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기도의 함정
남창현 신부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만약 여러분이 사탄이라면 한 영혼을 파괴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좀 엉뚱하지만 가끔 이런 상상을 합니다.
저라면 그가 원하는 바를 다 들어주는 방법을 쓸 것 같습니다.
종종 우리는 뉴스에서 재벌가의 자제들이 패륜아로 성장하는 모습들을 목격합니다.
그들의 인성이 왜 그렇게까지 파괴되었을까요.
그들은 아마도 거절당하는 경험없이 어릴 적부터 대접받는 것에만 익숙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는 게 다 이루어지니 다른 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챌 수 있는 공감능력을 키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살면서 많은 경우에 청원기도를 바칩니다.
그리고 어떤 기도들은 당연히 주님께서 들어주셔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겟세마니 동산에서 하신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주소서’ 의 청원기도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예수님의 기도가 ‘아버지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로 마쳐졌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청원기도를 바칠 때 우리들은 그 청원이 과연 아버지의 뜻에 합당한지를 늘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때에, 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오늘 성모님의 말씀처럼 주님의 말씀대로, 주님이 원하시는 때에, 주님이 원하시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말입니다.
* 어떤 청원기도를 바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