년으로 설정했다. 660년은 나에게 매우 의미가 있다. 바로 백제가 멸한 해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원전 660년은 신유년이었다.
중국에서는 신유년에 하늘의 명령이 바뀌기 때문에 땅에 큰 혁명이 일어난다고 믿고 있었다.
그 신유 혁명설이 마음에 와닿았다. 이런 이유로 나는 최초의 천황이 기원전 660년에 등극했다고 기록했다.
일본 역사를 무려 1천여 년이나 앞당겨 설정한 것이다. 나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지나치게 무리한 설정으로 문제가 생겼다.
초대 천황부터 15대 천황까지, 기원전 7세기부터 서기 4세기까지의 그 빈 공간을 어떻게 메꾸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2대무터 9대 천황까지를 가공 인물로 채워 넣었다.
그리고 그 8명의 가공 인물을 [일본서기] '권 4'에 아주 간단하게 기록하였다.
다른 천화들은 예외없이 한 권을 차지하는 데 비해 이들 8명의 인물들은 같은 권 속에 묶어 한꺼번에 처리해 버렸다.
나는 후세인들이 그렇게 만든 내 마음을 발견해 주길 빌었다. 그러자 기분이 좀 나아졌다. 그날은 술을 많이 마셨다.
다음 날은 10대에서 14대까지의 천황을 만들었다. 나는 의라 이전에 일본 열도를 건너온 , 심한의 인물들로 채워 넣었다.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진 인물은 14대 천황, 중애(주우아이)이다.
그의 본명은 연오랑이고, 중애 조에 나오는 그의 아내 비미호(히미코)는 세오녀였다.
가공 인물을 내세워 일본 역사를 늘이려는 내 의도는 또 한 번 벽에 부딪혔다.
1천 년이란 시간적 공간을 13명의 가공 인물로 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 인물들의 수명을 늘이는 수밖에 없었다.
6대 효안(고안)을 137세, 12대 경행(게이코)을 143세, 11대 수인(스이닌) 139세, 7대 효령(고레이)을 128세,
5대 효소(고쇼오)를 114세, 9대 개화(가이카)를 111세, 13대 성무(세이무)를 107, 10대 숭신(스진)을 119세 등으로 만들었다.
이때가 내 학자적 양심에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그래서 120년의 신간은 빈 여백으로 두었다. 우세에 누군가 내 고충을 이해해 주길 바라는 심정에서였다.
여기까지 쓴 나는 한숨을 쉬며 붓을 놓았다. 의라가 기원전 660년에 천황에 등극했다고 기록하여 기원전 18년에 건국한
백제로부터 갈래쳐 나왔다는 것을 숨기는 데는 비교적 성공했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15대 응신의 뒤를 이어 천황이 된 사람은 인덕(닌토구)이었다.
인덕은 응신이 죽자 응신의 아들과 4년 동안 전투를 벌인 끝에 왕위에 올랐다.
인덕은 후에 소아(소가)씨가 된, 백제계 최대의 파벌인 습진언의 딸을 아내로 맞아들여 왕권을 유지했다.
인덕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백제계 사이에 벌어진 권력 다툼이었기 때문이었다.
나의 고민은 18대 반정(한제이)과 19대 윤공(인교오)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반정은 고구려인으로, 광개토왕이 일본 열도를 점령한 후 그곳을 통치하기 위해 남겨둔 인물이다.
그리고 윤공은 나의 조국을 멸망시킨 원수의 나라 신라에서 온 사람이다. 신라는 응신 치세 때 길비(기비)까지 쳐들어와 그곳에
큰 세력을 형성했다. 윤공은 그때 일본 열도에 들어온 신라인의 후손이다. 나는 깊이 고민했다.
반정은 그렇다치더라도 윤공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내 핏속에는 조국을 멸망시킨 신라에 대한 적개심이 흐르고 있었다.
그렇다고 윤공을 삭제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역사의 진실을 감추는 작업을 한다 치더라도 개인적인 감정까지 개입시키기에는 내 학자적 양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나는 여기서 대단히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역대 천황들을 전부 한핏줄로 만드는 일이었다. 이른바 만세일계였다.
역대 천황들이 모두 부자나 형제간의 세습에 의해 왕권을 승계한 것처럼 꾸미기로 결심했다.
초대 천황 신무는 전혀 관계가 없는 김수로왕의 아들인 경경저의 증손자로 설정하고 15대 응신은 중애왕의 넷째 아들로 묘사했다.
인덕은 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응신의 넷째 아들로, 17대 이중(리쭈우)은 인덕의 태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중과 고구려계인 18대 반정, 신라계인 19대 윤공을 형제간으로 교묘하게 위장했다.
그같은 일은 [일본서기]의 마지막을 장식한 41대 지통(지토오)까지 계속되었다.
그날 나는 아무도 없는 산 속에 들어가 통곡을 했다.
원수의 나라인 신라인을 내 조상의 형제로, 아바지로, 자식으로 만든 탓아었다.
아, 죽어서 조상을 무슨 면목으로 대하리.
새로운 조국인 일본이 아무리 중해도 내가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백제에 대한 향수였다.
아무리 역사를 창작했다고 하지만 조국인 백제를 완전히 부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것은 역대 백제 왕의 즉위 연도와 서거한 해를 기록하는 일이었다.
나는 백제와 일본 두 왕조를 동시에 [일본서기]에 기록했다.
하늘이 나를 용서한다면 이 글이 후세에 누군가의 손에 들어갈 것이다.
이 글을 읽는 후세인이여, 다시 한 번 부탁하노니 나를 위해 눈물을 흘려 주길 바란다.
그 눈물은 바로 내 참회의 아음이 될 것이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내게 술 한잔을 권해 주었으면 한다.
구천을 떠도는 내 혼조차 취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테니까.
123부에서 계속......
작가 : 이철원
첫댓글 좋은글 제국의 신화 잘보고 갑니다.고맙습니다,
歲月이 흘러 멋진 모습 感銘 받았으며 언제나 변함없이 맑고 自然의 風景과 잘 어우러 지시고 寶石같이 빛나며 高貴하고 神秘한 秘境은 가장 所重하고 사랑은 香氣로운 맛과 職分에 최선을 다하며 希望과 勇氣가 용솟음치는 느낌을 받아 올려주신 보기 힘든 훌륭한 作品 感想 잘 보고 갑니다. 또한 주어진 새로운 소식을 돋보이게 하고 調和가 어울리는 모습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즐독합니다.
잘 보았습니다.감사합니다
제국의 신화 122,잘보고갑니다,감사합니다.
제국의 신화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수고 하셨읍니다
킅거운 나날 되세요 !!
제국의 신화 잘 보고 갑니다 갑사합니다.
제국의 신화 잘보구갑니다 감사합니다
제국의 신화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帝國 神話 122.좋은 글 감사한 마음으로 즐감하고 나갑니다 수고하여 올려 주신 덕분에
편히 앉아서 잠시 즐기면서 머물다 갑니다 항상 건강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제국의 신화.122.재미있고 좋은 글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