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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의 찬미
김우진 :: 정동화
윤심덕 :: 최수진
사내 :: 정민
초연때부터 재미있게 봤던 뮤지컬 사의 찬미를 보고 왔어요.
사의 찬미는 초연 재연때 글루미데이즈라는 타이틀로 공연됐었는데,
이번에는 극중 윤심덕의 노래인 사의 찬미로 바꾸어 올라왔네요.
사의 찬미는 1926년 8월 4일 일본 시모노세키를 떠나 부산으로 향하던 도쿠주마루호에서
몸을 던진 두 남녀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남녀는 바로 천재극작가 김우진과 가수 윤심덕이다.
극작가와 음악가가 한 떨기 꽃이 되어 세상 시비 던져두고 끝없는 물나라로…
“지난 삼일 오후 열한시에 하관을 떠나 부산으로 향한 관부연락선 덕수환이
사일 오전 네시경에 대마도 엽흘 지날 즈음에 양장을 한 녀자 한 명과 중년 신사 한 명이
서로 껴안고 갑판으로 돌연히 바다에 몸을 던져 자살을 하엿는데
즉시 배를 멈추고 수색하엿스나 그 정족을 찻지 못하엿스며
그 선객 명부에는 남자는 전남 목포시 북교동 김수산(30),
녀자는 경성부 서대문뎡 이뎡목 이백 칠십삼범디 윤수선이라 하엿스나
그것은 본명이 아니요 남자는 김우진이요, 녀자는 윤심덕이엿스며 ,
유류품으로는 윤심덕의 돈지갑에 현금 일백사십원과 장식품이 잇섯고
김우진의 것으로는 현금 이십원과 금시계가 드러 이섯는데
련락선에서 조선사람이 정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더라”
-1926년 8월5일 동아일보 발췌 (출처 : 플레이DB 작품소개)
무대는 관부연락선 도쿠주마루의 선실이기도 하고 김우진의 작업실이기도 하다.
와세다 유학생이던 김우진은 어느날 조선인 유학생이라는 낯선 사내를 만나게 된다.
암울한 조국의 현실과 무기력한 부르주아 유학생들의 모습에 어울리기를 꺼려하던 김우진은 이내 사내와 절친이 된다.
그리고 그의 이끌림인지 우연인지 도쿄음대로 유학온 자유분방한 신여성 윤심덕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우진은 사내와 함께 고국에서 올릴 연극 희곡을 흐고 있고 윤심덕이 무대에 오르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우진의 뜻과는 달리 사내에 의해 희곡의 결말은 제멋대로 바뀌게 되고
뭔지 모를 불안을 느낀 우진은 사내를 멀리하려 한다.
게다가 사내는 심덕을 향해 진심인지 모를 추파를 던진다. 더욱 불안해지는 우진.
사내가 바꿔버린 희곡의 결말대로 자신과 심덕의 앞일이 벌어질 거라고 믿게 된 우진은
사내에게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어디에나 그가 맴도는 듯하다.
8월 4일 관부연락선 도쿠주마루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작품은 8월 4일 배 안에서 일어난 사건들과 1921년 우진과 사내, 심덕의 만남부터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된다.
하지만 내용이 헷갈리지는 않는다. 스릴러 같은 분위기가 여름 저녁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정동화, 최수진, 정민 배우 캐미가 상당히 마음에 드는데, 정민 배우는 초연때부터 사내를 연기해왔으니 두말할 필요가 없다. 동화 배우와 수진 배우는 가창력과 연기력이 뛰어나서 노래도 연기도 참 좋았다.
우진과는 키 차이가 많이 나는 정민 배우가 연기하는 사내가 주는 위압감이 뮤지컬 사위 찬미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본다면 또 정민 사내로 볼 예정.
작품이 상연되는 대명문화공장 1관은 시야가 탁 트여서 관람하기 참 좋은 거 같다.
자리가 중간블록 중간쯤 통로 옆이었는데 가리는 것도 없고 무대에 선 배우와 눈 높이가 비슷해서 관람하기 참 좋았다.
너무 앞쪽 좌석보다는 단차가 있는 7, 8열 뒤가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