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는 갈로탄닌이라는 타감작용(他感作用,allelopathy)을 뿌리에서 분비하여 다른 식물들을 말려죽인다.
타감물질이 너무 독하면 자기가 분비한 타감물질에 자기가 중독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소나무 밑에서는 진달래과 식물이나 맥문동 등을 비롯한 몇몇을 빼면 다른 식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블루베리도 살아남는다.
소나무는 줄기나 뿌리에서 강한 염산을 분비하여 타감작용을 해서 다른 식물이 잘 못자라게 하는 것이다.
소나무 주변의 바위나 흙이 소나무가 내보내는 염산으로 땅을 산성화 시켜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땅으로 만들게 하는 것이다
보통 침엽 상록수의 경우에 중심 줄기가 곧게 일자로 높게 뻗는 것이 특징이나, 소나무는 중심 줄기가 휘어져서 구불구불하게 자라므로 각자의 환경에 따라 나무마다 구부러지는 모양이 다르다.
즉, 각 개체는 저마다 특유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험한 환경일수록 이러한 구부러짐을 더 관찰할 수 있으므로 그 줄기에서 자연을 이겨내는 나무의 강한 생명력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나무껍질은 적갈색이며 나이를 먹을수록 표면이 거북이 등껍질과 같은 모양으로 갈라지는데, 이 모양이 마치 철갑을 두른 듯 보인다고도 하여 이를 애국가에서도 언급하고 있다.
게다가 상록수이기도 하니 냉해도 잘 견뎌서, 어떠한 엄혹한 추위에도 이를 견뎌내고 힘을 뿜어내는 그런 기상을 보여준다고 하여 조선시대 선비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나무이다.
이런 까닭에 옛부터 소나무를 귀하게 여겨 숲을 가꾸고 함부로 벨 수 없게 만들었으며 국가의 허락을 맡고 나서야 벌목이 가능했다.
주민들끼리 스스로 송계(松契)를 조직해 함부로 나무를 베거나, 입산하는 사람을 견제하기도 했기 때문에, 금산구역이 아니라고 해도 소나무를 함부로 벨 수 없었다.
마을을 수호하는 신목 중에서도 느티나무 다음 가는 비중을 차지한다. 소나무 가지는 부정을 물리치고 제의공간을 정화하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출산 때나 장을 담을 때에 치는 금줄에 숯·고추·백지와 함께 소나무 가지를 거는 것도 잡귀와 부정을 막기 위한 것이다.
소나무는 쓰임새가 아주 많아서 요긴하게 쓰인다.
꽃가루는 송홧가루라고 부르는데, 차나 다식으로 만들었다. 송나라에서도 고려산 송화를 으뜸으로 쳤다고 한다.
중국의 옛 의서 본초강목이나 조선의 동의보감에도 송홧가루를 약재로 기술했다.
한방에서 잎은 각기병·소화불량 약 또는 강장제로, 송화는 이질에, 송진은 고약의 원료 등에 쓴다.
풍매화라서 꽃가루가 바람에 금세 날아간다.
송홧가루가 차나무의 잎에 앉으면 찻잎을 덖을 때 차솥이 지저분해지고 차 맛도 나빠지기 때문에, 차밭 주변에는 소나무를 키우지 않았다고 한다.
염전에서는 오뉴월에 생산된 소금을 최고로 치는데, 이유가 송홧가루 때문이라고 한다.
때문에 약간 덜 핀 걸 주머니에 모았다가 트고 나면 모은다.
송화를 모으고 불순물을 거르는 과정에 상당히 수고가 많이 드는데, 물에 탄 다음 바가지를 담아 겉에 송화가 붙게 하고 그 바가지를 깨끗한 물에 씻어 불순물을 거르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한다.
솔방울은 기름을 많이 머금은 특성 때문에 불 붙이는 데 쓰이는 불쏘시개나 연료 그 자체로 많이 쓰였다.
속껍질은 백피라 해서 생식하거나 송기떡을 만들어 먹고, 솔잎은 갈아서 죽을 만들어 보릿고개를 버티는 데 쓰였다.
草根木皮라는 사자성어가 있을 정도로 유명한 식재료지만, 어디까지나 기근을 버티기 위한 비상식량인 만큼 굶을 일이 없는 현대인이 맛으로 먹을 만한 것은 아니다.
소나무 목재는 질이 좋아서 오랜 세월 동안 이용되었는데, 기둥·서까래·대들보 등 건축재, 조선용으로 쓰였다.
특히 경상북도 북부 춘양목과 강원도 태백산맥에서 나는 중곰솔은 재질이 우수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 좋은 소나무 목재를 보호하고자 송금비를 세우고 법령을 내려서 소나무 벌목을 금하기도 했다.
한국 소나무는 연교차가 30도에 육박하는 한반도의 기후 때문에, 외국의 근연종들보다 목질이 더 튼튼하고 습기도 덜 먹는다.
특히나 춥고 험하고 척박한 땅에서 자란 소나무가 이런 면이 강하다 하여 '금강송'이라고 부른다.
무대 장치로 자주 이용되는 미송과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미송은 톱질 몇 번만 해도 결에 따라 조각조각 박살 나고, 몇 시간만 습한 곳에 둬도 심각하게 뒤틀려 열압력 처리를 해야 하는 일이 빈번하다.
또한, 소나무는 송진 특성상 불이 매우 잘 붙고 타는 향도 좋다. 하지만 불똥이 퍽퍽 튀고 기름기가 타면서 검은 매연이 나서, 고기를 직화로 구우면 고기가 검게 된다는 단점 때문에 가정에서 쓰기 힘들다.
하지만 조선이 소나무 벌목을 법령으로 금지한 관계로 어지간하지 않은 이상 땔감으로 무리하게 쓸 일조차 없었다.
소나무를 불태우면 기름기 때문에 그을음이 많이 생기므로 그을음을 모아 먹을 만들었다. 이러한 먹을 송연묵(松烟墨)이라고 부른다.
먹이라는 물건은 한나라 이후부터 송연묵뿐이었으나, 송나라 시대 장우(張遇)라는 사람이 식물성 기름을 태워 유연묵(油烟墨)을 만드는 법을 고안한 이후 점차 밀려났다고 한다.
먹을 갈면 소나무 향이 나고 진하게 갈면 빛깔이 칠흑이지만, 연하게 갈면 푸른빛이 나는 특징이 있어 고급으로 쳤다고. 송연묵은 약재로도 쓰였다..
또한, 좋은 소나무 숲에서는 송이버섯이 공생한다. 소나무 자체도 좋아야 하지만, 숲 바닥에 과도한 유기물이 쌓이지 않는 환경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바다의 소나무 海松 밑의 모래 흙에서는 해송이가 자랐다.
뿌리는 건류해서 송근유를 만드는데, 석유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전까지 다방면으로 쓰였다.
송근유로는 심지어 가솔린도 만들 수 있어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이 원유를 수입해오던 미국을 적으로 돌리면서 석유가 부족해지자, 최후의 발악으로 써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