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문경시산악회’와 함께, 소중한 만남, 아름다운 산행-당신의 소중한 사람
포일!
내 그대에게 편지 한 통 띄우네.
내 인생사 세상사 경험 중에 특별한 경험이 하나 있네.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어느 연주곡에 담긴 사연이네.
이 사연을 설명하려면, 4반세기쯤 전으로 세월을 거슬러야 하네.
아마 국군 라디오 방송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우리나라 국방을 위해서 애쓰는 군인들에게 띄우는 편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아.
오후 퇴근시간 무렵에 그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었는데, 그 시작에 배경으로 깔리는 바이올린 연주곡이 하나 있었어.
잔잔하고 따뜻하게 흐르는 바이올린의 선율이 내 가슴에 쏙 담겨들더라고.
음악이 그러니, 프로그램 진행자가 소개하는 그 편지의 사연도 같이 담겨들 수밖에 없었지.
그리고 또 감동했고.
때로는 두 눈가를 뜨겁게 적시기도 했어.
그런데 그 연주곡의 곡명을 알 수가 없었던 거야.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으니, 그 곡명을 모르는 것은 당연했지만, 알래야 알 수가 없었던 것이 더 문제였어.
내 주위에도 그 연주곡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내가 들은 대로 입으로 소리를 내서 들려줬지만, 다들 모르더라고.
언젠가는 그 곡명을 알아내게 될 것이라고 마음속 꿈을 꾸고는, 하매나 하매나 하면서 기다렸지.
그렇게 기다린 세월이 4반세기였어.
드디어 어느 결혼식장에서 그 연주곡의 곡명을 알게 된 거야.
어느 결혼식장도 다 그렇듯, 결혼식 분위기를 아름답게 해주는 음악이 있기 마련인데, 그때의 그 결혼식장에는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해서 3중주의 연주가 참 아름답더라고.
그런데 예식이 막바지에 이르러 신랑 신부가 양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는 순서에서 들리는 연주곡이, 그동안 내 그리도 찾아 헤맸던 그 곡이더란 말일세.
그래서 식이 끝나고 난 뒤에, 창피를 무릅쓰고 내 그 연주인들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물어봤어.
“방금 연주곡 제목이 뭐였어요?”
내 그 물음에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30대 초반의 여인이 의아한 듯 눈을 동그랗게 떠서 나를 쳐다보더니 바이올린 활로 앞의 악보 쪽을 가리키더라고.
거기 보면 적혀 있다는 몸짓이었지.
그 활을 따라가 봤어.
이렇게 적혀 있더라고.
‘당신의 소중한 사람’
그렇게 연주곡의 제목을 알게 되는 그 순간, 뭔가 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하나 있더라고.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에 이끌려 내 가슴에 담았던 연주곡이었는데, 그 제목 또한 그 분위기에 걸맞다 하는 생각이었지.
그 자리에서 곧장 Daum사이트 검색으로 들어갔지.
그래서 그 곡에 대한 더 많은 것을 알게 됐어.
노르웨이 최고의 현대 민속음악 연주자로 그 명성이 드높은 1969년생의 수산네 룬뎅(Susanne Lundeng)이 1997년에 발표한 노르웨이 민요 연주곡으로 원래의 제목은 ‘귀한 이가 되소서’(Jeg Ser Deg Sote Lam)라고 했어.
그리고 그 민요에는 이런 뜻이 담겨 있다고 했고.
당신을 향한 내 마음
자신에게 의심이 생겨
현실의 나 아닌 상상의 나에게 물어 본다오.
과연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햇님에게도 물어 본다오.
당신을 얼마나 사랑 하는지를...
달님 에게도 별님 에게도 물어 본다오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를...
사랑하는 마음의 기억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내 마음 한 움큼 집어
청명한 가을하늘 구름에게 부탁 한다오.
내 마음 구름위에 살포시 얹어 놓으며
내 님께 내 사랑 전해 달라고
혹여 님 계신 곳 아닌
다른 곳으로 갈까봐
조바심 내며 부탁 또 부탁 한다오.
꼭 내 님께 전해 달라고 ...
살포시 나의 입김 불어넣어
님께 띄운다오.♪
포일!
참 애 많이 썼네.
2019년 11월 23일 토요일인 바로 어제 북한산 우이령에서 있었던, 우리들 ‘재경문경시산악회’ 창립 2주년 기념행사에, ‘당신의 소중한 사람’ 같은 우리 회원들을 발걸음하게 하느라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