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구명(蛙以求命)
蛙:개구리 와
以:써 이,
求:구할 구
命:목숨 명
개구리로 사람의 생명을 구하다.
즉 적은 것으로써 큰 일을 해결하는
지혜로운 행동을 말한다.
조선 정조 임금 때 좌의정을 지낸
김종수(金鍾秀, 1728~1799)는
'보리밥 정승(麥飯政丞)'이란 별명에 걸맞게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당폐(黨弊)를 일으켰다는 죄목으로
경상도 기장으로 귀양가서 그곳
이방 집에서 한 해 여름을 지내게 되었다.하루는 그가 마루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난데없이 독사 한 마리가
배 위로 기어올라와 똬리를 틀었다.
그것을 보고 기겁을 한 사람들은 우왕좌왕
붉은 혀를 낼름거리는 독사만 쳐다보고 있었다.
당사자를 깨우면 놀라 몸을 움직일테고,
그러면 독사가 놀라 물게 될 것이 뻔했다.모두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거리고 있는데
이방의 어린 아들이 재빨리 밖으로 뛰어나가
개구리 한 마리를 잡아왔다.
그리고는 살금살금 뱀 곁으로 다가가
개구리를 던져놓는게 아닌가.
그러자 독사는 폴짝폴짝 뛰어 달아나는
개구리를 잡아 먹으려고
김종수의 배 위에서 재빨리 내려왔다.어린아이의 지혜가 어른의 생명을 구해낸 것이다.
이 일화가 국조인물고(國朝人物考)에 전해지는
'개구리로 생명을 구하다'라는 와이구명(蛙以求命),
혹은 독사가 '사람을 버리고 개구리를 쫓아가다'라는
사인종와(舍人從蛙)라는 일화다.사인종와(舍人從蛙) 일화에서 우리는
이방 아들의 지혜가 어디서
기인했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학교나 학원의 주입식 교육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직접경험에서 얻은 지혜다.한번의 직접경험은 열번의 간접경험보다 낫다.
그러니 방학 때만이라도 1~2주는
아이들을 시골에 풀어 놓자.
상황이 안된다면 체험학습이라도 보내자.
정 그것도 안된다면
다양한 주제의 책이라도 읽게 하자.
학교와 학원을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생활 패턴에선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지 않는다.지혜는 암기식 지식과 달라서
성인이 되어서는 그 폭을 넓히기 어렵다.
공자는 마흔 살을 불혹(不惑)의 나이라 했지만,
달리 말하면 그만큼 다른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옮긴 글-
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원문보기 글쓴이: 학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