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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하늘
 
 
 
카페 게시글
^^---산행 사진---^^ 스크랩 발칸 및 동유럽 여행 ? : 슈니발렌의 본고장인 로멘틱가도의 보석, 로텐부르크
가을하늘 추천 0 조회 120 15.07.20 01:2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여행지 : 발칸반도 및 동구유렵

 

여행일 : ‘14. 10. 19() - 30()

여행국가 :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체코(7개국)

 

여행 열째 날 오전 : 독일의 로텐부르크(Rothenburg)

 

특징 : 독일 남동부 바이에른주()에 있는 작은 도시로서 정식 명칭은 로텐부르크 오프 데어 타우버(Rothenburg ob der Tauber)’. ’타우버 강가의 붉은 성이라는 뜻이다. 줄여서 로텐부르크(Rothenburg)’라고도 한다. 처음 문헌에 등장한 것은 9세기로 로텐부레로라고 표기되어 있다. 호엔슈타우펜왕조(House of Hohenstaufen : 1138 - 1254) 때 지은 요새(要塞)를 중심으로 도시가 발전하였으며, 13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 자유제국도시로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다가 17세기 ‘30년 전쟁이후 쇠퇴하였다. 2차 세계대전 때에는 도시의 40% 정도가 파괴되고 소실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복원돼 중세도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독일에는 수많은 성곽 도시들이 있다. 중세시대에 주변의 공격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튼튼한 성벽들이 지금도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성곽 도시 가운데서도 로텐부르크는 독일의 가장 전형적인 성곽 마을 형태를 갖추고 있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길을 걷다 보면 중세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 착각에 빠진다. '중세의 보석'이라 일컬어지는 이유이다.

 

다음 행선지인 독일의 로텐부르크(Rothenburg)로 가는 길에 하룻밤을 머무른 독일의 작고 한적한 마을 테네스베르그(Tnnesberg)’, 숙소는 마을 성당의 옆에 위치한 ‘hotel und landgasthof wurzer(Add: Marktplatz 12 92723 Tnnesberg TEL: + 49 (0)96 55 257 Fax: + 49 (0)96 55 8133)’을 이용했다. 전체적으로 현대식이라기보다는 옛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엔틱(antique)풍의 호텔이었다. 물론 규모도 크지 않다. 그러나 내부시설은 깔끔했고, 아침식사는 훌륭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내린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동유럽으로 가는 길에 자주 머무는 곳인 듯, 다녀간 흔적들을 여러 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성밖의 주차장에서 내리면 로텐부르크의 성벽(城壁)이 코앞이다. 로텐부르크는 독일 로맨틱가도(Romantische Strasse)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도시다. 로맨틱가도는 독일 중남부의 역사적인 도시 뷔르츠부르크(Wurzburg)에서부터 퓌센(F?ssen)에 이르기까지의 약 350의 길을 일컫는다. 도로를 따라 고풍스럽고 예쁜 도시들이 가득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마을은 단연 로텐부르크라는 것이다.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로맨틱가도의 보석이란다.

 

 

슈피타르 문의 첨탑, 성의 남문의 역할을 하고 있는 17세기 초에 지어진 견고한 요새로 돌아 쌓아올린 성곽의 푸른 이끼가 오랜 세월의 향기를 내품어 주는 것 같다. 로텐부르크를 둘러쌓고 있는 3.4Km의 이 성곽은 이 도시가 번영을 구가하던 13세기 16세기 사이에 지어졌다고 하며, 지금은 신시가와 구시가의 경계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성문(城門)으로 들어서면 곧바로 로텐부르크 시가지이다. 시내는 물론 차량통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튼튼한 두 발을 믿고 천천히 걸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납작한 돌이 깔려 있는 구시가와 성벽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중세도시와 온몸이 하나가 되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내려쬐는 햇볕이 아직은 부담스러운 계절, 산들거리는 바람을 기대하며 중세의 옛 골목을 걷는 기분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플렌라인(Ploenlein), 여행사들의 카탈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풍경으로 왼편에 보이는 탑은 지버스탑(Siebers Tower)’이고, 탑에 딸린 문은 슈피탈문(Spitaltor Gate)’이다. 비록 사진에는 안 나와 있지만 오른쪽에 보이는 골목에는 코보젤문(Kobolzell Gate/Kobolzeller Tower)이 있다. 이곳 삼거리를 작은 장소라는 의미의 플렌라인(Ploenlein)이라 부르며, 이곳의 풍경이 로텐부르크의 풍경을 가장 잘 나타내준다고 한다. 그 풍경은 마치 아기자기한 동화나라 같다. 그것도 중세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동화나라 말이다. 이 도시에서 가장 뛰어난 포토제닉(photogenic) 포인트가 된 이유일 것이다.

