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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만, 순전히 이 글을 통해서만 카네기 작전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독자 있음 함 손들어봐봐. 과연 카네기 작전이란 무엇이길래, 꼭지에 붙은 빌딩 호텔에만 걸린단 말이더냐. 아아... 대체 무슨 꼭지이기에 돈이 붙고 운도 좋단 말인가.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라고 자꾸 연상되는 것 보니 본 기자의 동심도 이미 끝장난 듯. 흠흠... 왜 하필 이름이 꼭지냐?
하여튼, 이것만 보고 카네기 작전의 실체를 알 수는 절대 없다. 돋보기를 들이대고 바닥에 그려진 말판을 샅샅히 디벼보았으나, 꼭지가 돈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만 부각되고 있을 뿐,
'왜', 그리고 '어떻게'가 몽조리 생략되어버렸다 하겠다. 물론, 차차 말하겠지만 이건 부루마불 가난뱅이용에서 일이다. 뭐 어쨌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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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걸려서 백만원 뜯겨 주머니에 달랑 오만원 남은 상황에서, 출발지점을 돌아 20만원 월급 받아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가, 씨바 타이페이에 호텔 지은 거 밟아서 그 알량한 돈 이십오만원 홀랑 뜯기게 생겼던 그 와중에, 본 기자 마음 속에서 절규했더란다. “씨바~ 포오드 작전 쓰고싶어!”
하하... 그러나, 아무리 눈 씻고 읽어봐도, 당최 그 포오드 작전이 뭔지 알아야 써먹든 말든 하지. 궁금증만 잔뜩 키워놓고 일언반구 설명 없는 씨앗사에 대해 분노를 삭이며, 조심조심 황금열쇠만 밟으며 전진하던 본 기자, 기어이 그놈의 시드니에 걸려 110만원을 내지 못해 뉴욕을 팔고 말았으니, 돌이켜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그립지도 않은 어린 날의 기억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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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설명서를 샅샅히 뒤져도 나오지 않건만, 당시 울 동네에선 '같은 색깔 한 놈이 싹쓸면 돈 두배 먹기'라는, 심히 고스톱스러운 룰을 적용하고 있어서, 본 기자 또한 링컨 작전이 이것이려니 하고 이해했던 바 있다. 헌데, 그렇담 왜 넘1은 '미련하게'라는, 결코 긍정적이지 못한 술어를 사용하면서까지 링컨 작전의 의의를 평가절하했던 것일까? 혹시 이것은 상대방의 독점을 막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은 아니었을까? 에이, 넘어가자.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게 아니었다. 본 기자는 부르마블을 누리며 사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 아리송 애매까리한 작전을 모르고 살고 있을 줄 알았던 거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모든 탑 씨크릿들이, 부자용 부루마불인 정품에는 그야말로 천연덕스럽게 공개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파랑새를 찾아 온 세계를 돌아다니다가, 집에 돌아와보니 새장 안에 있는 것을 봐버린 치르치르의 기분이 바로 이렇게 엿같지 않았을까. 미치르가 '어머, 오빠. 파랑새는 집 안에 있었어. 우리의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나봐. 그치?'라고 할 때, 담배 한 모금 비둘기처럼 날려보내며 '후우... 허무한듸?'라고 했을법한 그런 기분.
그 만행의 현장, 니들 눈으로 보도록 하자.
자료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도저히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이상한 사내의 기괴한 케리커쳐가 하나 위에 떡 하니 버티고 있고, 그 밑에는 또 그놈의 교양을 위해 역사적 배경도 붙어있고, 젤 밑에 가장 중요한 '작전설명'이 첨부되어있다. 하나하나 디벼보자.
카네기 작전 : 미국의 철강왕 카네기는 세계 제1차 대전을 치르는 동안 여러 가지 사업중에서도 철강업이 크게 각광을 받을 것을 예측하고 철강업에 집중투자하여 노력한 결과 크게 성공하여 세계 제1의 철강왕이 되었습니다. 작전 : 전반전을 거치는 동안 여러사람이 자주 통행하는 곳이 어느 곳인가를 알아 두었다가 후반전에 그 지역에 빌딩이나 호텔을 집중적으로 지으세요. |
... 알 수 없었다. 그래, 인정한다. 알 수 없었고, 졸라 알고 싶었다. 근데 이거 알아봐야 별 쓸모 없었을 것이라는 거, 왜 너네 그 영화 아냐, '그냥 파봤어'라고, 땅 존나리 파서 그 속에 누가 묻어둔 돈을 꺼내는데, 지폐가 몽조리 썩어있던 그 영화 말이다. 그냥... 파봤다...
허무한 마음을 추스르고, 포오드 작전.
