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주차장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아녜스 언니 " ~
저쪽에서 한 여인이 걸어오고 있다.
누구더라.. 낯이 익은 듯하다.
나의 알듯 모를듯한 표정을 읽은 듯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Gloria라고 했다.
그래.. 생각난다.
요가할 때 맨 중간 자리를 고집하고
나보다는 나이가 어려
나에게 "언니"라는 호칭을 쌌었다.
어쩌다 서로의 전화번호를 교환했는지 기억은 없는데
가끔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 같다.
3년 정도 요가를 하면서 내게 가장 잘 맞는 운동이라
생각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사를 하면서
요가 클래스도 끝이 났다.
" 언니, 못 알아볼 뻔했어. 살이 많이 쪘네 "
" 그렇지? 살이 쪘지?"
"언니 운동 안 해? 걷기라고 하지 ~"
" 틈나는 대로 걸으려고 해 "
" 밤에 뭐 먹으면 안 돼 "
" 안 먹어 "
"그런데 왜 살이 쪄"
" 몰라 ~ 그래서 억울해 , 하하 "
" 나이 들면 얼굴 살이 많이 빠지는데 언니는 통통하다 "
" 우리 집안이 원래 그래. 그래도 주름이 많아 "
" 그래 언니 ~ 주름도 많아졌다 "
요가 반에 있을 때 글로리아는 나보다 더 통통하고
얼굴도 더 컸던 것 같은데 오늘 본 그녀는 배도
안 나오고 얼굴도 작아졌다.
우리는 한 8년만에 만난것 같다고 했다 .
"언니. 여기서 골프 쳐?"
" 응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와 ~"
" 썸 있어? 나는 일을 하니까 일찍 나오기도 하고
아는 사람도 없다 보니 썸이 없어 ~"
"나는 고정적으로 치는 사람들이 있어."
" 혹시 자리 비면 나 좀 불러줘 "
"그래 그러면 되겠다. 골프는 잘 쳐?"
" 응 그런대로 쳐 언니는?"
" 나는 뭐 ~ 그렇지 ,잘 못 쳐 ~"
골프 하는 사람 중에 그녀처럼 말하면
골프를 굉장히 잘하는 사람이다.
"언니, 전화번호 줘 봐 "
내가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불러주니
글로리아가 전화를 해 보았다 .
그녀의 전화목록에 내가 있고
내 것 에도 그녀 번호가 저장되어 있다.
아직도 오후 다섯 시에 문을 여는 일식집을 하고 있고
두 아들은 결혼을 했단다 .
나보고는 아직도 손자 봐주냐고 물었다.
요가 교실을 그만둘 때 그 이유를 말했나 보다.
시간이 없어서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는데 오후에 메시지가 왔다.
가끔 내 생각을 했는데 오늘 만나서 너무
좋았단다.
골프도 같이 하면 좋겠고 나랑 연락하며
지내고 싶다고 했다.
나도 만나서 반가웠고 또 만나자 했다.
내가 그동안 살쪘다고 ,
얼굴도 통통한데 주름도 있다고 말한 그녀가
왠지 밉지는 않다.
나는 절대 그렇지 말하지 않는다.
적당히 상대방 좋아하는 말을 해 주고
자랑 같은 것은 좀 숨겨 둔다.
나와는 다른 그녀의 솔직함이 부러웠다 .
진짜 골프도 나보다 잘하나?
한번 같이 쳐 봐야겠다.
Gloria!
내가 골프 실력은 뭐 그저 그렇지만
홀인원 다섯 번인 언니란다.
그런 사람 또 있으면 나와 보라 해!!
이말은 하지 앟았다 . 하하하
< 수필방에 글이 뜸해서 웃자고 글 올렸습니다 >
첫댓글 속으로 하는 소심한 복수지만
통쾌합니다. ㅎㅎㅎ
같이 한 게임해서 꼭 눌러주세요~
홀인원 다섯 번!
다시 생각해도 놀랍습니다.
자랑할게 없으니 매일 홀인원 이야기죠 .
이제 그만하고 다른 자랑거리 만들려고요 .
언제 한 게임 해야죠 .ㅎㅎ
Gloria.너무 솔직한 그녀네요.ㅎ
전 절대로 저런 말 못 합니다.
상대방이 들어서 기분 나쁘겠다
싶은 말은 안 하려고 합니다.ㅎ
아녜스 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아마 이베리아님과 같은 과 인것 같아요.
그게 꼭 좋은 성격은 아니지요?
저는 가끔 사실을 말해 주는 사람도 좋습니다 .
인정 할 것은 인정하거든요 .
살이 찐것도 맞아요 .ㅎㅎ
가끔 생각도 하고 만나서 너무 좋았다는
그 분께 좋은 기억으로 자리하셨던가 봐요..
저는 골프채 잡아 본적도 없지만
홀인원 다섯 번이라니
조용한 꽃사랑 아줌마의 반전 매력
파워플한 아녜스님이세요.
글로리아가 친구가 없다고 했던거같아요.
제가 은근히 마당발이 되어가네요 ,ㅎㅎ
예술 하시는 분들은 운동하고는 좀 거리가
멀은듯 하더군요.