 

 

 

로텐부르크에는 수백 년 된 건물들이 즐비하다. 옛날 무역상들이 성을 지나칠 때마다 받은 통행세(通行稅)의 수입으로 번영을 누렸던 역사의 흔적이다. 지극히 독일적이 중세의 건물들이 당시의 영화를 전해준다. 그리고 그런 얘기들을 뒤쫓아 매년 350만 명이나 되는 관광객이 찾아온단다. 길바닥의 보도가 반질반질하게 빛을 발하는 이유일 것이다.

 

 

 

로텐부르크에는 대략 40개 정도의 우물이 있었다고 한다. 그중에서 여행객들로부터 가장 주목을 받은 우물은 뭐니 뭐니 해도 시청사 남쪽 길 건너에 있는 600년이나 된 성 게오르그 분수이다. 분수대의 꼭대기에는 게오르그란 이름을 낳게 한 성 게오르그(St. George)’의 기마상(騎馬像)이 세워져 있다. 로마 황제의 근위대 기사(騎士)였던 게오르그는 로마 영토인 시레나왕국에서 처녀를 잡아먹던 드래곤(Dragon=)을 무찔러 공주를 구하고 그 나라를 기독교로 개종(改宗)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기독교를 박해하던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Gaius aurelius Valerius Diocletianus, 재위 : 284~305)에게 온몸이 찢겨 순교(殉敎)하였다. 이탈리아에선 게오르기우스(Georgius), 영어권에서는 세인트 죠지’, 불어권에서는 생 조루즈로 불리는 3~4세기의 기독교 성인(聖人)이다. 성 게오르그는 이곳 독일에서만 성인으로 추앙 받은 것은 아니다. 유럽 전역은 물론이고, 러시아에서 발칸, 심지어는 아프리카 북부지역까지도 그의 동상을 세워 기념하는 성인이다. 만일 유럽 등을 여행하다가 말을 탄 기사가 용을 찌르고 있는 동상을 보았다면 성 게오르그라고 생각하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사진은 다른 분수의 사진을 포스팅(posting)했다. 무심코 찍은 사진이 떨어 못쓰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중요한 포인트에서는 보통 두 장씩을 찍는데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다.

 

 

뜬금없이 인도풍의 분수(噴水)도 보인다. 이곳을 지나다니던 상인(商人)들 중에는 인도와 교역하던 이들도 있었던 모양이다. ‘헤른가세(Herrngasse)’에서 만날 수 있다.

 

 

 

길을 따라 계속 가다 보면 마르크트 광장(Marktplatz)이 나타나고 이곳에 시청사와 시의원회관이 자리 잡고 있다. 시청사는 14세기에 고딕 양식으로 지어지기 시작해 르네상스 양식으로 완성된 건물이다. 시청사의 볼거리는 62높이의 탑()이다. 200개의 계단을 올라 탑의 꼭대기에 오르면 그림 같은 구시가지 모습이 한눈에 잡힌단다. 녹색의 초원에 붉은색 기와지붕이 마치 동화 속의 세계처럼 펼쳐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망대(展望臺)에 올라가보지를 못했다. 아니 전망대가 있는 줄도 몰랐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했다. 준비해온 내 앎이 그것뿐이니 어쩌겠는가. 오늘도 난 진귀한 구경거리를 놓치는 우()를 범하고 나서야 내 잘못을 깨닫게 된다. 참고로 탑이 있는 하얀 건물은 1250년에 고딕양식으로 지어졌다. 초병들이 보초를 서던 관측소로 지어졌으나 1501년 고딕양식의 쌍둥이 홀이 화재로 파괴된 후, 1572년에 재건되어 현재는 전망대와 화재감시소로 이용되고 있다.

