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육지탄ㅣ脾肉之嘆]
○ 안일하게 있어 공명을 이룰 수 없음
○ 脾(넓적다리 비) 肉(고기 육) 之(갈 지) 嘆(탄식할 탄)
유비는 한나라 황족으로서 황건적을 토벌하기 위한 의용군에 가담한 것을 첫 출발로 하여,
차츰 세력을 얻어 마침내는 한나라 정통을 계승한 것으로 자처하는 촉한의 첫 황제가 되었었다.
그는 한때 조조와 협력하여 여포를 하비에서 깨뜨리고 임시 수도였던 허창으로 올라와 조조의 주선으로 헌제를 배알하고 좌장군에 임명된다.
그러나 조조 밑에 있는 것이 싫어 허창을 탈출하여 같은 황족인 형주의 유표에게 몸을 의지하게 된다.
그리하여 신야라는 작은 성을 얻어 사 년 동안을 그곳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 사이 북쪽에서는 조조와 원소가 맞붙어 불 튀기는 싸움을 되풀이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비가 있는 남쪽지방은 소강상태에 놓여 있었다.
어느 날 유비는 유표의 초대를 받아 가게 되었다.
술 자리에서 일어나 잠시 변소를 가게 된 그는 우연히 전에 느끼지 못했던 넓적다리의 살이 유난히 뒤룩뒤룩한 것을 보게 되었다.
순간 그는 슬픈 생각이 치밀어 눈물이 주르르 쏟아졌다.
자리로 돌아온 그는 눈물 자국을 완전히 감출 숭 없어 유표의 캐물음을 당하게 되었다.
유비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언제나 몸이 말 안장을 떠날 겨를이 없어 넓적다리 살이 붙은 일이 없었는데,
요즘은 말을 타는 일이 없어 넓적다리 안쪽에 살이 다시 생기지 않았겠습니까.
세월은 달려가 머지 않아 늙음이 닥쳐올 텐데 공도 일도 이룬 것이 없어 그래서 슬퍼했던 것입니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