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939 홍예진 창작시 제출

[홍예진]

               병아리 

                                         홍예진

아이가 티비 앞에 앉아있다.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나운서의 어둡고 낮은 음조가 마룻바닥에 녹진히 젖어들었다.

세상의 소리가 마룻바닥 아래로 흘러들었다.

여수 산단에서 폭발사고로 3명 경상

광명 주유소 옆 비닐하우스 화재, 15명 사망

가평 폭우로 인한 급류에 휩쓸린 세 남성 결국 사망

뉴스가 꺼졌다. 

니가 죽음을 아냐는 엄마의 날카로운 음성으로

세상에 소리가 멈췄다.

아저씨 죽어본 적 있어요?

아저씨 엄마는 내가 너무 어리대요

나는 너무 어려서 죽음을 모른대요

그래서 나는 슬픔을 알지 못한대요

아저씨도 그렇게 생각해요? 

충남 천안 어린이집에서 화재발생, 인명피해는 없어…

근데 나는 죽음이 뭔지 알아요.

오늘 학교 앞에서 죽은 병아리를 봤어요.

고양이에게 목덜미가 물려 검은 피를 토하고 있는 병아리요. 

아스팔트 바닥 위에 병아리를 걱정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어요.

병아리 한 마리하고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