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8일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 안민석·변재일·홍영표 의원의 지역구를 전략 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안 의원과 변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 홍 의원은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데, '비명횡사' 공천에 따른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하자 갈등을 진화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친명계 의원들까지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고 합니다. 공관위는 이날 5선 안 의원과 변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오산과 충북 청주 청원, 4선 홍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을 각각 전략 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했습니다.
전략 지역에선 영입 인재와 같은 비현역 후보를 단수공천하거나 현역 의원을 포함한 전략경선이 치러질 수 있는데,. 전략경선은 대상자 수나 방식을 기존의 경선 기준과 달리 정한 것을 의미합니다.
이들 3개 지역구 가운데 오산과 청주 청원은 전략공천지로, 부평을은 전략경선지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안·변 의원은 컷오프되고, 홍 의원은 다른 후보들과 경선을 치를 것으로 보입니다.
친명 지도부가 극에 달한 게파 갈등을 진화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홍 의원에게 '전략 경선' 가능성을 열어줘 파열음을 폭을 낮춘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지만 전략공관위의 결정에 친명계 의원들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고 합니다.
안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공관위의 결정은 대단히 잘못됐다.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친명이라는 이유로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반발하면서,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결정을 해주시길 바란다"며 "당 전략공관위가 안민석과 오산 당원에게 경선할 기회를 주시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안의원이 과연 이게 씨가 먹힐 소리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나 봅니다. 지금 이재명에게 공천에 관한 얘기는 다 귓등으로 흘릴 뿐이고 자기 생각대로 주저없이 나갈 일만 있을 뿐일 겁니다.
<“이재명, 눈 하나 깜짝 안 하대. ‘너는 떠들어. 난 내 길 간다’는 표정이더라. 그 사람 스타일은 듣기 싫은 소리 나오면 눈 감고 의자 깊숙이 파묻혀 있다 나가버리는 거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홍영표 의원이 “당 대표가 남의 가죽만 벗기면서 손에 피칠갑을 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를 맹공했다. 연단 앞에 앉아 있던 이 대표의 반응을 본 한 의원이 ‘극강 멘털’이라며 전해준 얘기다.
1년반 전 당권을 쥔 이래 ‘시스템 공천’을 세심하게 준비해 온 이 대표이니, 이 정도 반발은 예상한 수준일 터라 표정에 변화가 없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천하의 이재명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게 있다.
지난 8일 선거법 위반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잃은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의 거취다. 그는 26일 1억원 상당의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의원직 상실 18일 만에 투옥 위기에 몰린 거다. 의원직을 유지했다면 검찰이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체포동의안이 필요한 야당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건 상상하기 힘들 거다. 게다가 임 전 의원은 친명 그룹 ‘7인회’ 출신이다. 방탄용 금배지가 얼마나 소중한지 이 대표는 절감했을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대북 송금 혐의 재판도 골칫거리다. 16개월째 1심이 진행 중인 이 재판은 이화영 측이 변호사 연속 사임과 증인·재판부 기피 신청 등 온갖 수를 동원해 고의로 지연시켜 왔다는 논란에 휘말려 있다. 그러나 재판을 15개월간 맡아 온 신진우 판사가 최근 인사에서 유임되며 27일 공판이 속개돼, 재판 속도가 빨라질 개연성이 커졌다.
쌍방울그룹에서 3억원대 뇌물·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이 무거워 유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 관측이다. 그럴 경우 불똥은 이 대표로 튈 공산이 크다. 부지사가 도지사 지시 없이 ‘대북 경협과 도지사 방북’ 같은 빅이슈를 내세워 거액을 수뢰하긴 어렵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뒷골이 당길 수밖에 없다. 4·10 총선에서 금배지를 다는 게 그에게 최우선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배지만으로는 불안하니, 대표직도 유지해 방탄조끼를 두 개 차야 안심 된다는 판단 아래 올여름 전당대회에서 재차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도 당 안팎에 무성하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을 지낸 김광삼 변호사는 “이 대표는 시진핑·푸틴처럼 (대표) 영구 집권을 하려는 듯하다”고 했다.
재선과 당권 유지엔 ‘이재명 사당화’가 필수이니, 홍영표 의원 말마따나 비명의 가죽을 벗기는 ‘피칠갑’은 당연한 수순일 수밖에 없다. 눈에 띄는 건 같은 편에게도 피칠갑이 자행되고 있다는 거다. 그만큼 급하고, 여유가 없다는 방증이다.
