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혁(23·상무)이 제47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4강신화’를 창조하며 세계 최고의 ‘수비전형’ 선수로 우뚝 섰다. 특히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되는 마린(중국·세계 2위)을 명승부 끝에 꺾어 이번 대회 최고의 깜짝스타가 됐다.
주세혁은 24일 밤(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레 옴니스포츠 베르시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마린을 맞아 풀세트 접전 끝에 4-3(13-11 10-12 8-11 11-9 6-11 11-8 11-9)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세계선수권의 꽃인 남자단식에서 한국이 4강에 든 것은 91년 김택수(KT&G)에 이어 사상 두 번째다.
경기는 주세혁의 승리 후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보낼 정도로 명승부였다. 주세혁이 세계랭킹 61위로 국제무대에서 완전 무명인 반면 마린은 전 세계 1위이자 이번 대회에서 1위 티모 볼이 2회전에서 탈락한 때문에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최강자였다.
하지만 경기는 초반부터 주세혁이 끈질긴 수비와 날카로운 반격으로 마린의 페이스를 흔들었다.
1세트를 듀스 끝에 13-11로 따낸 주세혁은 2,3세트를 내리 내줬다. 주세혁이 신기의 커트수비로 4세트를 따내자 마린은 강공 대신 연타작전으로 나오며 5세트에서 11-6으로 완승을 거뒀다.
주세혁의 진가가 나타난 것은 이때. 상대의 연타를 거꾸로 강력한 포핸드 드라이브 반격으로 받아치며 6,7세트를 연거푸 따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주세혁은 4강에 오른 선수 중 유일한 수비전형선수로 단숨에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올라서게 됐다.
주세혁은 전날 열린 16강전에서 세계 5위 추안치유안(대만)을 4-2로 꺾어 돌풍을 예고했다. 김택수와 오상은(상무)은 각각 베르너 쉬라거(오스트리아·6위)와 공링후이(중국·8위)에 져 탈락했다.
한편 여자단식에서는 세계 2위 왕난(중국)이 1위 장이닝(중국)을 4-3으로 꺾고 대회 3연패와 함께 랭킹 1위 복귀를 확정지었고 남자복식에서는 왕리친-얀센 조가 같은 중국의 왕하오-공링후이 조를 꺾고 2연패를 달성했다. 또 전날 열린 혼합복식에서도 중국의 마린-왕난 조가 정상에 올라 중국은 대회 5개 금메달 중 24일까지 나온 3개의 금메달을 독차지했다. 한국의 김택수-오상은 조는 남자복식 동메달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