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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가을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화제작은 아마도 드라마 「대장금」이 아닐까 싶다. 대장금은 신선하다. 발랄하면서 새롭고, 그러한 가운데 감동과 인간적인 따스함을 느끼게 한다. 그 동안 사극이라고 하면 주로 임금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중심이었는데 반해, 대장금은 한낱 보조역에도 지나지 못했던 궁녀가 그 중심에 서있다. 어른에서부터 아이들까지 매니아 층을 형성하며 숱한 화제를 뿌린 드라마 「대장금」.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대장금」의 촬영장을 찾아 옛것의 아름다움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 | |
대장금에서 수랏간·소주방·내사시 ·사옹원 등 궁궐 안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장면은 MBC 의정부 문화동산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문화동산은 MBC의 오픈세트로 그동안 대장금 외에도 「왕초」「국희」「허준」등을 촬영한 곳이다. 「왕초」의 1930∼40년대 종로통 세트, 「국희」의 1950년대 충무로 세트, 「허준」에서 유의태의 집과 허준의 집, 마을 세트 등이 이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대장금」을 위해는 1,200평 규모의 오픈 세트를 새로이 건립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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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들린 마을로 표현되었던 낙안읍성의 전경 |
▲수원 화성 행궁 전경 |
문화동산은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대장금」 촬영이 끝난 뒤에도 세트장에서 드라마나 영화 등 촬영이 계속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일반인에게는 공개하지 않는다. 보통은 드라마가 종영된 후 세트장을 개방해 드라마의 감동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는데, 문화동산만큼은 가볼수 없어 안타깝다. 하지만 「대장금」에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낙안읍성 마을이나 제주민속촌, 수원 화성 등을 방문할수 있으니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 것. | |
■ 장금과 민정호의 사랑을 확인했던 역병 마을 장면
「대장금」에서 주인공 장금과 그를 사모하는 민정호의 행복한 결말을 바라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조금씩 발전해 가는 둘의 마음이 가장 확실하게 표현된 장면은 장금을 위해 약을 구하러 갔던 민정호가 다시 돌아오는 장면이다. 혹 병에 감염될까 민정호를 먼 곳으로 보내는 장금, 그런 장금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다시 역병으로 고립된 마을로 돌아가는 민정호. 그렇게 돌아온 민정호를 보고 장금은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고, 둘은 뜨거운 포옹을 나눈다. 둘의 애절하면서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다. 장금은 역병이 아니라 썩은 채소로 인한 식중독으로 사람들이 병에 걸렸음을 밝혀내고 민정호는 이를 상부에 보고한다. 역병이라 하여 강제 고립 당했던 마을은 장금의 덕분으로 살아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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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으로 바다를 보고 신이 난 장금이를 촬영했던 변산반도 채석강 |
노란 초가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옛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역병마을의 배경이 된 곳은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이다. 드라마에서는 끔찍한 역병마을(사실은 역병이 아니라 식중독)로 묘사되지만 사실 낙안읍성은 평화롭고 아늑한 곳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시간 이동을 해 온 것처럼 옛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낙안읍성은 한국민속촌이나 제주민속촌처럼 초가집• 기와집 등 그대로 남아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민속촌은 현대에 이르러 새로이 복원한 곳이지만 낙안읍성은 옛날 그대로 보존된 곳이라는 점. 그리고 민속촌과는 달리 낙안읍성에는 지금도 사람들이 살고있는 실제 살림집이라는 것이다. 단, 보존을 위해 함부로 집을 개조하거나 허물 수 없다는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옛날 방식 그대로 살아가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마을은 두꺼운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성곽 위를 따라 거닐다보면 마치 마을을 지키는 파수꾼이 된것 같다. 마을 안에는 대장간 · 공방 · 방앗간 등도 있다. 마을 황토방에서 묵어갈 수도 있고, 맛있는 남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도 있다.
■ 동백꽂 흐드러진 제주민속촌
낙안읍성과 함께 많은 분량이 촬영됐던 곳으로 제주민속촌을 꼽을 수 있다. 장금이 제주 관비로 끌려간 후 의녀가 되어 다시 궁으로 돌아오기 전까지의 생활이 대부분 이곳에서 촬영됐다. 제주관아와 장덕의 약방·움막 등이 있다. 드라마에서는 흰눈이 날리는 겨울임에도 붉은 동백꽃이 담장 위로 흐드러지고, 초록빛 새순이 보이기도 해 제주의 향토색을 강하게 풍겼다. 제주민속촌은 제주의 전통적인 취락 단지인 산촌, 중산간촌, 어촌 등 옛날 마을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또한 제주 목사가 일하던 동헌(연희각)과 영리청, 항청 등의 건물들도 볼 수 있다. 한상궁을 업고 걷던 갈대밭도 제주에서 촬영된 것이다. 이곳은 개인 소유의 목장이라 일반인이 들어갈 수는 없다고. 하지만 가볼 수 있는 곳이 더 많다. 제주민속촌 외에도 장금과 민정호가 이야기를 나누던 바닷가는 협재해수욕장으로 아름다운 물빛이 특히 볼 만 하다. 찬바람 부는 바닷가 바위절벽에서 의녀가 되어 다시 궁으로 돌아갈 것을 다짐하던 곳은 서귀포 근처의 외돌개라는 곳이다. 검은 절벽 기암들이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곳으로 제주의 다른 명소에 비해 덜 알려져 조용한 운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바위와 깎아지른 해안 절벽,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새하얀 포말이 인상적이다. | |
▲장금이 보모상궁을 수발들던 변산반도의 내소사 |
■「대장금」을 빛낸 촬영 장소
그밖에도 인상적인 장면이 촬영된 곳들이 전국에 널려 있다. 먼저 장금의 어머니 박나인의 무덤은 선운사의 진흥굴 앞에서 촬영했다. 진흥굴은 고창 선운사에서 도솔암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굴이다. 신라 24대 진흥왕이 만년에 왕위를 버리고 이곳에서 수도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또 드라마 초반에 장금이 보모상궁의 수발을 들러 떠났던 절은 부안 변산반도의 내소사다. 내소사는 소박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고찰이다. 사찰자체가 가진 멋스러움도 그윽하고, 일주문에서 절 입구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많은 이들이 감탄하는 길이다. 하늘을 가릴듯 높고 빽빽하게 자란 전나무 숲길과 절 마당으로 이르는 벚나무 길은 걷는 기쁨이 무엇인지 느끼게 한다. 내소사에서 가까운 변산해수욕장과 채석강은 의붓 아비인 강덕구가 장금에게 바다를 보여주기 위해 데려온 장면에 쓰였다. 바다를 생전 처음본 장금이 마냥 신기해하며 치마를 들어올리고 물 속을 뛰어다니던 장면은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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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이 의녀 시험을 보던 과전마당, 의녀수련을 받던 전의감 교육장, 내의원 마당 등은 모두 화성 행궁이다. 수원 화성은 정조 20년(1796년)에 완공된 곳으로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 화산으로 옳긴 뒤 성과 행궁을 지었다고 한다. 화성은 성곽과 건물의 모양이 빼어나고 화기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보기 드문 성이다. 성벽을 따라 일주할 수 있는 코스가 만들어져 있어 그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해 볼수 있다. | |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