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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죽었습니다..기독교 신자 연예인..
천지의 이치를 거스른 기독교..운수 사나우면 죽습니다..
최진실..어허..
아래 내용은 인터뷰 기삽니다..
3분의 2쯤 종교관련 기사 나옵니다..
"가끔 '울컥울컥' 해도 유쾌한 드라마 덕에 기분 많이 업됐죠"
마흔 살의 최진실을 보는 일은 여러모로 진기했다. 그는 예뻤고, 현명했으며, 솔직하고, 성숙했다. '반면'이란 명사로 묶어야 할 세속의 대립항들이 그 안에선 공존하는 듯 보였다.
20년 세월이 진공처럼 느껴질 만큼 젊고 예쁜 얼굴이 세상 참 불공평하다 싶을 때면, 두 아이의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암팡진 엄마가 불쑥 튀어나왔고, 도통한 사람처럼 담담하게 인생사를 얘기하다가도 특유의 상쾌하고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금세 되돌아왔다.
다시 찾아온 중년의 로맨스를 유쾌하고 감각적으로 그린 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로 다시 한번 '최진실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그를 20일 새벽 경기 평택시 세트장에서 만났다. 12시간에 걸친, 긴 만남이었다. 3박4일째 밤샘촬영을 마친 최진실의 목소리는 깊게 잠겨 있었다.
-오랜 세월 최진실이라는 사람의 얼굴에 익숙해져 있어서 잊고 있었나 봐요. 어쩜 이렇게 하나도 안 늙고 예쁘세요? 매일 보톡스 맞으세요?
(웃음) "에이, 말도 안 돼요. 보톡스는 작품 할 때 눈가에 조금씩 맞으며 관리를 하긴 하는데…, 예쁘긴 뭐가 예뻐요."
-많이 여윈 것 같아요. 밤샘이 이렇게 잦은가요?
"쪽대본 때문에요. 어쩔 수 없는 방송가의 현실이에요. <별은 내 가슴에>(1997년)를 할 때만 해도 48㎏은 나갔는데, 지금은 44~45㎏ 정도 돼요. 많이 먹는데도 이렇게 밤을 새서 그런지 살이 쫙쫙 빠지네요. (웃으며)기력이 딸리고 관절이 쑤셔 죽겠어요."
-오랜만에 전공인 트렌디 드라마로 복귀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작품은 의미가 클 것 같은데요.
"이태곤 감독님이 예전에 제가 <그대 그리고 나>라는 MBC 주말드라마를 했을 때 조연출이었어요. 이후 <변호사> <12월의 열대야> 이런 작품들을 만드셨는데, 보면서 '역시 센스가 있으셔. 그런데 감독님은 내 생각 안 나나'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워낙 감각적인 분이라 '이젠 내가 올드해져서 나랑은 만날 기회가 없겠다' 싶었죠.
그때 저는 <장밋빛 인생> 같은 정극으로 빠졌었고, 또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런 밝은 역할은 이미 연기자로서도 많이 배제를 시키고 있었어요. <장밋빛 인생>, <나쁜 여자, 착한 여자>를 하면서 좀 우울모드였잖아요. 30대에 이혼이라는 인생의 굴곡진 사건을 겪으면서 칼라가 자연스럽게 변했어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도 '아, 내 안에는 코미디의 피가 조금은 흐르고, 밝은 드라마가 참 좋은데, 그걸 시청자 여러분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었죠. 그게 관건이었는데 드라마에서 잘 넘긴 거 같아요. 참 행복한 게 이제 앞으로는 내가 원하는 장르를 할 수 있겠다 싶어서 그게 가장 좋아요."
단순한 스타의 지위를 넘어 시대의 가장 강력한 문화권력으로 운위되던 최진실은 2002년 남편이었던 야구선수 조성민과의 파경으로 인생의 급커브를 틀었다.
2004년 이혼소송이 완료될 때까지, 그가 받은 내상과 외상은 허다하다. 행복의 상징과도 같았던 그가 실제의 삶에서 지독히도 불행했던 것으로 드러나자 광고주들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 같았던 최진실을 일으켜 세운 건 KBS 드라마 <장밋빛 인생>의 맹순이역. 바람난 남편에게 버림받았다 암에 걸려 세상을 뜨는, 망가지고 비참한 역할이었다.