포오드 작전 : 미국의 자동차업계를 주름잡는 포오드씨는 낡은 자동차 모양이 인기를 얻어 판매액수가 덜어지자 재빨리 멋진 최신형 자동차(무스탕)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그 결과 자동차는 날개 돋힌 듯이 팔려 큰 성공을 거두었던 것입니다. 작전 : 상대방의 말이 자기의 증서에 가까이 오면 재빨리 다른 곳의 건물을 팔아 그 앞쪽에 호텔을 지어 놓으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아, 물론 그렇습니다. 상대방이 지나갈 곳에 내 건물이 있다면, 왜 돈을 못 벌겠습니까? 거 참 이상하군요. 사람들은 왜 그렇게 돈을 못 벌어서 안달인 것일까요? 씨바다...
그래도 꾹 참고, 링컨 작전.
링컨 작전 : 정직하고 근면했던 링컨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노예해방을 호소했으나 남부사람들이 반대하여 남북전쟁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여러 지역에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남부군대를 많은 군인과 대포를 모아 강하게 만든 북부의 군대를 동원하여 한 군데씩 점령하여 결국은 산만하게 흩어졌던 남군을 격파하고 미국을 평정시켰습니다. 작전 : 가지고 있는 증서 중에서 유력한 곳만 골라 집중적으로 빌딩이나 호텔을 지은 후 기다린다. 세계 곳곳에 별장 한 채씩 짓는 방법보다 몇 지역에 뭉쳐 짓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다. |
그렇다. 물론 효과적이다. 그런데 대체 누가 부루마블하면서 세계 곳곳에 별장 한 채씩 짓는 방법을 사용했더란 말이냐? 그렇게 했던 사람 있다면 과감하게 멜 쌔려봐라. 너의 승률이 가히 궁금하도다.
그러나, 그 실체가 아무리 허접했다 치더라손, 가르쳐주고 안 가르쳐주고의 차이는 참으로 큰 것 아니었는가. 어쩐지, 친척집에 부루마불 럭셔리판 있는 놈 치고, 부루마불 못하는 놈이 없더라. 씨바...
그런데... 이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도 또 있더라 이거야. 본 기자가 정녕 '빈부격차'라고 토달고 싶은 것은, 씨바, 부르마블의 돈이다. 돈.
돈의 크기가 더 크다, 혹은 종이 질이 좋다 나쁘다 이런걸로 토달고 싶진 않다.
문제는, 정말 황당해서 손가락이 안 움직인다만, 정말 요만큼의 거짓도 안 보태고 세계 최초로 밝히는 이 부루마불의 진실은, 부르마블 럭셔리판에 돈이 더 많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난 첨에 잘못 세보고 이천원짜리에 돈이 더 많이 든 줄 알았다만, 세상이 어디 그렇게 만만하더냐. 천원짜리 오천원짜리, 서민용에는 스물 두장씩 들어있는데, 로얄 부루마불에는 서른장씩 들었다. 이거 알아내고 나서, 본 기자, 나의 유년기가 모조리 사기인 듯한 착각까지 들어 버렸다.
가난뱅이
부르마블과 부자 부르마블의 실제 지폐 크기 비교
가난뱅이 버전의
지폐는 딱지처럼 붙어 있어서 떼서 써야 한다.
요건
가난뱅이 부르마블의 건물. 씨바 종이로...
왼쪽부터 별장, 빌딩, 호텔.
실제 크기는
이보다 더 작다.
돈 없는 놈들이 무 김치 먹을 때, 돈 많은 놈들은 산삼김치 먹고
있듯이, 통화량이 경제 규모에 비해 극히 딸려 위조지폐를 생산하며
부루마불을 했던 나의 눈물 뒤에는, 씨바 천원짜리 삼십장씩 들고 희희낙락하는
부자집 아이들의 즐거움이 있었던 것이다. 우어어어~~~ 나 다시 돌아갈래~~~~
비싼 것과 싸구려는
서로 차별화되어야 소비자 입장에서 해피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같은 부루마불이면 적어도 같은 양의 돈을 지급하는 정도의 상도덕은
지켜줘야 하는게 아니었을까. 못사는 동네 애들도 카네기 작전으로
양 꼭지에 주렁주렁 돈을 매달고 다닐 권리는 있지 않을까. 온갖 잡스러운
상념이 골통 속에 휘돌고 있다만, 여러 이유 다 접어두자. 더 비참해질
따름이다. 아, 참 마지막 한마디.
딴지에선 그래도 니들에게 부루마블 디럭스를 팔고 있다. 서민형 부루마블로 점철되어 있는 어린 시절의 아픈 상처, 이제 다 잊으시라. 아아... 세계를 돌고 돌면... 작고작은 한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