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1931.2.1 ~ 2007.4.23)사망
연합뉴스(07. 04. 23)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타계
옛 소련의 몰락을 촉진하고 민주 러시아를 출범시킨 보리스 옐친 러시아 초대 대통령이
23일 7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오랫동안 심장질환을 앓아온 옐친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45분
(현지시각) 관상혈관계 이상으로 모스크바 중앙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러시아 대통령 주치의가
인테르팍스 통신에 밝혔다.
옐친 전 대통령은 1991년 러시아 초대 대통령 당선직후 발생한 강경 보수 군부.공산주의자 세력의
쿠데타에 맞서 쿠데타군의 탱크위에 직접 뛰어올라가 온몸으로 이들의 체제 전복시도를 저지함으로써
러시아 민주주의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옛소련의 마지막 대통령이자 옐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쟁자이기도 했던 미하일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국의 위대한 공과를 함께한 옐친 전 대통령의 가족들에게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조의를 나타냈다.
미 백악관도 옐친 전 대통령을 "러시아역사에 있어 격변과 도전의 시기에 활약한 역사적 인물"이라고
치하하고 옐친 전대통령의 미망인과 가족, 러시아국민에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도 "러시아역사에 있어 중요한 시기에 활약한 탁월한 인물"이라고 치하하고 옐친
전 대통령의 타계에 슬픔을 나타냈다.
1931년 우랄산맥 근처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출생한 옐친 전 대통령은 건설엔지니어를 거쳐
공산당에 입당해 정치에 입문했으며 1989년 3월 모스크바에서 90% 가까운 압도적 지지로
소련인민대의원에 당선, 정계에 화려하게 복귀한 후
1991년 6월 러시아 공화국 최초의 직선 대통령이 됐다.
그는 역사적 격변기에 소련의 주축인 러시아 대통령에 선출된 후 공산당 보수파의 쿠데타를
무산시키면서 결국 소련을 붕괴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러시아에 시장경제와 복수정당제, 언론자유, 사유재산,여행자유화등 민주제도를 도입하고
외국투자 자유화등 서구식 시장경제를 지향했다.
옐친 전 대통령은 그러나 소련 붕괴와 민주 러시아 출범의 공로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로의
전환과정에서 국유산업을 헐값에 민영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대외적으로도
체첸 전쟁의 실패등으로 러시아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1993년 의사당을 점거한 반대파의 무장봉기를 탱크를 앞세워 무력진압하고1994년에는
체첸전쟁을 시작하는등 반대파에 대한 강경진압으로 국내외 비난을 초래했다.
러시아는 그의 재임시절 시장경제로의 체제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민소득이 75%나하락하고
영양상태 부족으로 인구가 200만이나 줄어드는등 무능과 실정을 지적받아왔다.
옐친 전 대통령은 과도한 음주로 재임기간에도 심장질환을 앓는 등 건강 악화와 개혁작업의 부진,
94-96년 체첸공화국과의 전쟁 패배, 98년 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따른 국채 모라토리엄 선언 등
경제위기로 통솔력을 급격히 상실했다.
그는 대외적으로도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 국제질서의 '다극화'를 외치면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팽창에 맞서는 한편 이란, 이라크등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는 임기를 수개월 앞둔 지난 1999년 12월31일 전격사임을 선언하고 당시 후계자로 지목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현 대통령)에게 권한을 이양했다. 옐친 전 대통령은 퇴임후 모스크바 근교
바르비하 별장에서 사냥과 운동, 독서등으로 소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나이나 여사와 사이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한겨레(07. 04. 24) 냉전종식의 주인공…‘세기의 풍운아’ 가다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연방 대통령은 소련 붕괴와 냉전 종식이라는 세계사적 격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를 주도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세계질서가 만들어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옐친은 무엇보다 20세기 냉전체제의 한 축인 소련의 ‘숨통’을 끊은 인물이다. 1990년 5월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소련의) 15개 공화국의 평등 및 독립을 지지한다”고 선언해, 1917년 볼셰비키
혁명과 22년 소련연방 출범에 따라 성립한 소련에 ‘사망 선고’를 내린다. 급진개혁과 반부패가 그의
슬로건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1934년 ‘반체제 선동’죄로 3년을 복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아들이 소련 체제를 종식시켰다는 점도 흥미롭다.
