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밝히던 교회 주차장 조명이 잠을 잔다.
안전장치가 뽑힌 것 같은 느낌에 늦은 밤 교회로 갔다.
어둠 속에 흰색 진돗개 밀크가 선명하게 맞이하는 순간,
녀석이 우당탕 코너로 달려갔다.
핸드폰 조명으로 살피니 주먹 만 한 두꺼비 한 마리가 뻗어 있다.
내 몫의 마무리를 끝내고 잠자고 있는 조명을 깨웠다.
낮에 온 방역 업체가 스위치를 내렸는데 타이머에 반응이 없어
사다리에 올라가 확인했다.
타이머 붙잡고 시간을 당겼다.
지난 시간을 뒤로 하니 환해졌다.
아침 햇살에 발걸음도 가볍게 교회로 향했다.
하지만 처참한 현장은 낫 빛을 어둡게 하였다.
두꺼비 독에 밀크의 변과 분비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일주일간 물청소 금지인데 어쩔 수 없이 락스를 뿌려 물청소를 했다.
눈치 보는 밀크에게 사료를 주었다.
교회 내부는 ‘아나이’가 목재를 갉아 먹어 내상이 크다.
하루라도 빨리 업체를 불렀어야 했다.
만약 2층 예배당으로 올라갔다면 강대상 무너질 판이다.
교회 전체를 덮은 살충제 냄새와
바닥에 흔적들,
당분간 지저분해도 참아야 한다.
멀쩡해 보여도 썩어버린 목재처럼
화려한 겉이 아닌 내면을 봐야 한다.
두꺼비 독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진돗개는
더럽고 추해 보여도 생명은 귀하다.
사도행전 10장 이방인 고넬료에게 성령이 임했다.
화려한 겉이 아닌,
몸부림치는 자에게 성령의 조명이 비친다.
잠자고 있는 조명을 깨우자.
지난 간 시간은 뒤로하고
시간을 달려 천국을 깨우자.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