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성근 감독의 영입 소식을 듣고 긍정적으로 기대한 부분은 크게 2가지였습니다.
[성적이 오를 수 있다] [투수진의 성장세를 이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감독을 보고 싶었기에 그의 부임을 원하지 않았지만
계약 소식이 전해진 후 그래도 가졌던 기대는 저 2가지였습니다
제 글을 오래 보아오신 분들이라면 눈치를 채셨을 수도 있는데
저는 팀 전력에서 가장 크게 보는 것이 바로 [선발투수]입니다.
수비력, 주력, 작전수행, 장타, 불펜의 힘 기타등등 팀 전력을 가늠하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저는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변수가 선발투수라고 생각합니다
하긴, 제가 무슨 유별나고 대단한 야구관을 가져서 그런 건 아니겠지요.
선발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그 부분에서 올 시즌에 가진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투수진을 발굴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알려진 감독이었기에
빈약한 선발투수 부분에서 대안을 찾아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던 것이죠
한대화 감독이 임기도 채우지 못하고 옷을 벗었지만 그래도 제가 '이거 하나 괜찮았다' 인정하는 부분
김응용 감독이 불펜 투수 무리하게 쓰고도 성적까지 못 냈지만 그래도 제가 '이거 하나는 인정!'이라고 생각하는 부분
그것은 바로 토종 선수들 가지고 어떻게든 선발 로테이션 만들어서 순서대로 돌리려고 애쓴 부분과(한대화)
젊은 좌완 송창현 데려와 선발기회 주고, 어린 선발감 이태양 하나를 찾아냈다는 점입니다(김응용)
투수조련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김성근 감독이었기에
선발 카드가 다양해지고 구색도 잘 갖추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죠
그 기대의 중심은 유창식과 양훈이었습니다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매번 '볼질'을 반복하지만 그래도 한 시즌은 가능성을 보인 젊은 좌완
눈부신 시즌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소금같은 역할을 꽤 오래 해준 좋은 하드웨어의 우완
'야신' 감독과 새로운 코치진이 두 투수의 업그레이드를 이루어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 말입니다
지난 겨울, 어떤 한화팬이 사석에세 제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김)혁민이는 참 운이 없다. 어떻게 딱 이런 타이밍에 군대를 가냐,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는 시즌인데"
저 역시 그 의견에 일부 동의 했습니다
'와일드씽' 느낌의, 기대감은 있으나 아직 무언가 덜 다듬어진 투수가 알을 깨트릴 수 있는 계기를
김성근 감독이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좋은 투수를, 그것도 괜찮은 선발투수를 한 시즌만에 뚝딱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게 가능하다면 세상에 야구 못하는 팀이 없겠죠
좋은 자원이 예전부터 많았더라면 이미 김성근 감독 부임 전에 좋은 선발이 많이 만들어졌을 거고요
하지만 경험이 많고 노련한 감독이니까
특히, '투수진을 잘 키워낸다'는 인식이 있는 감독이니까 그 부분에서 남들보다 잘 해주길 기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 부분에서의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저는 권혁과 박정진 그리고 윤규진의 기용에 시즌 초부터 불만을 가진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불만이 더욱 커진 계기는 송창식과 안영명의 기용 때문입니다
허리 통증을 호소한 안영명이 주3회 선발로 나왔던 날
그리고 송창식이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주5회 마운드에 올랐던 바로 그날 말입니다
후반기에 김민우가 발굴 되었으므로 위에서 언급한 그 기대감이 일정 부분 채워질 수 있었는데
김민우 역시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모습까지 보면서 저는 크게 실망한 것입니다
불펜투수의 무리한 등판이 늘 불만이지만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선발투수가 부족한 팀으로서 가져야 할 고육지책이기도 하고
사실, KBO에서 불펜 투수를 금이야 옥이야 정말 잘 아껴가며 쓰는 감독이 별로 없기도 하니까요.
다만 더 아쉬운 부분은, 선발투수가 불펜을 오가며 무리한 등판을 했다는 점이고
선발 자리를 맡아 성장하기를 기대했던 선수들이 팀을 떠난 상태에서 그런 선택이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유창식의 성장 / 양훈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한 마음이 있었고
이 타이밍에 팀을 잠시 떠난 김혁민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유창식과 양훈은 팀을 떠나고
다른 투수들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타이트하게 마운드에 등판하는 모습을 보면서
[김혁민이 군대에 가지 않았다면 지금 팀에서 어떤 롤을 맡고 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이 부분이 제가 올 시즌에 가진 가장 큰 아쉬움입니다
물론,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비교적 많이 충족되었고
전반적인 경기력이 향상되어 '보는 재미'가 더 좋아졌다는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출 수 없는 큰 아쉬움이네요
양훈이 올 시즌 44이닝 잘 던지는 모습에 배가 아파 자꾸 '왜 보냈냐'고 딴죽을 거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김성근 감독에게 가졌던 기대치 중 한 축의 키워드가
제 기대와는 정 반대의 방식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생기는 아쉬움입니다.
