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선발 라인업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허허, 그거야 당연히 정해진 것 아니겠나?”
“설마.... 무리뉴 감독의 생각대로 따라 줄 생각이십니까? 지금 갈라타사라이에게 리그 선두도 내 줬는데 주전의 체력을 비축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야, 무리뉴의 발언을 떠나서 이번 경기는 우리 페네르바체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경기일세. 우리 팀은 지금 너무 젊어.
이승호, 크리스, 최영준, 카짐, 마우로세자르, 고뉼, 그리고 센투르크 등등 주전의 절반이 25세도 안 된 어린 선수들이야.
카를로스나 알렉스를 제외하면 30대가 없다는 점은 큰 약점이 될 수 있네.
인테르라는 매머드팀, 챔피언스리그라는 무대, 거기에 더해서 원정경기라는 점들은 결과를 떠나서 우리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야.”
“....예”
.
.
‘.... 결과를 떠나서?’
12월 9일 주세페 메아차 경기장
- 이곳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밀라노의 주세페 메아차 경기장입니다.
현재 셀틱까지 꺾은 페네르바체가 4승 1무 승점 13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브레멘과 아쉬운 무승부를 거둔 인테르가 3승 1무 1패 승점 10점으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잠시 후면 인테르 밀란과 페네르바체의 경기가 시작되겠는데 선발 명단을 보니 조금 기이한 현상이 한 가지 있군요.
두 팀은 모두 16강 진출을 확정시킨 상황이라 중요도가 낮은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양 팀 모두 주전들을 풀 가동시켰는데요.
양 팀 감독들은 대체 무슨 생각일까요?
멕스웰이 부상중인 발로텔리를 대신해 윙으로 올라오고 그 자리를 코르도바가 매운 것을 제외하면 양 팀 모두 베스트가 경기장에 나와 있습니다.
경기 잠시 후 시작하겠습니다.
“승호군.”
“예 감독님.”
“오늘 자네와 최영준을 선발로 정한 이유를 알고 있는가?”
“?”
“오늘 자네에게 바라는 것은 골이 아니라네.”
“....그럼....?”
“오늘 자네가 할 일은 즐라탄의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잘 보는 것이네.
하나도 놓치지 말고 말이야.
그리고 앞으로 그 움직임들을 자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네.
그가 골을 넣더라도 지난 갈라타사라이전처럼 다른 생각 말고 골을 넣는 상황에서의 즐라탄의 움직임을 계속 머리에 새겨 두도록 하게.”
“....예!”
“그리고 영준군.”
“예 감독님.”
“자네는 루이스 피구일세. 루이스 피구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살피고 연구하게.
비디오나 동영상 같은 것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부딪치면서 배우는 게 훨씬 빠르다네.
지난번 유망주들과 함께 나왔을 때의 피구의 움직임은 잊어버리게. 오늘은 완전 다른 사람처럼 느껴질 테니.
다행히 피구가 오른쪽이니 공격과 수비에서 계속 부딪칠 것이야. 뚫리는 것 가지고 뭐라 하지 않겠네.
하지만 그 때의 피구의 움직임은 꼭 자네의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해야 해.”
“네!”
“카짐군.”
“예.”
“자네도 마찬가지일세. 멕스웰의 오버래핑 능력과 돌파에 이은 크로스는 우리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어.
하지만 언젠가 자네가 그와 동등한 움직임을 낼 수 있다면 우리 팀에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야. 내 말 이해하겠나?”
“네!!”
“고뉼군도 카짐군과 함께 멕스웰의 움직임을 잘 보고 배우도록. 자네의 오버래핑은 아직 향상될 여지가 있어.”
“예!”
“크리스군.”
“예 감독님.”
“자네는 비에이라일세.
비에이라가 자네보다는 좀 더 홀딩에 가깝지만 앵커로서의 능력도 지금의 자네보다는 한 수 위임이 분명하네.
중앙에서의 운용을 잘 배우도록.”
“알겠습니다.”
“이번 경기는 선수들의 경험치를 쌓기 위한 시합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져 줄 생각은 없네. 모두들 최선을 다 하게나.”
“옛! 썰!!!”
“음. 좋아. 허허허”
‘보통 땐 그냥 동네 영감님 같은 감독님도 할 말은 다 하신다니깐....’
.
.
“역시 선발로 나왔군. 지난번 진 빚은 우리 인테르가, 아니 내가 오늘 갚기로 하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저번엔 스웨덴 말로 하더니 이번엔 알아듣게 영어로 해 주시는군요.
예 기대하죠. 당신의 움직임이란 것을.... 기왕이면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하하하, 기대한다라....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지.”
‘요즘 배우고 있는 베르캄프의 기술들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지만.... 오늘은 당신의 모든 것을 파악하겠어.’