-자존심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래도 왕년에 이러이러했던 사람인데, 맹순이 같은 역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때는 연기자로서의 복귀가 참 힘들었던 시기예요. 부정적인 시각들이 너무 많아서 앞뒤 가릴 게 없었어요. '내가 연기만 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이 너무 절절했어요. 그때는 드라마 출연료 얘기도 해 본 적이 없어요. 자존심?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나 혼자였다면 자존심을 지켰을 것 같은데,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엄마 최진실로서 늬들이 태어나기 전에 엄마가 이런이런 배우였다는 걸 아이들한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가장 컸어요.
파마 머리에 꾸질하게 하고 촬영을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저를 몰라보세요. 그러다 한참 후에 '아니 최진실 왜 저렇게 됐어?' 이런 소리들이 들려요. 마음이 아프죠.
하지만 '괜찮아. 뭐 이젠 내가 20대 배우도 아니고, 어쨌든 연기자로서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한데 이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가자. 여기서 되면 내가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도 다 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다잡고 갔죠."
-맹순이가 최진실이라는 배우한테 참 중요한 역할이긴 하지만, 이후 비슷한 역들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어요.
"맞아요, 맞아. 어쩜 그렇게 남편에게 버림들을 받는지."
-지지리 궁상에 남편한테 사랑받지 못하는 아줌마 캐릭터에 갇힌 듯한데, 우려나 불만 없나요?
"불만은 특별히 없었어요. <장밋빛 인생> 초반에는 '이 드라마가 이게 나를 놓고 썼나?' 좀 기분이 나빴어요. 이게 무슨 다큐멘터리도 아니고.(웃음) 문영남 작가 선생님이 써주는 대본을 보면 이게 실제 상황에서 내가 엇비슷하게 했던 대사들이나 생각들인 거예요.
기분 나쁠 정도로 그 상황이나 부분들이 비슷해서 연기를 할 때 정말 많이 몰입을 했어요. 감정이 자제가 안돼서 정말 많이 울었구요.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 속에서 울컥울컥 해요. 연기를 하면서 참 마음이 아팠던 작품이었던 것 같고. 하지만 <장밋빛 인생>이 끝날 즘에는 아 인생이 이런 거구나 배웠어요.
남편, 가정…, 그 안에서 참 불행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구나, 더 많은 것들이 있는데 왜 그걸 못 봤을까 이런 것들. 본인 인생에서도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나쁜 여자, 착한 여자> 같은 경우는 그런 역할을 하려고 한 건 아닌데 그렇게 됐어요.
그런데 2년 내내 그런 역할을 맡다 보니까 제 스스로가 너무너무 우울하고 다운이 되더라구요. 저는 좀 그런 스타일이에요. 지금 홍선희처럼 밝은 역할을 맡으면 생활자체가 홍선희화가 되고, 맹순이처럼 우울모드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굉장히 마음도 아프고 몸도 아프고 그래요. 지금 유쾌한 드라마를 찍으니까 참 많이 웃고, 많이 업돼 있고 그래요."
-이번 드라마도 앞부분까지는 설정이 비슷했는데 걸리지 않았나요?
"그런 건 없었어요. 빨리 남편하고 정리가 돼야 정준호씨나 정웅인씨랑 스캔들이 나죠.(웃음)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아니, 어떻게 남자들이 바람을 안 피우면 드라마가 말이 안 되냐. 요즘 드라마들은 왜 출발이 다 그럴까.' 그러니까 앞으로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살아야 되나 싶어요.
내가 앞으로 어떤 남자를 만나서 또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문제를 제기하지 말며, 의심이 가더라도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살아야 되는 것 같다, 싶어요. 이런 드라마를 계속 찍다 보니까 이제는 이렇게 마음을 내려놓게 되더라구요. 큰일 났어요."
-'줌마렐라' 스토리에 가슴이 뛴다는 중년 여성들이 참 많은데, 어떤 점이 그렇게 어필한 걸까요?