 

 

 

정시가 되자 사람들은 마르크트광장으로 꾸역꾸역 몰려든다. 시의원 회관 벽에 설치된 벽시계가 보여주는 퍼포먼스(performance)를 보기 위해서다. 이 퍼포먼스는 오전 열한 시부터 오후 다섯 시까지 보여주는데 매시 정각이 되면 시계 좌우의 창이 열리고 인형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30년 전쟁당시에 일어났던 사건 하나를 재현한다. 17세기에 일어났던 ‘30년 전쟁(Thirty Years' War)’은 신교(Protestant)와 구교(Catholic)의 전쟁이었다. 당시 이 도시를 점령했던 요한 체르클라에스 틸리는 도시전체를 불태우고 신교도들을 처형하라고 했다 한다. 그때 느슈 시장(市長)이 자비를 구했고, 틸리장군은 기상천외한 제안을 하게 된다. 포도주 한 통(3.25리터였다고 한다)을 단숨에 마시면 명령을 철회하겠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임무를 완수 못할 리는 물론 없다. 포도주를 '원샷'한 시장은 3일 동안이나 인사불성이 됐다는 이야기 이다. 틸리장군이 약속을 지켰음은 물론이다. 그 사건 이후 로텐부르크에서는 매년 6'마이스터트룽크(Meisterrunk)'라는 축제(祝祭)를 열어 당시의 일을 기념한다고 한다. 마이스터트룽크는 '위대한 들이킴'이라는 뜻이란다.

 

 

 

그러나 마르크트 광장의 벽시계는 명성만큼 대단해 보이지는 않는다. 인형들의 동작도 천천히 잔을 기울이는 게 전부다. 어떤 이들은 허접하다고까지 할 정도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찾아드는 사람들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역사의 옷을 입혀 풀어낸 스토리텔링의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르크트광장에서 왼편으로 방향을 틀어 부르크정원으로 향한다. 이 거리의 이름은 헤른가세(Herrngasse)’, ‘가세(gasse)’란 독일어로 좁은 골목길이란 말로 보통 중세도시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헤른가세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그것도 우리나라의 중소도시들이 도로 이름으로 갖다 붙인 대로(大路) 수준으로 말이다.

 

 

 

 

헤른가세(Herrngasse)’를 따라 걷다가 성당(Franziscan Church)을 지나서 왼편으로 돌면 타우버 협곡의 전경과 로텐부르크의 성곽(城郭)이 한눈에 잘 들어오는 장소가 나온다. 긴 성곽을 따라 늘어선 첨탑과 벽돌색 지붕의 건물들, 그리고 성 아래 마을과 타우버 강을 가로지르는 도펠 다리 등이 파스텔화처럼 은은한 색조를 자랑한다. 역광(逆光)으로 인해 비록 또렷하지는 않지만 얼핏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래서 누군가가 이 부근을 로텐부르크의 포토제닉(photogenic) 포인트로 꼽았었나보다.

 

 

 

 

 

 

전망대 근처는 중세풍의 부르크정원(Burggarten)이다. 커다란 나무들과 초록의 잔디, 정원(庭園)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숲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거기다 회색빛 건물들을 더하면 정원은 금방 동화나라로 변해버린다. 아무튼 식물을 사랑하는 독일인들답게 예쁘게 가꾸어 놓았다. 벤치 등을 갖춘 쉼터를 겸하고 있으니 전망만 즐기지 말고 잠시 쉬었다가 가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로텐부르크의 특산품인 슈니발렌이라도 먹으면서 말이다. 참고로 아래 사진의 뒤편에 보이는 아치(arch)형의 문은 마르크트광장에서 연결되는 부르크문이다. 문을 빠져나오면 부르크공원, 계곡을 따라 지어진 로텐부르크 성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조망(眺望) 포인트이다.

