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재미로 아래 글을 썼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 말을 안듣고 간식을 해서 인류가 멸망하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님이 해결책으로 자기 아들을 세상에 보내서 십자가에 죽게 만들었다. 그러니 이제 이것을 믿으면 다시 자기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고 아니면 영원히 지옥으로 보낸단다. 이런 믿음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 멀미가 난다. 이르바 신앙멀미이다.
아래는 이 글에 달린 댓글놀이이다.
“그거 빼면 뭐가 기독교입니까?”
“그런 것은 천국 주택공사이고 성황당 종교지요. 하나님이 자기 좋아하는 사람만 골라서 봐주는 그렇게 속이 좁아서는 어디다 쓰겠어요.”
“그러면 님이 생각하는 종교는 개나 소나 다 품어주는 물렁한 신인가요?“
"무슨 뜻인줄 알겠습니다. 그러나 현대로 바로 그런 구원관이 오히려 예수를 이해하는데 장애가 되는 시대입니다.”
“물렁하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즉답을 해주실수 없습니까?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다 품어주는 물렁한 신이라면 윤석열이나 김건희 처럼 사는게 지혜로울 것 같아서 그럽니다.”
“유머는 좋지만 진리에 대한 접근은 진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지합니다. 논리적으로 제가 틀렸습니까? 어디가 틀렸는지 말씀해주세요. 물렁하다는 단어가 거슬린다면 빼도록 하죠. ...... 사랑으로 모든 것을 다 품어주는 신....굳이 옳게 살아야할 이유가 없어지겟죠. 개판을 쳐도 다 받아주실테니까요. 진리에 대한 접근이 복잡하고 고도의 추상이 꼭 필요한지 잘 모르겟네요. 님이 주장하는 신은 어떤 신입니까?”
싸가지 없는 댓글에 짧게 답을 할 수가 없어서 이어서 썼다.
나는 소위 ‘신념’이라는 것을 항상 의심스럽게 생각한다. 오히려 신념보다는 의심을 더 신뢰하는 편이다. 진실이 과연 신념 쪽에 있느냐 의심 쪽에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의심 쪽에 더 많은 진실이 있다고 생각 한다. 의심과 회의야말로 인간을 바르고 강하게 만든다고 한 마르크스의 언설은 여전히 유효하다.
전지전능전선의 유일신과 악이 함께 있는 상황을 설명해야하는 기독교의 오랜 숙제인 신정론을 다룬 대표적 작품으로 가톨릭의 일본 선교를 배경으로 하는 엔도 슈사쿠의 ‘침묵’이라는 명작이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악은 신이 창조한 것이 아니고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 인간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한동훈 같은 주장을 했다. 즉 아담과 이브의 간식 사건의 책임은 상속된다는 원죄론을 편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신정론은 다시 “그렇다면 왜 신은 인간을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로 창조하였는가?”하는 한동훈식 말꼬리잡기 질문을 남긴다.
성서에서 시련과 고난을 통해 믿음을 단련하고 마침내 크나큰 축복을 받게 된다는 욥기의 스토리도 신정론의 모티브가 되기는 하나 시원한 답이 되지 못한다. ‘침묵’에서 나오는 수 많은 순교자들에게 시련과 고난 이후에 다가온 것은 비참한 죽음뿐이었다. ‘침묵’의 중요한 주제는 모든 인간은 나약하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예수 그림을 밟는 것(후미에)’으로 믿음을 판단하는 박해자들의 질문은 확신이지만 밟음으로 배교하면서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것은 진지한 믿음인 것이다.
그랬더니 또 댓글을 달았다.
즉답을 피하고 말꼬리 돌리는게 꼭 한ㄷ 훈 같은 느낌의 글입니다. 속좁은 신인지 모든 것을 사랑으로 포용하는 , 나쁘게 말하면 물렁한 신인지 답은 없네요. 즉답을 하면 왠지 수준 떨어지는 느낌 때문이려니 합니다. 쉽게 말하지 못하는 지적 허영은 아닐까 싶네요. .... 그리고 님의 글에 의심을 하는 내 쪽에 더 많은 진실이 있다는 생각은 없나요? 나의 경우에는 마르크스의 언설이 유용하지 않은가요? ㅎㅎㅎ 님의 글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과도한 진지인가요? .... 생각해 보니 엔도슈사쿠의 침묵이라는 소설로 답을 해주셨네요. 그런데 소설은 소설입니다. 소설을 현실로 끌고와서 과도하게 진지해지시면 탈이 나지요. 역사적 사실에 기반햇다고 해도 소설은 여전히 소설입니다. 그의 배교는 일본식 기회주의에 넘어간 것 뿐이라 생각합니다. 친일파들 처럼 말이죠. 그들도 할말은 많아요, 신사참배를 교회를 지키겟다는 고뇌에 찬 결단이었다고 하지요...ㅎㅎㅎㅎ.....그런 타협으로 일본의 기독교는 망했고 대한민국의 기독교도 무당 수준으로 전락했습니다. 그리고 님처럼 수준높은 (?) 배교를 정당화 해 준 셈이 되었네요. ....님의 고매한 주장은 잘 알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