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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수업 끝나고 춤추자 ! 유튜브 채널 ‘현길쌤의 두둠칫’ 채널을 운영하는 이현길 선생님. 학교 수업이 6교시까지 모두 끝난 오후 3시, 정문 앞에 올망졸망 핀 코스 모스의 인사를 받으며 경기도 파주 두포리에 위치한 파평초등학교에 들어 섰다. 아담한 운동장에 남아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간질이고, 교정 뒤로 우아하게 펼쳐진 파평산이 와락 안겨왔다. 길손의 걸음도 쉬게 하는 목가적 풍경을 벗 삼은 이곳 파평초등학교는 종종 학생과 교사가 함 께 들판 길을 거닐며 느긋이 아침 산책을 즐기는 평온한 배움터다. 학년당 한 반, 전교생이 90여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의 평화를 깨는 유일한 학급이 있다. 칠판 옆 게시판에 '두둠칫! 흥겨운 우리 반'이라는 푯 말을 걸어둔 6학년 1반이다. 6학년 1반 교실에서는 최신 유행하는 아이돌 가수의 인기곡이 자주 흘러나온다. 아이들이 방과 후에 남아서 K팝에 맞춰 춤을 추는 귀여운 일탈의 현장인데 주동자는 다름 아닌 담임교사 이현길(4 1)이다. "수업 준비로 바빠서 자주 추진 못하지만 가급적 일주일 넘기지 않 으려고 해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거든요"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엔 '춤추 기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사실 저예요'라고 쓰여 있다. 이현길 선생님은 30초 내외로 K팝의 하이라이트 댄스를 따라 추고 그 모 습을 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리는 일명 '댄스챌린지'를 반 제자들과 즐기 는 괴짜 교사로 유명하다. 작년 겨울부터 그가 자신의 유튜브에 공개한 챌 린지 영상은 악동뮤지션의 <러브리>, 엔시티 유의 <배기 진스> 같은 최 신 인기곡을 비롯해 70여 개에 달한다. 명색이 춤 실력이 돋보여야 하는 댄스 영상이건만 화면 속 선생과 아이들은 어쩐지 춤은 뒷전처럼 보인다. 동작이 서로 맞지 않아도 깔깔, 순서를 까먹어도 깔깔, 움직임이 어설퍼도 깔깔. 함께 모여 움직이며 노는 것만으로 마냥 재밌어하는 못 말리는 춤꾼 들의 웃음소리는 교실 문을 넘어 '랜선'을 타고 방방곡곡 퍼져 나가는 중이 다. 학교폭력, 교권 침해 등의 이슈로 교육계 분위기가 침체한 요즘, 사제 간이 친구처럼 어우러지는 이 화합의 현장은 교사와 학생이 화목한 학교 는 어떤 곳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춤은 사실 아이들과 제 행복을 위한 수단이에요. 춤을 추면서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지고 즐거움의 시너지가 생기거든요. 반 아이들의 성격도 달라 졌어요. 학년 초에는 쉬는 시간이 돼도 가만히 앉아 책만 읽을 정도로 내 성적이었는데 지금은 영상 제작에 필요한 의견도 내고 서로 춤을 가르쳐 주기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임해요. 덩달아 수업 시간에도 열심히 떠드는 아이들이 되었지만 크게 제지하진 않아요. 조용한 교실보다 아이들이 밝게 자라는 반이 됐으면 좋겠거든요." 아이들의 성장에 보탬이 된다면 무엇이든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에서 댄스 챌린지를 시작한 지 어느덧 2년째.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제자들과 함께 춤을 춰온 지는 17년, 교직 생활 경력과 같다. 경인교대를 졸업한 후 교사 로 부임하자마자 그의 유별난 취미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자칫 불량한 행 실로 보일지 모를 춤을 초등생 제자들과 즐기겠다고 결심했을 정도로 그 의 열정은 남달랐지만 부임 초기에는 춤을 진정으로 즐기지 못했다. 지금 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선보이지 않고 교실에서만 추고 끝났는데도 동작이 매끄럽지 못하면 불만이 생겼다. 자연히 춤을 곧잘 추는 아이들만 불러 모 았고 '몸치'인 아이들은 어차피 춤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애써 외면했다. "생각해보면 저는 항상 날 선 태도로 춤을 대했어요. 대학 시절에 댄스동 아리에 들어가 활동했을 때도 멋진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커서 매번 조바심이 났죠. '저 친구는 왜 자꾸 실수를 하지? 난 이 부분이 왜 이 렇게 안 될까?' 하고요. 실력 좋은 사람과 추고 싶은 욕심만 커졌고 그 욕 심을 선생이 된 후에도 버리지 못했던 거죠." 조금이라도 멋있게 추고 싶은 선생님의 간절한 맘을 알 리 없는 아이들은 그저 재밌게 놀기 바빴다. 박자가 틀려도, 팔다리가 예쁘게 움직이지 않아 도 아이들은 창피해하거나 속상해하지 않고 웃었다. 춤이 주는 흥겨움에만 온전히 몰입하는 동심에 서서히 물든 그 역시 더 이상 겉모양에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칼군무가 아니어도 괜찮고, 아이들의 몸짓이 우스꽝스러우면 오히려 더욱 즐겁다. 