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진실버스' 출발…"특별법 제정이 아이들 미래 지키는 것"
[ 시민언론민들레 |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 ] 2023.03.27 14:09
이태원 유가족, 다음 달 5일까지 13개 지역 순회
출근길 서명전, 추모문화제 등서 직접 시민 만나
"대통령 아무런 대응 하지 않아…국민 관심 간절"
이태원참사 특별법 제정…5만 명 이상 서명 절실
27일 서울시청 앞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앞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 협의회,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10·29 진실버스' 출발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실버스는 대전, 전주, 울산, 부산, 창원, 제주 등 전국의 13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2023.3.27. 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5개월이 되어가지만 사고 발생 당시 상황과 직후 대응 등 진상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별수사본부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아 윗선 책임 규명에 실패했으며, 국회 국정조사도 집권 여당의 방해로 반쪽짜리에 그쳤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참사 책임에 대해 사실상 인정하지 않으면서 유가족의 공식사과나 면담 요청에 불응하고 있다. 이에 유가족들이 직접 전국에 있는 시민들을 만나 진상규명을 위한 지지와 연대를 직접 호소하기로 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27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10·29 진실버스'를 타고 전국을 순회한다. 유가족들은 지역 거점에서 출근 서명전, 간담회, 거리행진, 기자회견, 시민문화제 등을 열고 시민들을 만나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설치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국민동의청원에 서명해줄 것을 호소할 예정이다.
이날 유가족들은 진실버스를 타기 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의 도움을 간청했다.
고 이주영 씨 아버지인 이정민 유가협 부대표는 지난 24일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사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고 울먹인 사실은 언급하며, "저희 희생자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그렇게 하늘로 떠났다. 그런데 왜 대통령은 저희 희생자들에게는 와서 그렇게 애도를 해주지 않는 것이냐. 왜 죽은 자들마저 갈라치기하는 것이냐"고 외쳤다.
이 부대표는 "숱하게 대통령에게 만나달라고 호소하고 또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응답해주지 않고 있다"며 "아무런 대응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저희는 오늘 이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간곡히 호소하기 위해서, 저희의 간절한 호소를 외치기 위해서 전국을 10일 동안 순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 여러분께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고, 과연 이들이 왜 이렇게 간절하게 목소리 높이고 억울함을 호소하는지 들어봐주시라"고 호소했다.
고 박가영 씨 어머니 최성미 씨는 "지난 주 진실버스 여정을 위해 짐을 싸면서 너무나 부대껴 짐을 쌌다 풀었다를 반복했다. 살아있는 딸과 꽃 구경을 가도 모자랄 판에 진실버스가 웬말이냐 싶어 무너지다가도 아이의 억울함에 다시금 짐을 싸게 됐다"며 "세월호 참사때 가영이와 팽목항에서 한 대화가 생각난다. 잘 봐둬라, 기억해라, 정치가 저급해지면 너희들의 미래가 뺏기는 거라고 가영이에게 이야기해줬다. 하지만 이야기만 하고 행동하지 못한 결과, 우리 아이들을 뺏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다시 되찾아야 한다. 여러분이 서명에 동참하시는 것이 여러분 아이의 미래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호소했다.
유가족들과 시민대책회의 소속 활동가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진실버스에 탑승해 첫 순회지인 인천을 방문한다. 유가족들은 이날 인천을 시작으로 청주·전주·정읍·광주·창원·부산·진주·제주·대구·대전·수원을 순회한 뒤, 다시 서울로 돌아와 서울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서울시청 앞 광장 분향소까지 행진을 하고 시민들과 함께 '10·29 이태원 참사 추모 촛불 문화제' '시민추모대회'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각 지역 순회에는 지역에 있는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 소속 지역단체들도 동참할 예정이다.
현장에 나가기 어려울 경우 국민동의청원 누리집(http://bit.ly/ItaewonDisasterAct)에서도 참여할 수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청원은 30일 이내에 100명이 찬성하면 요건 심사 뒤 공개되고, 공개된 지 30일 이내에 5만 명의 동의를 받으면 접수된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에 관한 청원 다음 달 23일까지 진행되며,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2만 2000여 명의 국민이 청원에 동의했다.
27일 서울시청 앞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앞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 협의회, 시민대책회의 관계자 등이 '10.29 이태원 참사 진실버스 출발 기자회견'을 하고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23.3.27. 연합뉴스
다음은 10·29 진실버스 세부일정.
◆1일차(3월 27일)
△서울
10:00 서울시청 광장, 출발 기자회견
△인천
13:30 인천터미널 사거리, 인천지역 기자회견 및 서명캠페인, 피케팅
15:00 인천겨레하나 대강당, 인천지역 시민사회 간담회
17:30 인천터미널 사거리, 퇴근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9:00 구월동 로데오광장, 시민문화제
◆2일차(3월 28일)
△청주
08:00 분평사거리, 아침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0:00 충북본부 대회의실, 노조 단위 간담회
11:30 충북대 중문, 점심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4:00 충북도청 서문, 시민사회 간담회
16:30 성안길, 퇴근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3일차(3월 29일)
△전주·정읍(일부 정읍 방문)
08:00 종합경기장 사거리, 출근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2:00 한옥마을(경기전), 서명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6:00 종합경기장 사거리, 퇴근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8:34 전주 분향소, 시민문화제
◆4일차(3월 30일)
△광주
07:30 장동로터리, 출근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0:00 전일빌딩 시민마루, 지역 간담회
11:00 기자회견
13:30 동·남구 푸른길,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6:00 수창초~도청광장, 거리 행진
18:30 회화나무숲 또는 광장, 시민문화제
◆5일차(3월 31일)
△창원
07:30 경남도청, 출근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0:50 한국지엠창원지회, 사업장 서명캠페인(이후 간담회)
11:50 현대로템, 사업장 서명캠페인(이후 간담회)
14:00 교육청, 교육감 간담회
15:30 지역본부, 퇴근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7:00 창원병원, 퇴근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6일차(4월 1일)
△부산
10:00 부산시민사회 간담회
13:00 부산시민공원, 점심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6:00 서면 태화 쥬디스, 오후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7:00 서면 태화 쥬디스 , 촛불집회 참가
◆7일차(4월 2일)
△진주
10:30 시민사회 간담회
14:00 시내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6:30 IC근처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제주
10:00 제주시청, 제주 4·3 민중항쟁 75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발언
◆8일차(4월 3일)
△대구
08:00 범어네거리, 출근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1:00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 기자회견
14:00 동대구역,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7:30 중앙파출소(동성로),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9:00 중앙파출소(동성로), 문화제
◆9일차(4월 4일)
△대전
08:00 시청역 인근, 아침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1:00 시청 북문, 세월호 기억주간 및 이태원참사 기자회견
12:00 시청역, 점심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4:00 휴식 및 간담회
18:00 은하수네거리,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9:00 은하수네거리, 문화제
◆10일차
△수원
08:00 수원역, 아침 서명캠페인 및 피케팅
10:30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경기지역 간담회
12:00 수원 올림픽공원, 경기 소녀상 추모문화제
△서울
16:00 이태원역 1번 출구, 약식 기자회견
16:30 시민행진(이태원역~서울광장, 서울역 경유)
18:30 서울시청광장, 시민분향소 도착
19:00 서울시청광장, 159일 추모문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