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학기가 개강한지도 벌써 한주가 지났다. 이번 학기에도 6과목을 수강하여 실습을 포함하여 주당 26시간의 수업을 하는데 선박관리학, 천문향해학, 손상복원학, 안전특론, 선박특론, 그리고 자기기구론이 그 마지막과목이다. 선박관리는 해운법과 노동법 등 배의 등록과 운용에 필요한 각종 허가와 선원고용 등 관련 법규에 대한 것이고, 손상복원은 배의 일부 격벽에 침수가 발생했을 때의 복원력계산에 대한 내용이며, 안전특론은 국제해상충돌방지 규약에 대한 판례를 포함한 상황판단이고, 선박특론은 선박을 구성하는 엔진, 프로펠러, 조향타 등의 비교로 엔진의 경우 외연인 증기기관부터 내연 가스터빈까지 장단점과 선형별 적용 등을 공부하며, 자기기구는 원양향해에 가장 기본이 되는 자기캠퍼스와 관련된 세부 내용을 다룬다.
그중 가장 흥미로는 과목은 단연 천문향해학인데 시간과 공간에 따라 위치가 달라보이는 항성을 이용하여 낮에는 태양, 밤에는 황도를 따라 늘어선 12궁도의 주요 항성의 상대위치를 관측하여 관측지점의 위치를 판단하는 것이다. 항성은 말그대로 위치가 바뀌지 않는 별이라는 뜻이지만 사실 지구가 자전과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공전을 하고 태양도 은하계를 중심으로 공전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이동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날짜별로 관측하고 변동되는 것을 예측하여 매년 연감을 발행한다. 그러한 연감을 사용하여 시간에 따라 위치가 달라 보이는 항성을 통해 관측지점의 위치를 알 수있다. 연감에는 해와 달은 물론 에리스를 포함한 58개의 항성, 금성부터 토성까지의 행성의 날자별 위치가 표시되있다.
천문은 선박과 같이 이동하는 경우 위치를 파악하는 필수 수단인데 GPS가 상용화된 이후에도 장비고장이나 위성장애 등을 대비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우선 별이 보이면 관측지와의 경도차이를 측정하고 연감에서 별의 우주좌표계에서의 경도(SHA)와 우주좌표계의 기준점인 양자리의 경도(GHA)를 사용하여 관측지의 경도(LHA)를 계산한다. 태양은 가까워서 시간단위로 위치가 변동하므로 이를 활용하여 위도의 계산이 가능하지만 다른 별은 상당히 멀리 있기 때문에 대신 북반구에서는 북극성의 수평좌표상 고도를 이용하여 관측지의 위도를 결정한다. 여기서 양자리는 2천년전에 천문학이 이러한 개념을 도입했을 때 황도가 춘분점을 지나는 위치에 있었지만 태양의 은하계 공전에 따라 100년에 1.5도씩 빠른 위치가 되어 지금은 약 30도 정도나 차이가 나고있다. 아래는 천문향해학의 필수인 향해연감, 2010년10월31일의 시간대별 양자리(Aries)의 경도 그리고 월별로 지나가는 황도대의 절반(처녀자리부터 물고기자리까지). 329 330 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