예전이라면 '어떻게 가르쳐야 화면에 멋지게 담길까' 하고 고민하며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지금은 아무 계산 없이 리듬에 몸 을 맡기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 이현길 교사다. 6학년 1반의 교훈은 '나 너, 우리'다. 아이들이 높은 자존감과 자신감을 길러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선생님의 뜻이 녹아있다. 그가 늘 가슴속에 새기는 자신만의 교육 철학이 있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 생도 행복하다.' 이에 비춰보면 이제껏 그의 가르침 속에서 성장한 학생들 은 훗날 초등학교 시절을 삶의 따뜻했던 한 페이지로 기억할 것이 분명하 다. 이현길 교사는 춤을 출 때 제일 기쁜 사람이니 말이다. 어떤 이는 그가 제자들과 추는 댄스를 단순히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취미로 보겠지 만 그렇지 않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이던 유년 시절의 그에게 처음으로 자 신감을 심어준 것이 바로 춤이기에 그에게 춤은 큰 의미를 지닌다. "초등학생 시절에 저는 체격도 왜소하고 말수가 적어 친구들과 쉽게 어울 리지 못했어요. 그러다 3학년 장기 자랑 시간에 우연히 춤을 췄는데 친구 들과 선생님이 엄청 칭찬해주는 거예요. 나도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 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 들었어요. 그 뒤로 기회가 생길 때마다 춤을 추고 싶어서 엉덩이가 들썩들썩했죠."라고 말하는 그는 아직도 강한 비트가 들 려오면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손끝까지 감각이 살아나는 기분에 휩싸인다. 춤을 출수록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비로소 뚜렷해지는 느낌이 짙어지니 그는 멈출 수가 없다. "춤이 아니었다면 교사가 되지 못한 채 지금쯤 어디선가 방황하고 있었을 지 몰라요. 교대에 입학하고 나서 학업에 영 흥미를 느끼지 못해 수능을 다시 치르려고 했을 때 딱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댄스 동아리 '인트 로'였거든요. 친구, 선배들과 춤추는 즐거움을 포기해야 하니 고민스러웠 죠. 결국 학업을 계속 이어가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어요." 정식 교사가 된 후 얼마 정도 지나서였을까. 자신의 춤 실력과 욕구를 마 음껏 발휘하고 싶어 한동안 무대를 찾아다닌 적이 있다. 교사들끼리 모인 댄스 동호회에도 들어가고 대회에도 참가해봤지만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 이 휑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그저 가수를 따라 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 듯 한 초라한 감정이 원인이었다. 오직 제자들과 춤출 때 선 생으로서의 자존감이 높아진다는 것을 확신한 그는 이제 더 이상 무대를 찾아 헤매지 않는다. 전용 무대는 초등학교 교실, 팬클럽은 전 국민인 댄스 그룹 '이현길과 아이들'의 센터가 그가 가장 빛나는 자리다. 온전히 '춤추 는 교사'로서. "저와 춤추는 동안 아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잊지 않는 법을 배웠으면 해요. '선생님은 어른인데 아직도 애들처럼 춤추고 노네? 나도 나중에 커서 내가 즐거운 일을 해야겠다.' 실제로 아이들의 꿈이 춤을 추면서 바뀌어요. 가령, 학년 초에는 장래 희망이 단순히 의사, 변호사였다가 시 쓰는 의사, 햄버거 맛있게 만드는 변호사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추가하죠. 제가 교사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이에요." /이현길/ 이현길 교사의 유튜브 채널 '현길쌤의 두둠칫' 6학년 교실에서 교사와 제자들의 유쾌 발랄한 댄스 무대가 펼쳐진다. 완벽하지 않아 더 빛나는 이들의 춤은 꾸밈없는 미소를 선사한다.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을냄새 가득나는 첼로, 바이올린&피아노 연주🍁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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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고우신 걸음으로
다녀가심에 감사합니다~
일교차 큰 요즘
보온에 유의하시어
몸도 마음도 따듯한
나날들되세요
~^^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얘들아, 수업 끝나고 춤추자
감사히 담아 갑니다
고맙습니다^^
반갑습니다
다녀가신 흔적
감사합니다~
오늘도 새희망 새출발로
뜻깊은 하루 이어지시길
소망합니다~
핑크하트 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