 

 

성곽을 빠져나오면 또 다른 산책로가 나타난다. 성벽(城壁) 아래로 난 길은 호젓하기 이를 데가 없다. 그리고 공원으로 잘 가꾸어져 있는데, 성곽의 안쪽과는 또 다른 멋을 보여준다. 빼놓지 말고 걸어봐야 할 코스로 추천하고 싶다.

 

 

 

 

되돌아 나오다보면 뾰족한 첨탑이 치솟은 커다란 건물 하나가 보인다. 바로 로텐부르크를 상징하는 고딕양식의 성 야콥 교회(St. Jakobskirche)’이다. 이 교회는 1331년에 짓기 시작하여 190년이 걸려서야 완공되었다. 그리고 가치를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한 예술 작품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독일 최고의 조각가라고 칭송받는 틸만 리멘슈나이더(Tilman Riemenschneider)의 나무 조각 작품인 '최후의 만찬'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고 한다. 1505년에 조각된 이 작품은 각 인물의 섬세한 묘사도 뛰어나지만, 특히 두 천사가 받치고 있는 금박의 십자가에 예수의 피가 들어갔다고 전해지는 수정이 박혀 있어 주목을 받는다. 또한 겟세마네에서 예수가 기도하는 장면을 재현해 놓았는데, 거칠고 소박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인물들과 예수의 시선 위쪽으로 하나님을 묘사한 것이 눈길을 끈다. 이 밖에도 프란체스코 제단 등 15세기의 여러 제단과 5500개의 파이프로 된 오르간 등을 내부에 갖추고 있다.

 

 

 

널찍한 돌바닥과 성벽에 낀 푸른 이끼 그리고 붉은 지붕 등이 빚어내는 로텐부르크, 자갈길을 걸으며 고딕, 르네상스, 그리고 바로크 양식의 집들과 분수를 감상하다 보면 혹시 시간이 멈춰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이토록 예쁘고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마을을 돌아다니는데 크리스마스트리(Christmas tree)를 문 앞에 세워 놓은 가게가 눈에 띈다. 이곳 로젠부르크가 슈니발렌(Schneeballen)의 원산지이다. 그리고 어찌 보면 슈니발렌의 생김새는 크리스마스트리에 매다는 장식품을 닮기도 했다. 슈니발렌을 파는 가게인가 하고 들여다보다가 면세(tax free)품 보석을 파는 가게인 것을 알고 실소를 짓고 만다. 엉뚱한 상상력이 너무 멀리 가있었던 모양이다. 하긴 로젠부르크와 슈니발렌의 관계가 그만큼 돈독하다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누군가 그랬다. 로텐부르크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것이 있다고. 바로 전통 과자 슈니발렌(Schneeballen)이다. 최근 국내에도 슈니발렌 전문점들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역시 원조는 로텐부르크의 슈니발렌이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슈니발렌을 파는 가게들이 유난히도 자주 눈에 띈다. 그러고 보니 이곳 로텐부르크 지방의 전통과자가 바로 슈니발렌이 아니겠는가. 슈니발렌은 ''을 뜻하는 슈니와 '뭉치다'를 뜻하는 발렌이 합쳐진 단어로 '눈덩이'를 뜻한다고 한다. 둥그렇고 귀엽게 생긴 것이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 같기도 하고 종이를 뭉쳐 만든 장미꽃 같기도 하다. 한편 겉 표면에다 하얀 슈거 파우더(sugar powder)를 많이 뿌려 먹어서 영어로는 'snow ball'이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8-10cm 정도 크기의 둥그런 공모양인 슈니발렌은 페이스트리(pastry : 밀가루 반죽 사이에 유지를 넣어 결을 내 구운 빵)이다. 밀가루에 달걀, 설탕, 버터, 크림 등을 넣어 만든 반죽을 길게 늘려 독특한 모양으로 굴리거나 잘라 뭉쳐 만든 후, 이것을 튀겨내면 동글동글한 슈니발렌이 완성된다. 슈니발렌은 먹는 방법도 특이하다. 망치로 부숴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슈니발렌은 속이 비어 있는 과자가 아니라 안에까지 꽁꽁 뭉쳐 있기 때문에 그냥 먹기에는 조금 딱딱할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우리부부는 손으로 그냥 부셔가면서 먹었다. 하긴 그래야 이동 중에도 먹을 수 있을 테지만.