"이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도 그렇게 마음이 설레는데, 정준호씨와 정웅인씨 사이에서 연기를 하는 저는 얼마나 흥분이 되고 행복했겠어요.(웃음) 그동안 드라마에서 이혼이라는 걸 다루면 그 방식은 늘 이혼이 여자의 인생에서 엔딩이라는 걸 보여주는 식이었어요.
그런데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은 엔딩이 아니라 스타트다, 얼마든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걸 너무 밝고 경쾌하게 풀어주셨죠. 그게 너무 좋아요. 물론 그게 너무 쉬워서도 안되겠죠. 지금 우리 대한민국 이혼률이 세계 1위라는데, 저도 이혼은 했지만…, 그래도 그런 부분이 심플하고 경쾌해서 좋아요."
-첫사랑이었던 중년의 이혼녀와 인기스타가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게 참 현실성 없는 얘기인데, 막상 드라마를 보면 가능할 것처럼도 느껴져요. 불가능한 로망의 대리만족이자 실제 가능할 수 있을 것도 같다는 희망을 동시에 준다는 게 이 드라마의 장점 같아요.
"그럼요. 그거 다 느끼는 거죠. 저도 그래요. 내 인생 살면서 이런 날이 올까? 정준호, 정웅인씨랑 촬영이 일찍 끝나서 같이 반주를 한잔 한 적이 있는데, 제가 '에이, 나는 이게 드라마니까 그런 거지 이런 일이 어딨어요?' 그랬어요. 그랬더니 두 남자가 팔짝 뛰면서 '그런 일이 왜 없어요, 선배님. 충분히 가능해요' 그러더라구요.
두 분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하고 있어요. 근데 저는 그분들보다는 미리 한번씩 다 겪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에이, 누가 나를 여자로 봐' 이런 말을 자주 하는데, 그러면 '선배님 왜 그래요! 그런 생각 하지 마세요!'들 그래요. 얼마든지 가능성 있다고 하면 제가 '애가 둘이나 딸렸는데 무슨' 그러죠. 스스로가 왜 자꾸 이렇게 포기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왜 그러세요, 진짜? 재혼 생각 없으세요?
"없어요. 일단 아이들을 키워야 하고, 그 다음에 천천히 생각해봐야죠. 그리고 우리 나이 되면은 뭐 상대가 많나요? 벌써 다 결혼해서 유부남들인데,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 제하고 나면 폭이 아주 좁아요."
-그래도 가능성 자체를 닫아두면 좋은 인연을 놓칠 수가 있잖아요.
"혹시라도 어느날 다가온다면 그건 또 모르겠지만, 지금 내 상황이 싫어서, 외롭다는 이유로 억지로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20대의 최진실이 상상했던 30대, 40대의 최진실은 어땠어요?
"20대에 30대 최진실은 어떤 연기자일까를 생각하면 정말 대책이 없었어요. 살아가면서 감정들이 더 성숙되는 걸 보면서 그런 것들이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구나 싶어요. 예전에 흔히 방송가에서 하는 말이 있었어요. 여자배우들은 이혼을 해봐야 된다고. 20대 때는 그게 무슨 말인가 그랬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구요.
만약에 내가 아무 탈없이 너무 행복한 가정에서 살고 있다면, 지금처럼 이런 감정들을 내가 알까? 다행이다, 연기자로선. 억울한 것도 알아서 다행이고, 엄마로서의 절박함을 알아서 다행이고, 너무 다행스러운 것들이 많아요. 다행스럽게 만들었죠, 스스로가.
저는 지금 제 위치가 너무너무 편안하고 좋아요. 사실 20대에는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너무 관심 속에 있다 보니까, 지금 이효리씨나 젊은 친구들을 보면, 아 정말 피곤하겠다 안쓰러워요.
근데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을 다 거치고 모진 풍파를 거쳐(웃음) 이 자리에 서니까, 웬만한 작품을 할 때는 웬만한 관심을 받고, 작품에서 나왔을 땐 우리 아이들의 엄마로 돌아가 또 천천히 살아갈 수 있고, 이게 적절하기 때문에 너무너무 행복해요.
