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들이 와인을 고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어떤 것이 좋은 와인인지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가장 유용한 곳이 코스트코이다. 전문 와인 바이어를 고용해 자사 매장에 전시할 와인을 철저하게 고르는 코스트코는 자사 OEM 와인도 상당한 수준이며, 초보자도 절대 실패할 리 없을 정도로 괜찮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비 많이 오는 우울한 시애틀의 겨울날, 기분전환을 위해 친구 몇을 불러 홈 파티를 열기로 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와인을 살 지 결정할 때다. 코스트코 OEM와인 중 특별한 몇 가지를 조금 깊게 알아보자. 어떤 와인이 내 파티에 어울릴 것인가 하는 것은, 무엇을 파티의 주 음식으로 내 놓는가와도 관련이 있다.
당신은 집에서 파티를 할 때 보통 무엇을 음식으로 내어 놓는가? 일반적인 한국 사람으로서 양념에 재운 고기를 메인으로 한, 여기에 미국식으로 샐러드를 곁들이고, 밥과 반찬을 내 놓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파티엔, 코스트코 와인 중에선 어떤 게 어울릴까? 몇 가지만 뽑아보자.
커클랜드 시그니처 올드 바인 진판델: 와인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진판델'이란 품종은 낮설 뿐 아니라, 저렴한 로제 와인인 '화이트 진판델'이 먼저 떠오르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진판델은 미국 특유의 품종이며, 제대로 된 레드와인으로 만들 경우 우리 음식과의 궁합이 매우 좋다. 양념 불고기, 너무 맵지 않은 돼지불고기 등에도 잘 어울리며 와인의 떫떠름한 맛을 내는 탄닌 성분이 다른 레드보다 적은 편이어서 입맛에 치이지 않는 편이다.
2. 커클랜드 시그니처 이태리 프리울리 피노 그리지오 : 산미가 풍부하다. 새콤한 느낌이 너무 강하게 느껴지는 이들도 있겠지만, 매우 드라이하며 새콤한 과일향이 음식에 상큼함을 더한다. 치즈가 들어간 샐러드, 혹은 생선회 등과의 조화가 좋은데, 특히 생굴과 매우 좋은 궁합을 보인다. 초장 대신 레몬을 살짝 뿌린 생굴과 함께 이 와인을 즐겨보자.
3. 커클랜드 시그니처 말보로 소비뇽 블랑: 뉴질랜드산 와인은 해산물과의 조합에서 끝판왕이다. 구운 생선이나 생선회는 물론, 온갖 갑각류와도 잘 어울린다. 특히 이 와인은 연중 어느 때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이다. 샐러드와의 궁합도 매우 좋은데, 한국인들에겐 생소하지만 염소 젖 치즈를 넣은 샐러드와 함께 해 보자. 눈이 휘둥그레 해질 정도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4. 커클랜드 시그니처 카르네로 피노 느와: 이 와인은 매우 섬세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힘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피노 느와이다. 다른 레드와인처럼 너무 붉은 빛도 아닌, 맑은 느낌의 가벼운 색깔. 약간의 계피와 감초 향도 올라온다. 레드 와인이면서도 비교적 높은 산도 때문에 생선과도 잘 어울리는데, 특히 살이 붉은 연어나 참치 요리와 매우 좋은 궁합을 보인다. 그냥 와인 자체로 간단한 치즈나 크래커만 놓고 즐기는 가벼운 파티라면 이 와인을 권해 본다.
5. 커클랜드 시그내처 샴페인: 가격은 조금 있지만, 샴페인은 음식과의 궁합이 가장 좋은 와인이다. 짭짤함이 강조된 음식이나 심지어는 명란젓과도 잘 어울린다. 파티의 상징 같기도 한 샴페인은 이른바 오드브뢰(서양식 전채)와 같이 해도 좋지만, 거의 모든 음식에 호불호가 없는 어울림을 보여준다. 단 우리식 음식 중 뜨거운 국물이 있는 탕류는 어떤 와인과도 어울리기 어려우니, 탕류가 주가 되는 파티(잔치)라면... 와인 대신 소주를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