옐친한테 날개를 달아준 것은 역설적으로 그의 정적들이다. 소련 해체에 반발하는 강경 보수파는
1991년 8월 수도 모스크바에서 쿠데타를 일으켰고, 옐친은 쿠데타군의 탱크에 올라서서 ‘민주주의’를
지키자고 시민들한테 호소해 60시간 만에 쿠데타 세력을 좌초시켰다. 이 사건으로 ‘개혁 동지’였던
고르바초프는 뒤로 밀리고, 옐친은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옐친은 그 해 12월 발트 3국과
그루지야를 제외하고 독립국가연합(CIS)를 창설하면서 소련을 완전히 붕괴시켰다.
이런 주도권을 바탕으로 1999년 12월31일 사임할 때까지 최고권력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은 당시 그가 총리로 낙점한 인물이다.
그가 러시아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확립했다며 칭송하는 이들도 있다.
에듀아르드 셰바르드나제 전 그루지야 대통령(전 소련 외무장관)은 옐친의 사망 소식에
“옐친은 개혁가이자 민주주의자였다”고 말했고, 푸틴대통령은 옐친의 부인 나이나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했다.
그러나 재임 기간에 그의 행적은 쿠데타 기도를 꺾었을 때의 카리스마적 이미지를 갉아먹고도 남는
것이었다. 급격한 체제 와해와 자본주의 체제로의 이행은 1990년대에 러시아 경제의 생산력을 소련
붕괴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재앙을 불렀다.
국유재산은 권력과 결탁한 과두재벌(올리가르히)들한테 헐값에 불하됐다.
부패와 정치 불안은 러시아 사회를 무법상태로 몰고갔고, 러시아인들의 불만도 커져갔다.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서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혁명 이후 가장 실패한 지도자로
꼽혔고, 지지도는 2%에 그쳤다. 체첸 독립운동 세력을 진압하는 전쟁을 벌인 것도 막대한 인명살상과
치안 불안을 불러오고,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이미지를 크게 떨어뜨린 일로 꼽힌다.
옐친은 또 알코올에 강한 의존성을 보이며 정상외교 현장에서도 실수를 범하는 등 기행을 일삼아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대외정책에서는 지나치게 미국을 추종한다는 비판을 받았다.(이본영 기자)
뉴스링크: Boris Yeltsin
오늘 새벽 사망한 보리스 옐친에 대한 글이 워싱턴 포스트에 떴더군요.
말년엔 "그의 퇴임이 러시아 국민에게 주는 21세기 선물이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희화화됐었지만 러시아에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도입한 그에게 서방측은 전체적으로 호의적인 눈길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T-72 위에 설 수 있었던 용기는 평가해 줄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용기가 러시아 역사에 미친 영향도 적지 않았고요.
하지만 정치인으로서 그를 평가하자면 잘해야 B- 정도, 박하게 준다면 D학점 정도를 줄 수밖에 없지 않나 합니다. 소련 붕괴 과정에서의 위치 선정은 가히 인자기를 뺨칠 수준이었지만, 소련 대통령이 된 이후의 그의 치적은 너무나 초라하니까요. 인구와 국민소득은 감소했고 군사력은 형편없는 수준으로 추락했고 내전 하나 진압 못해서 체면도 떨어질 대로 떨어지게 됐지요. 국가 경제는 올리가르흐들이 장악한 정실 자본주의, 도둑 자본주의 체제로 변해버렸지요.
위와 같은 문제들에 비하면 사설에서 지적하고 있는 러시아 민주주의의 손상과 같은 것들은 오히려 사소해 보입니다. 뭐, 제가 아직도 박통이 주입한 "닥치고 먹여주기"라는 천박한 가치관에 지배받고 있어서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기사에서도 지적했듯이, 가장 아이러니컬한 것은 KGB가 이끄는 쿠데타를 저지함으로써 권좌에 올랐던 그가 말년에는 KGB 출신인 푸틴을 후계자로 지명했다는 사실입니다. 푸틴은 그 뒤 현재까지 7년의 재임기간 동안 러시아의 민주주의 시계를 뒤로 후퇴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지요. 현실정치의 세계는 너무나 냉혹하고 가끔씩은 잔인한 것 같습니다. / 옮긴 글
< 그가 가장 빛났던 때. 1991년 KGB 쿠데타 당시
탱크 위에서 연설하는 보리스 옐친의 모습입니다. >
< 소련의 해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던 유명한 삿대질 장면입니다.
그가 가장 잘 나갔던 때가 아닐까요. ^^ > /옮긴 글
시간이 지나면 배꼽만 보일까 봐 파이로 저장해 둡니다..^^*
인생무상,.-.-=..어쨌튼 한 세상에서 살던 사람,..좋은 곳으로 가시길,...- 뎀 -
첫댓글 그래요.좋은곳으로 가시길......
...^^*..송화님께.. / -.-....보리스 옐친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