20대에는 내가 갖지 못했던 감정들을 지금은 가질 수 있고, 연기에 저 스스로 얘기하는 건 그렇지만, 20대보다는 좀 나아진 연기력, 그때는 어떤 장면을 찍을 때 나 스스로가 그 장면이 이해가 안 돼서 그냥그냥 넘긴 장면도 많아요. 그때 연출을 했던 감독님들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늘 연기가 화내거나 웃거나 삐치거나 이것밖에 없었는데. 이런저런 생각들 많이 하죠."
-그런 긍정의 힘 같은 건 어디서 나와요? 성격인가요?
"엄마로서의 힘이 정말 강한 것 같아요. 여자 최진실이었다면 이렇게까지는 안 됐을 텐데 두 아이를 보면 안주할 수가 없다는 것, 가야 한다는 것, 그게 가장 센 거 같아요. 그 다음이 연기자죠. 연기자가 먼저고 엄마가 두 번째일 순 없어요, 저한텐."
-종교 있으세요?
"네. 기독교예요. 어렸을 때부터 가장 급할 때는 하나님을 찾게 되더라구요. 지금은 우리 아이들 때문에 더 열심히 믿고 성경도 보고 그래요. 우리 아이들이 기도를 굉장히 잘 하고요, 저를 대신해서 교회를 꼬박꼬박 나가요. 두 아이가 엄마 기도 많이 해주고.
제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을 때 성경책만 봤어요. 일년 내내. 그리고 친구 이영자씨가 와서 그렇게 기도를 많이 해줬어요. 지금은 하나님이 나를 참 이뻐하시는구나 싶어요. 그때 당시에는 하나님한테 와이(why)밖에 없었거든요. 왜, 나한테 왜 이러십니까, 하나님 도대체 저한테 왜 이러세요.
근데 성경을 자꾸 보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니까 답이 생기면서 '하나님 감사합니다'로 바뀌더라구요. 내 인생에 있어서 이렇게 큰 슬픔을 차라리 남편을 통해서 주시는 게 낫지 아이들을 통해서 줬더라면 전 죽었을 것 같더라구요. 처음에는 '왜 나한테' 이랬는데 일년이 지나고 기도를 하다보니까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되더라구요, 사람이. 그게 자기 최면인지 모르겠지만.(웃음)
최진실은 올 초 아들 환희(7)와 딸 준희(5)의 성(姓)을 전 남편의 성 조씨에서 본인의 성 최씨로 바꾸는 성본변경허가심판을 가정법원에 냈다. 올해부터 호주제가 폐지됨에 따라 친권과 양육권을 갖고 있는 엄마의 성으로 아이들의 이름을 바꾸기 위해서다. 결과는 이달 말 나올 예정.
-그 이유가 짐작되긴 하지만, 그래도 여쭤볼게요.
"아무것도 없어요. 그냥…, 우리 환희가 초등학교 입학을 하는 시점에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전남편의 재혼소식을 들었고, 아이들이 방송을 통해 그걸 봤고."
-전혀 모르셨어요?
"네. 물론 전남편이 돌아올 거라는 생각은 안했지만, 이젠 우리 셋이서 정말 똘똘 뭉쳐서 가야 되니까. 그게 첫번째 이유였어요. 엄마의 독단적인 생각으로 혼자서 한 건 아니고요. 아이 한명 한명을 데리고 물어봤어요. 상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을 다 해줬고. '어떻게 생각하니' 물으니까 아이들 둘 다 '엄마 성으로 살고 싶어요' 그래요.
'그럼 나중에 후회하기 없기다' 셋이서 약속을 했어요. '그래, 그럼 이제 엄마는 아빠이기도 하고 친구이기도 하고 그런 거야. 여기 세계지도가 있는데, 너무너무 넓지? 바다 같지? 우리 셋이서 이제 쪽배를 타고 가는 거다, 같은 이름으로.' 아무것도 아니지만 한 묶음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제가 어떻게 손으로 해를 가릴 수 있어요. 아이들은 자꾸자꾸 커가는데. 내가 아이들을 집안에서만 가둬놓고 키울 수는 없는 건데. 혹시라도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줘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엄마 아빠의 사건으로 인해서 아이들이 상처를 받는 게 싫고 그래요. 혹시라도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라도 누가 '야 너네 엄마 아빠 이런 일 있었다며?'