.
.
“크리스... 그 어린 크리스가 많이 자랐구나.”
“절 기억하시네요.”
“그래. 유벤투스행이 확정되었을 때 날 때릴려고 락커룸까지 찾아온 꼬마를 잊을 리가 있나.”
“당신은 내 우상이었으니까요.”
“.... 실망했겠구나.”
“아뇨.... 괜찮아요. 아스날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내 손으로 시키기로 결심했으니까....”
“쉽지 않을꺼다.”
“그것도 괜찮아요. 함께 아스날을 우승으로 이끌 미래의 내 파트너를 찾은 것 같거든요.”
“....그래? 즐라탄이 흥미롭게 보던 저 녀석인가... 이번 시합에서 한번 지켜보지.”
.
.
“쟈네티! 오늘은 오버랩 조금 자제해! 내가 90분 내내 공격만 할 거니까! 캄비아소! 오른쪽 백업 부탁한다! 즐라탄! 크로스는 높게 올린다!”
‘피구라.... 저런 전설적인 사람과 같은 움직임을 요구하다니.... 감독님도 너무하시다니깐.... 암튼 오늘은 관찰이다. 90분 동안 당신의 모든 것을 파악하겠어....’
"최영준이라고 했나?"
‘날 알고있어?!’
"지난 번 시합은 고마웠다. 덕분에 우리 유망주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었지. 오늘은 답례로 내가 그쪽에게 동기부여를 해 주지."
"그 말은 오늘 나를 가지고 놀겠다는 말인가요?"
".... 부정은 않겠네. 좋은 시합 기대하지."
'.... 날 알고 있었어..... 피구가....'
.
.
“코르도바. 이 부분 말이야....”
‘멕스웰.... 훗, 지금은 이승호에게 밀려 윙으로 뛰지만 난 아직 포워드를 포기한 게 아니야. 당신은 안중에 없어. 즐라탄이 내 목표다. 버닝~!!!!!!’
.
.
“역시 제 예상대로 베스트를 내보내 주셨군요. 복수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우리 팀 선수들에게 각자 숙제를 내 줬거든. 벤치에서 보는 것 보단 훨씬 도움이 되겠지.”
“알 것 같습니다. 어린 선수들에게 세계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고 배우게 하려고 그러시죠.”
“역시 여우같구만. 허허허. 그럼 우리 유망주들을 위해 힘 좀 써주게나.”
“물론입니다. 영감님 팀의 어린이들을 떠나서 이번 게임은 인테르의 위신을 위해서 이길 것입니다.”
.
.
삑-!
각자 시합에서의 과제가 생긴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의 마지막 경기가 시작되었다.
--------------------------------------------------------------------------
이미지 개수 초과로 멕스웰의 얼굴은 삭제 되었습니다ㅠㅠ
마더! 빠더! 김미 원달러! 엘리뇨! 라니뇨! WTO 예~!
아.... 항돈이 전자깡패도 앨범에 넣어주지....ㅋㅋ
첫댓글 마더 파더 더워!!!! 에어콘을 틀어!!!!!
항돈이 바꾼 노래도 좋았지만 전자깡패는 참 아쉬운 곡입니다 ㅋㅋㅋ
바베큐
한편더 써주시지 너무재미있게 잘 읽고있어요 재미있어요
감사합니다^^
경기 지면 무링요의 라커룸 대화는 어떻게 전개되나요?
ㅎㅎㅎ 글쎄요~ 난리나겠죠? ^^
단체 튜터링인가요?
선수단을 너무 어리게 꾸려서 어쩔 수가 엄네요 ㅎㅎㅎ
상대선수에게도 튜터링을 하는군요...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운다라.. 요즘 너무 재밌네요 건필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실제 fm에도 상대선수 튜터링할수있게 하면 좋겠군요 ㅋㅋ 앨범에 없나보네요? 전자깡패 기대했었는데
바베큐에 잠깐 랩으로 등장하더군요 ㅋㅋ 1200원 주세요~ㅋㅋ
잘 보고 갑니다ㅋㅋ 상대팀에게 배운는거라....그것도 좋은 생각인거 같네요^^ㅋ
아라고네스 감독도 충분히 여우니까요 ^^ 리그보다 챔스가 더 실력향상에 도움되는게 사실이죠 ^^
호오 좋네용 상대팀튜터라 ㅎㅎ 재밌게 봤습니당~ ^^
감사합니다 ^^
ㅠㅠㅠㅠㅠㅠㅠ시합 시작 안하고 끝났어요 슬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기대하겠습니다 다음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
전자깡패 에픽하이 새엘범에 히든트랙으로 나옵니다 ㅋㅋ
그런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