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넓은 크로아티아 평원의 해바라기밭(병사들의 무덤) 이 너무도 인상적인 영화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80년대 였습니다
구소련에서 촬영했다는 이유와 해바라기가 구소련을 상징하는 꽃이라고 해서
반공을 국시로 하는 우리나라에 이영화가 들어오기란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 영화는 서슬퍼런 5공시절 우여곡절끝에 수입됐다는 뒷얘기가 있습니다
소피아로렌과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주연한 이 영화에서
정신이상자로 위장해서 전장에 나가지 않고
버텨 볼려던 안토니오(마스트로얀니)와 지오반나(로렌)의 계획이 순진하다고나 할까요
바람둥이와 결혼한 지오반나는 신혼의 달콤함을 알기도 전에 시베리아 전선으로
남편을 떠나보냅니다
많은 날이 지나고 어느 상의군인의 외침으로 전쟁이 끝났음을 안 지오반나는
귀환병들이 탄 열차를 뒤지며
남편을 찾지만 그리운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전선에서 남편이 보낸 편지와 함께 동봉된 사진뒤에 적힌 사랑한다는 짧은 메모를 보며
살아있음을 굳게 믿는 지오반나는 남편과 함께 돈강 근처에서 전투를 벌였다는
초라한 행색의 귀환병의 얘기를 듣고 더욱 용기를 얻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사진한 장 달랑들고 러시아로 향합니다
좀 무모한 것 같지만 여러곳을 찾아 나서지요
그리고 남편이 살고 있는 집을 찾습니다
거기에는 젊은 러시아 여인이 빨래를 걷고 있습니다
이 젊은 여인은 오래전 겨울,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죽어가는
한 이탈리안 병사를 구해줬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와 결혼하여 지금 예쁜 딸아이까지 낳아 살고 있는 여자입니다
지오반나도 직감으로 그걸 알고 있습니다
이 젊고 아름다운 러시아 여인 앞에서 남편을 찾아온 자신이 어쩌면
초라하게 까지 느껴집니다
여기서 두 여인의 고결하고 고운 마음결에 개인적으로 사랑이 둘이 될 수도 있다고
최초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런 기구한 만남이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나라에선 얼마나 많을까를
생각게하는 장면입니다
남편의 젊은 부인에게서 지난날들의 얘기를 들으며 결국, 자신이 모든 것을 포기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지는 가련한 여자의 심정이 로렌의 표정연기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안토니오는 꼭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를
여러번 생각했지만 가슴아프지만 결론은 그럴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눈이 어두워지는 나이가 되고 보니 ...
남편의 젊은 부인과 함께 지오반나는 안토니오를 만나기 위해 플렛폼으로 나갑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하며 남편의 모습이 보이기를 기다리는 지오반나 앞에 초라한
소련 노동자로 변한 안토니오가 기차에서 내립니다
그토록 만나보기를 갈망했던 남편이 정작 그녀 앞에 나타났을 때
그녀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고 그냥 기차에 올라타버립니다
그리고 그 기차안에서 회한의 오열을 터뜨립니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없이...
집으로 돌아온 지오반나는 방마다 걸어 놓은 안토니오의 사진액자를
모두 방바닥에 내동댕이쳐 부수고 발로 짓밟습니다
찢어진 사진은 창밖으로 날립니다.
애증의 절정의 순간 이기도 하겠지요
다시는 생각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는
지오반나의 행동에서 그녀가 남편 안토니오를 얼마나 사랑했으며
그리워 했는지를 알수 있습니다 어떠한 이별이든 떠난 사람만 괴로운 건 아닙니다
한마디 말도 없이 가버린 그녀는 안토니오의 가슴에 깊은 그리움을 남기고
그 그리움은 옛 아내에 대한 죄의식과 함께 결국 이탈리아로 향하게 합니다
이 어색한 어둠속의 재회에서 서로를 으스러지도록 안아보아도 그 포옹과 키스가
다시 둘을 갈라 놓는 현실의 이별을 대신할수 없다는 것을 두사람은 잘 알고 있었기에
둘의 입맞춤이 그 토록 길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
지금도 그 침묵과도 같은 키스가 아릿합니다
플렛폼을 미끄러지듯 떠나가는 기차는 안토니오를 싣고 점점 멀어져 갑니다
지오반나는 이별의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어깨가 들석일 정도로 흐느끼며
영화는 막을 내리게 되는데
언제 보아도 이별의 장면은 슬프고 마음 아픈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2.
메디슨 카운디의 다리 이후
나를 휘청하게 했던 영화" 해바라기" 가 생각나서
여기저기 검색하다
줄거리를 찾아 다듬고 기억을 더듬어 감상문을 써 보았습니다
지금 부안 새만금 주변엔 해바라기가 한참이라네요
휴가 때 함 가보시길 ///
첫댓글 해바라기꽃과 소피아로렌... 다시 보고싶은 늘 추억되어지는 영화입니다. 감상문 참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언젠가 보았던 단아한 모습(어느 님이 올린 사진 )의 소리님 기억합니다 미소가 해맑았던 ... 반갑습니다 ^^
가슴이 뭉클합니다.보나님의 글로 방긋거리던 마음이 스칼렛님글로 쳐져부렀소야~~흐미 징한거..ㅎㅎ
하하하 계속 웃게해야하는 건데... 죄송합니다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이영화 제목만 들어도 가슴 한켠이 반응을 합니다.. 소피아로렌.. 그래머스타 중 한명이었지요.. 새삼 옛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노래도 좋구요..
오매 남자들도 그랬나보네요 소피의 그래머는 다들 기억을 하시네요 ㅎㅎ
어떠한 이별도 떠나는 사람만이 아픈건 아니죠...스칼렛님의 글에 아침부터 옛생각에 젖어듭니다.. 가슴 저미게 했던 로렌의 눈 빛이 지금도 아련합니다..
네 맞아요 그 눈빛 그 흐느낌 ^^
감상문 잘읽고 더위에 지처서 냉동고속으로 들어갑니다..
하하 냉동속으로 들어가시면 얼릉 식을랑가 ㅎㅎㅎ반갑습니다 머피님 ^^
시원시원한 외모의 소피아로렌과 드넓은 평원의 샛노란 해바라기...아마도 그 이후부터 해바라기를 좋아했나봅니다. 딸아이의 애칭도 해바라기로 했을정도니.....추억의 영화 한편 잘 봤습니다.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요즘은 해바라기, 호박꽃처럼 큼직하고 시원한 꽃들이 좋더라구요 ^^
저는 이영화 관람을 못했는데... 글 내용만으로 상상이 됩니다.
저도 추억의 영화 해바라기는 못 보았는데...보고 싶어지네요.지금 흐르는 무슨 노랫지 참 좋으네요,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이 응얼 거림은...
소피아로렌의 큰 입이 그려집니다. 둘만의 긴 입맞춤도요. 우리 신랑 군대 보낼 때 이 영화를 무지하게 생각했었는데...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봤는데... 해바라기는 아직~!!! 사람을 감동시킬수있는 영화가 참좋은 영화라 생각하면서... 꼭한번 누군가와 볼랍니다~~~
해바라기...잘읽었습니다...부안 새만금 주변엔 해바라기는 꼭 보고 싶네요.......
영화 해바라기의 가슴아픈 사랑얘기의 한편을 감상했습니다.
닉네임이 왜 스칼렛 인지 이제 알것 같습니다,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더위에 마음 내려 놓고 가신 분들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
감상문 읽고 보니 꼭 보고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