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삼성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관련 보도가 있었습니다.
외야수 3자리+1루수와 DH자리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에 대해
류중일 감독이 크게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죠.
아닌게 아니라, 고민이 되기는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리는 5개인데 선수는 7명이거든요.
고만고만 전력의 애매한 반쪽짜리 선수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라인이 구자욱-박한이-배영섭-박해민-채태인-최형우-이승엽이거든요.
장타력이나 큰 경기 경험 등을 고려해 최형우LF 채태인1B 이승엽DH라인을 짠다면
구자욱 박한이 배영섭 박해민 중에서 2명이 벤치에 앉아야 합니다
구자욱 박해민은 올 시즌 1-2번을 맡아 팀을 소위 '하드캐리' 했던 선수들이고
박한이는 대표적인 가을남자, 그리고 배영섭은 삼성이 전략적으로 육성한 차세대 리드오프죠
쉽게 말해서, [쉬어야 할 만한] 선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부 벤치에 앉기는 아깝거든요
2루수는 47홈런의 외국인타자 나바로
유격수는 9번타자인데도 마치 1번타자 같은 김상수
3루수는 .321에 26홈런 116타점을 찍은 강타자 박석민이고
포수라인에서도 별다른 약점이 보이지 않는 팀인데
외야-1루-DH라인에 저런 선수들이 있는 것입니다.
장타력이 있고 달리기가 빠른데 수비력이 강한 타자들
심지어 전부 '눈야구'가 가능해서 상대 투수들로 하여금 공을 많이 던지게 하는 선수들이죠
흔히 야구팬들은 응원팀 포지션에서 어떤 선수가 더 좋을까 고민할때
A는 공격이 좋은데 수비가 별로 VS B는 수비가 좋은데 공격이 별로라는 이유로 고민 합니다
A의 수비가 나아지기를, B의 공격이 강화되기를 기대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삼성 팬들의 고민은 그 시각이 조금 다릅니다
구자욱 박한이 배영섭 박해민 채태인 중에서 2명을 빼야 하는 고민이니까요
막말로 최형우를 빼도, 이승엽을 빼도 선발 라인업 명단이 별로 이상하지 않습니다.
과거 삼성은, 효율적인 투자 보다는 [돈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 그런 느낌이 많았죠
심정수-박진만을 영입해 경쟁팀 현대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얻기도 했고
장원삼을 영입하면서 도덕적인 면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고요
하지만 지금 삼성 전력의 큰 부분은 2000년대 초반부터 과감히 이뤄진 개혁과 투자의 결실이라고 봅니다
우동균과 이영욱이 성장하지 못했지만, 정형식이 팬들을 실망시켰지만
그래도 그 자리에 배영섭 박해민 구자욱이 꾸준히 등장하는 선수층
그리고 그 선수층을 만들어낸 삼성의 시스템 말입니다
유망주 군단 [조원수박차]가 기대와 달랐으나 그래도 차우찬이 살아 남았고
권오준의 불꽃이 오래되지 못했지만 그 공백을 권혁이 막았고
쌍권총의 뒤는 정현욱이, 정현욱의 뒤는 안지만이, 그의 뒤를 다시 심창민이 이어주기도 했지요
저는 삼성의 그런 시스템과, 시스템 아래서 나온 두꺼운 선수층이 참 부럽습니다
내가 응원하는 팀도, 미래에는 꼭 그런 모습을 갖추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포지션에 누구를 내보내야 할 지 고민할 때
정말 남들이 부러워할 수준 만큼의 고민을 하는 팀이 되어서 말입니다.
첫댓글 진짜...부럽네여...주먹구구식 운영이 아닌...체계적인 관리와 육성...
아 심하게 부럽네요 ㅠㅠ
선수층이 다른팀과 넘사벽이죠. 엔씨가 삼성과 비스무리하게 따라간게 별다른 부상없이 9명의 라인업을 거의1년내내돌았기에 가능했던거지 선수들의 능력은 차이가많이난다고봅니다
이글스에게도 이런 고민을 할 날이 오겠지요~
그랬군요......
전 삼성 투수진만큼은 조만간무너질것으러 보입니다 차우찬제외하면 다 30대가 넘습니다 임창용도 언제까지 던질지모르죠
저두 같은생각입니다 조만간 무너집니다 삼성투수진은 . .
나이가 많아서 다들
한 통합 8연패까지만 하고 그후 무너질듯
지금 투수진으로는 최소 2년, 맥스 3년일겁니다..
다만 삼성 특성상 내부자원이 부족하면 외부자원을 끌어다 쓰고 그 동안 다시 키우겠죠..
예전 김응룡 감독님 시절부터 해오던 방법이죠..
구자욱 박해민..요런선수들이 벤치에 앉을지도 모른다니...정말 부럽군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