그러면 여유롭게 웃으면서 '뭐 어때? 엄마 아빠 인생이고, 난 상관 없어' 그런 내성을 키워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래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한테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걸 교육시켰는데, 이제는 '한 번 더 엄마 믿고 따라와라' 그런 마음을 주고 싶었고….
아무 생각 없이 그런 작은 지점에서 출발을 한 게 갑자기 사건이 커져서 당황스러웠어요. 내가 여성운동 하는 사람도 아니고,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큰일 났네. 하지만 괜찮다고 마음을 바꿔먹었어요.
물론 관습이나 전통이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아감에 있어 이혼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놨다면 나머지도 거기에 알맞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놔야지, 왜 이혼 뒤에 살아가는 데는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어 놨을까 싶어요.
남편하고 정말 안 좋게 헤어졌는데 서류 하나 뗄 때마다 전화해서 얼굴 볼 수 없잖아요. 그런 게 너무너무 불편했구요, 매번. 그래서 나 하나 알려진 사람으로 인해 문제가 재해석 되고 잘못된 게 달라질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시대가 달라졌는데, 이건 고쳐야 할 제도는 분명히 고쳐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신 분들은 뿌리가 흔들린다고 뭐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싱글맘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갈 수 있게 제도를 고쳐줘야 되는 건 맞다고 생각을 해요."
-최근 김미화씨는 자녀들 성을 재혼한 남편 성으로 바꿨는데,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보셨어요?
"에이. 최씨 찾으면 되죠, 뭐. 더 좁아지네, 폭이. 저는 우리 아이들을 좀 쿨하게 키우고 싶어요. 엄마와 자식관계에서도, 친구와 친구의 관계에서도. '환희야, 니가 정말 원한다면 엄마가 결혼은 안 하는데, 엄마한테 정말 멋있는 아들은 뭔지 아냐?' 물었어요. '너 만약에 엄마가 남자친구가 생겨서 너한테 소개를 시켜준다면, 너는 그렇게 말해야 되는 거야.
'우리 엄마 울리지 말고 행복하게 해주세요.' 그게 정말 멋있지 않냐?' 그랬더니 '아, 그런 것 같애요, 엄마' 그러더라구요. 그런 식으로 엄마면서 친구이고 싶어요. 저는 아이들한테 '숙제 뭐야?', '공부 뭐 했어?' 이런 건 안 물어 보고 '진짜 친한 친구 몇 명이나 있니?' '여자가 많니 남자가 많니?' 이런 인간관계에 대해 많이 물어봐요."
-싱글맘으로 사는 어려움이란 게 분명히 있을 테고, 아이들로서도 아빠의 빈자리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게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은 조숙해서 아빠 얘기를 잘 안 해요. 얘기하면 엄마한테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지, 너무 씩씩하고 밝고, 오히려 지네들 걱정을 하더라구요. 환희가 얼마 전에 저랑 같이 자다가 부시럭대서 눈을 떴는데 아이가 '엄마, 하나 물어볼 게 있어요' 그러는 거예요. '응, 뭐?' 했더니 '엄마, 제가 나중에 커서 혹시라도 이혼한 여자를 데려오면 어떡하실 거예요', 묻는 거예요.
여덟 살짜리가!(웃음) 순간적으로 마땅한 말이 안 떠오르는데, '야, 그거 엄마잖아. 너가 보기에 엄마 이상해?' 그랬더니 환희가 '아니요. 괜찮아요' 그래요. '니 인생에서 만약에 정말 그 여자를 사랑한다면 할 수 없지. 근데 이왕이면, 이혼한 여자 말고 이혼 안 한 여자가 더 낫지 않겠니?' 그랬어요.(웃음) 제가 여덟 살짜리랑 이런 얘기를 한다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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