반전이 저의 본 모습이랍니다.
Gloria동생 좋아요
그리고
"홀인원 다섯 번"
안 하시길
참 잘했어요
" 언니, 못 알아볼 뻔했어.
살이 많이 쪘네 "
가식 없는
순수한 둘만의 인연이
아름다운 관계로
이어지질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많이 호들갑스럽지 않은 글로리아 인데
그렇게 말 할때는 진심이지요 .
조금 재미있는 이야기라 써 보았습니다.
골프로 한번 붙어 보려고요 .ㅎㅎ
홀 인원 다섯번.....에 엄청 놀랐어요.
멀리 계시니 초대도 못하겠고. .
함께 늙어가며 좋은 관계 되실듯 해요.
새로이 누굴 사귀기도 힘든 나이인데.번호까지 서로 저장되어 있으면야.골프 실력으로 기를 한번 꽉 눌러주시고. 예쁜 동생으로 대해 주면 되시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커쇼님도 골프 하시면 아시지요?
홀인원이 운빨이라는거요 .ㅎㅎ
저는 골프를 잘 하진 못합니다 .
자주 하다 보니 별 샷이 다 나오지요.
그중에 하나가 홀인원이고요 .
가끔 웃기려고 그 이야기 합니다 .
저쪽 방에 커쇼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
댓글은 못하고있지만 제 취향의 글이라
빼 놓지 않습니다 .
여자들끼리 얼마든지 그런 대화를
별 부담없이 할 나이이긴 합니다.
젊었을 때 보다는 열린 마음이기도 하겠지요.
그런 소소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펼치는
이야기가 재미있기도 해요.
수필방에 글이 오르지 않으면
많은 걱정이 됩니다.
아녜스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콩꽃님의 글에 동의 합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기 좋다 말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글로리아는 진심을 말 한거지요 .
변방에서 느껴지는 요즘 수필방의 분위기가
너무 한가한것 같아 가벼운 글 하나
올렸습니다 . 콩꽃님 마음을 제가 알듯
제 마음도 콩꽃님이 아시는것 같아요.
울아녜스님의 포용력이 겉으로 환히 나타나 보이니 그런 말을 했을겁니다. ^^♡
요가 할때보다 살이 쪘습니다 .
마음이 많이 편해져서 그렇다고
변명을 합니다 .
수피님 여름 잘 보내세요.
아녜스님. 골프도 잘하시군요.
나는 골프장에는 한번도 못 가보았는데,
골프를 잘 하신다니 부럽습니다.
이곳은 골프하기에 좋은 조건입니다 .
골프를 하면 미용에는 큰 지장이
와서 그게 제일 문제지요.
저는 열심히 사시는 푸른비님이
부럽습니다 .
너무 솔직한 그녀가 조금 얄밉기도 하네요 ㅎ
저는 그렇게 말 할 용기는 없네요
상대방이 들어서 기분 안좋은 말은
안하게 되니까요
그녀의 성격 때문 일까요..
ㅎㅎㅎ
그렇지요?
아무리 살이 좀 쪘기로 그렇게 꼭 말을...
그녀가 너무 반가워 하니 미운 맘보다는
고맙더라고요 . 다행히도 ...
공항에 출근하면서 '자네도 이제 늙는구먼' 이란
인사말에 흠칫 놀란 적이 많습니다.
그 말은, 그동안은 네가 조금 젊어보였으나 이젠
똑같이 늘어가는구나 하는 솔직한 표현임에도
조금 놀랐던 건 욕심 탓이었겠지요.
그녀 역시 별 생각없이 한 말일 거라생각합니다.
앵커리지님 다시 방학 들어가셨나 했습니다 .ㅎㅎ
그런데 요즘 제가 많이 듣던 이야기라서
이젠 별로 속상하지도 않습니다 .
무슨 수를 내긴 내야 할텐데요 .
걱정도 말로만 하니 이것참 ....
@아녜스 휘유... 그러게나 말입니다.
돌려 차기(?)를 해도 못 알아듣고, 정면으로
들이대도 모르니 이를 어쩐답니까.
@앵커리지 옆방에 가서 앵커리지님 글 읽고 왔습니다 .
댓글은 마음으로 썼습니다 .
수필방 떠나시진 마시고 가끔 들여다 봐 주세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7.15 16:35
너무 솔직한것도 조금은 결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기왕이면 듣기 좋게 말해주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홀인원을 다섯번이나 하셨다니 정말 실력자시네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아 보인다
그런 표현을 말하지요.
어떻게 보면 솔직해서 좋은점도 있어요.
일반적으로 직설적인 사람들은 친구가 많이
없더군요.
홀인원은 저에게는 절대 실력이 아닙니다 .
그저 운이었을 뿐이지요 .
재미있게 써 볼려고 했는데 자랑 이었나봐요
ㅎㅎㅎ
솔직한 사람이
참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또 안그럴 수도 있는데..서로 따뜻한 마음이 배경으로 작동한다면
오랜친구로 남을 겁니다~~^^
아~~
친구는 안 될것 같아요.
가끔 안부는 주고 받는 사이라면 모를까..
다음주 화요일에 골프 같이 하려고 합니다 .
누가 누가 잘하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