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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재명에겐 방탄조끼 대통령에겐 흉기
제22대 국회가 5일 개원(開院)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개원이 아니다. 여당 국민의힘이 불참한 채 국회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우격다짐으로 끌고 가는 ‘반쪽 국회’로 파행 운영됐기 때문이다. 제헌국회 이후 집권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국회가 개원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국회의장에 우원식, 부의장에는 이학영을 뽑았다. 국민의힘은 자당 몫 부의장 후보를 지명하지 않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운영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 3개 상임위원장을 놓고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회의가 파행을 빚으면서 이날 국회 개원식조차 열리지 않았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까지 포함한 192석을 무기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원 구성 협상이 7일까지 타결되지 않으면,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18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한다. 우원식도 장단을 맞추고 있다. 우원식은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서 승리한 후 "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라며 "의장의 권한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22대 국회는 앞으로 4년 동안 온갖 파행과 변칙을 선보일 전망이다. 이런 사태의 중심에 선 것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이다. 자신을 옥죄는 사법 절차를 무력화하고, 국회를 자신의 방탄과 집권을 위한 도구로 동원하는 것이다. 건국 이래 헌정질서가 이렇게 유린당하고 모욕당한 사례가 없다.
이재명의 속셈은 법사위 장악에서 잘 드러난다. 법사위 소관 기관은 법무부와 검찰·법원·공수처·감사원 등이다. 법사위는 이 기관들에 자료를 요구하거나 국회로 불러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수사와 재판에 대해 검찰총장과 법원행정처장에게 추궁할 수 있다. 대통령과 정부 인사의 탄핵 소추와 각종 특검도 주관한다. 법사위가 이재명에게는 방탄조끼, 대통령과 여당에게는 흉기가 되는 셈이다.
민주당은 법사위 간사로 김승원을 내정했고, 정청래·서영교·김용민·장경태 등 강경파를 배치했다. 김승원은 자기 당 출신 국회의장이 언론중재법을 상정하지 않자 ‘GSGG’라고 욕했던 자다. 이들이 국회를 얼마나 막장으로 몰고 갈지 아득할 뿐이다. 이들이 저지르는 헌정 파괴 후유증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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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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