 

 

 

로텐부르크는 성 야곱교회를 위시해서 시청사 그리고 타워나 게이트 등 볼거리로 넘치는 도시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을 하나만 꼽으라면 난 망설임 없이 독일식 전통 목조주택을 들 것이다. 그만큼 이색적인 풍경으로 내 마음속에 각인 되었다는 얘기이다. 하긴 누군가가 그랬다. 독일 남부나 프랑스의 알자스지방에도 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으나 여기처럼 아름다우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곳은 없다고 말이다. 연수를 겸해서 독일을 거의 한 바퀴 다 돌아본바 있는 내 기억도 주저 없이 그의 말에 공감을 표한다.

 

 

마르크트광장(Marktplatz)’에서 이번에는 반대방향으로 진행해본다. 마르크트탑(Markus tower)과 뢰더문(Roder arch)을 보기 위해서이다. 납작한 돌이 깔려있는 골목길을 걷다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마치 중세로 돌아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난 지금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거나 아닐까?

 

 

마르쿠스탑(Markus tower), 도시가 형성되던 초기인 1172년에 지어진 것으로 성곽(城郭)을 확장하기 전 처음으로 성이 수축되었을 당시의 성벽에 설치되었던 문()이다. 성곽을 외곽으로 확장할 때 성벽을 허물었지만 이 문은 그대로 남겨두어 아직까지 로텐부르크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남아있다. 옆에 보이는 회색 건물은 뷔텔하우스(Buttelhaus), 1250년에 건축되어 1510년에 개축되었는데, 1945년에 전쟁으로 파괴되었다가 1959년에 보수되었다. 1960년부터는 문서실로 사용되고 있는데, 원래는 감옥이었단다.

 

 

 

뢰더문(Roder arch)’은 목하(目下) 수리 중, 여행시기가 비수기(겨울철)이다보니 가끔 이런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비수기를 이용해서 관광대상 시설을 보수하는 것이다.

 

 

거리에서 만난 인형, 1년 내내 크리스마스 선물을 판매하고 있는 전문매장이라는 캐테 볼파르트(K?the Wohlfahrt)’를 찾으러 다니다가 만났다. 덕분에 우리부부는 이 사진 한 장으로 위안을 삼고 인형박물관의 구경을 포기한다. 주어진 시간이 별로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부부인 K?the WohlfahrtWilhelm에 의해 1964년에 설립된 캐테 볼파르트(K?the Wohlfahrt)’는 독일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미국 등에 50개 이상의 매장을 열고 있는데, 매장 안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촛불, 장난감 병정 등 여러 가지 상품도 있지만, 박물관도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꼭 들리고 싶어 하는 곳이다.

 

 

 

구시가는 아기자기하고 고풍스러운 주택들이 거리에 죽 늘어서 있다. 동화 속 마을을 보는 듯 잘 단장된 느낌이다. 기념품 상점과 카페, 레스토랑 등은 꽃으로 장식된 건물에 자리 잡아 편안한 느낌을 주고 귀여운 간판들도 많다. 로텐부르크를 왜 로맨틱가도의 보석이라 부르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성의 윗부분이 지붕으로 씌워진 성벽은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적의 침입을 막아야하는 원래의 목적에 충실하게 높이 쌓아올린 성벽의 위 안쪽에다 길을 만들고 감시망을 두었다.

 

 

로텐부르크는 전통을 유지하고 중세풍의 도시를 보존하기 위해 외관에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네온사인은 허가하고 있지 않으며 간판도 반드시 옛 형태로 달아야한다고 한다. 또한 현대식 창문은 허용되지 않으며 독일의 전형적인 십자무늬만 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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