첫댓글 이상하게 저는 유망주라는 말을 안믿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유창식 김혁민은 별루 미련이 남지 않는데 양훈은 아쉽네요
저역시 가장 아쉬운게 그 부분 입니다.무작정 트레이드가 잘못 된게 아니라 너무 일찍 한거라는 겁니다.이태양이 수술로 인하여 선발이 없다면 어찌되었든 선발 역할을 해주는 유창식,양훈을 데리고 있어야했다고 봅니다.시즌초에 그랬죠.아무리 김성근감독이라도 6개월만에 투수가 생기냐고...유창식,양훈 두 투수가 한화에서 기회를 많이 받은 투수긴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많은 기회를 줬던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시즌초 선수 키우는데 6개월은 짧다고 하면서 두 선수는 그 짧은 시간만 지켜보고 너무 일찍 포기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 문장.. 매우 공감합니다..
그냥 올시즌에 승부를 걸었던거 같아요
시즌 매순간을 승부처로 보고 그순간을 위해 당장 못쓰는 자원을 쓸수있는 자원으로 바꾸는 선택을 했던거 아닌가 싶네요
이렇게 생각하고나니 6등이란 성적도 너무 아쉽긴하네요ㅠㅠ
김성근 감독은 선발투수 보다는 불펜투수를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죠. 퀵후크, 벌때투수진 하면 떠오르는게 김성근 야구니깐요.
이게 잘못되었다는게 아니라, 김성근 감독의 특성이라..이 부분은 앞으로도 변치 않을것 같습니다. 남아있는 계약 기간도, 신진급 선발투수 발굴보다는 확실한 중간계투 발굴에 더 신경쓸것 같습니다.
김혁민이 있었어도..양훈, 유창식이 터져 줬어도 기껏해야 4이닝 던지는 선발 혹은 스윙맨이었을 겁니다. 물론, 이들이 있었으면 불펜진의 과부화는 올해보단 덜 했을수는 있었겠죠.
긴 이닝 먹어주는 선발투수 발굴. 김성근 감독의 그동안 야구를 쭉 살펴보면 앞으로도 무리인것 같습니다.
공감합니다. 그리고 감독이 구단에 강력히 요청해서 데려온 송은범이라도 좋아졌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보네요. 넥센으로 떠난 양훈을 보면서 이글스의 투수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김성근 영입으로 60%성공 40%의 실패로 봅니다. 김혁민이가 있었으면 돌려쓰기가 조금 줄어들 확률이 있었을 것입니다. 돌려쓰기는 한화구단 전임감독들 다 돌려쓰기했고 양훈의 트레이드는 상당히 잘했다고 보는게 이성열과 허도환이 싼선수 아니거든요.
이성열 허도환이 싼 선수가 아니라면 저는 오히려 실패쪽으로 기우네요.. 싼선수가 아니라면 몸값을 못한게 되는거니까요.. 반면 양훈의 연봉이 얼마인지 몰라도.. 연봉 값은 해주고 있는것 같네요. 준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나갈정도면..
@승훈황젬 ^^
@현란함 이건 무슨 의미죠?
저도 1번선발님이 아쉬워 하는 부분에 일부 동의 합니다. 내년 어떻게 하냐에 따라 좀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올거 같은데.. 어찌 될련지...
김혁민은 표현하신대로 와일드씽의 느낌이 있죠. 올해 투수운용을 보면 군대가기 잘한듯 싶네요
올해는 수비력보강에 만족하고 내년에는 투수력보강에 힘써줬으면 하는바램입니다 너무나 손델곳이 많아서 아무래도 다하기는 무리였을겁니다
없던 선발투수가 파파팍 튀어나올 가능성은 내년에도 적기 때문에 올시즌과 대름없는 돌려막기 운용이 계속될거라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시즌 말미 로저스라도 있어서 버텼지,
다음시즌에 좋은 외국인투수 못뽑으면 후반기는 올시즌보다 더 난리날것같네요..
김성근 감독에 대한 실망은그냥 쥐어짰다눈거죠.
선수를 키워내는 모습이 없었던 점에서 올시즌 6위가 별 의미가 없어보이는거죠.
한대화 감독시절 양훈 유원상 완봉승도 했었는데 아쉽네요~
안영명 윤규진 김혁민 송창식 유창식 같은 선수들이 한화 마운드의 주축이 되어야 팀이 강해질텐데 내년을 기대 해봐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