이재명은 이해찬 전 대표가 ‘공천 배려’를 당부한 임종석 전 의원을 컷오프해버렸다. 이해찬은 이재명의 천군만마였다. 이재명이 문재인 정부 초기 친문들의 비토로 출당 위기에 처했을 때 앞장서 감싸줬고, 대선후보와 당 대표로 선출되는 데도 큰 힘이 돼줬다.
이번 총선 공천도 4년 전 이해찬 대표 시절 공천 방식과 유사해 ‘투이(Two Lee=이재명·이해찬) 공천’이란 말이 돌 정도였다. 그런 이해찬이 힘줘 요구한 ‘임종석 배려’를 이재명은 가차 없이 내친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친명 공천’ 야전사령관인 조정식 사무총장도 불출마를 요구받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조정식은 친명 이전에 이해찬계 핵심이다. 하지만 공천 파동으로 당 지지율이 급락하자 조정식도 ‘이재명의 속죄양’ 신세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해찬의 마음이 (이재명에게서) 완전히 떠났다”는 말이 당내에 도는 이유다.
‘찐찐명’ 김병기 의원의 운명도 주목된다. 검증위원장에다 공천관리위원회 간사까지 맡아 친명 공천의 핵심 역할을 해왔지만, 불법 자금 수뢰 의혹에다 불투명한 경선 여론조사 업체 선정 개입 논란까지 불거졌다. 김 의원은 “사실무근”이라며 고소로 대응했지만, 낙천이 원인이 된 폭로일지언정 민주당 원외 인사 2명의 자필 진술서를 근거로 현역 의원(이수진)이 제기한 의혹은 검증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 업체 파동 역시 일파만파다. 당 선관위원장을 지낸 정필모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중앙일보 보도를 보고 물어본 끝에 누군가의 지시로 (업체가) 끼워 넣어진 걸 알고 위원장을 사퇴했다”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대표가 김병기 공천을 밀어붙일지, 아니면 컷오프해 희생양으로 삼을지 궁금하다.
확실한 것은 이 대표는 본인의 안위와 ‘이재명 사당’을 위해서라면 찐명·찐찐명도 얼마든지 칠 사람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 정황이 연일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중앙일보. 강찬호 논설위원
출처 : 중앙일보. 오피니언 강찬호의 시선, ‘극강 멘털’ 이재명의 아킬레스건
아킬레스 Achilles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전설적인 영웅으로 테살리아 지방의 피티아의 왕 펠레우스와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아들입니다. 아킬레스는 어머니 테티스로부터 신의 피를 받았지만 인간인 아버지의 피도 섞여 있어서 죽음만큼은 피할 수 없었지만, 어머니인 테티스는 아킬레스를 저승의 스틱스 강의 담가 상처를 입지 않는 무적의 몸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잡고 있었던 발목 부분은 강물에 닿지 않았기 때문에, 발목 뒤 힘줄은 아킬레스가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 되었고, 이후 트로이 전쟁에서 적장이 쏜 화살을 뒤꿈치에 맞고 죽었다는 고사에서 ‘아킬레스건’이 유래하게 되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새로운 사람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는 것처럼 세대교체와 새로운 기회가 있어야 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선수 선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임 전 실장의 재고 요청이나 홍 의원의 공개 비판에 대해 “가지들은 부딪칠 수 있지만 우리는 거대한 나무의 한 부분이고 의견이 다른 부분들은 최대한 노력해 대화하고 소통해 원만히 수습하겠다”고 하면서, 여론조사 업체 선정 의혹에 대해 이 대표는 “내부 판단을 위한 조사이기 때문에 경선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의원들의 탈당에 대해 이 대표는 “최근에 탈당하시는 분들이 한두 분 계신 것 같은데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다. 그런데 경기하다 질 것 같으니 안 하겠다는 것은 국민 보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중기(경북 포항북), 김상헌(포항남·울릉), 김철호(구미갑), 김현권(구미을) 등 경북 지역에 출마하는 원외 후보들을 거론하며 “험지에서 뛰고 계신 이분들이 진짜 민주당의 뿌리”라며 후원을 당부했는데,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고수하는 임 전 실장과 반발하는 친문계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친명계 지도부 인사들은 이 대표 엄호에 나섰는데,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때면 노무현 깃발, 문재인 깃발 내세우며 친노(친노무현)·친문을 자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은 (왜) 안 되나. 이 대표는 민주당의 시대정신이고 상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치판에서 불사신이 되고 싶은 것이 이재명 대표의 소망이겠지만 그도 신이 아닌 이상 실패의 화살을 피할 수 있을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알 것 같습니다.
2회 영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