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신자가 되려면...아빠소네 이야기
들어서면 안온함이 느껴지는 풍수원성당
"성당에 다니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죠?"
교회에 다니고 싶으면 교회에 나가면 되고, 성당에 다니고 싶으면 성당에 나가면 되...ㄹ까?
맞는 말이긴 한데 너무 무책임한 말이다. 교회에 나가고 싶어도 아는 지인을 따라서 나가는
게 대부분이고, 성당 역시 기존 신자들의 소개나 추천을 받아 따라 나가는게 일반적인
방법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낯선동네에 아는 사람이 없을때 새롭게 천주교 신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우리 어머니 예를 들어 간단하게 소개해 본다.
옛날분들 다 그렇듯이 젊었을때 부모님이나 어른들 따라 석가탄신일날 등 밝히러 먼 산에
있는 절에 몇번 다녀보신거 말고 딱히 신앙이나 믿음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어머니는 결혼
이후 힘든 시집살이와, 가정에 소홀한 아버지, 6남매의 육아와 교육을 홀로 떠맡으시며
힘든 일을 많이도 겪어오셨다. 그시대 수많은 어머니들이 다들 그렇게 사셨듯, 때로는
삶을 포기하고 싶은 충동도 느끼며 삶에 대한 회한도 깊어질 무렵 새로 이사온 광주 염주동
이라는 동네에서 어느날 길을 가다가 공터에 처진 대형천막을 보셨다고 한다.
행정지명상 광주시 서구 화정동에 속해있는 동네였던 염주동은 당시에 신개발 지역으로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새성전 건립을 추진할 시기였다. 성당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당시
1980년대 말에는 교구에서 땅을 지원하고, 건축비는 신자들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새성당
을 지었다고 한다. 그때도 교구에서 마련해준 땅은 있었으나, 돈이 없어 임시로 천막을
치고 성당을 운영하였고, 헌금, 바자회 등으로 건축비용을 조금씩 마련해서 건물을 짓고
빚을 갚어 나갔다.
어머니는 그 천막이 임시성당이란걸 알게됐고, 마음의 평안을 얻을수 있을까 싶어 나가고
싶었는데 도무지 어떻게 신자가 되는건지, 그냥 아무때나 불쑥 가면 되는건지 아무것도
몰라서 애를 먹으셨다. 누구에게 물어도 시원한 대답을 듣지못해 마냥 혼자서 애태우시다
가 마침내 신자 한분을 알게되었고 그 분을 따라 성당에 입당하여 교리교육을 받게 되셨다.
이렇듯 천주교 신자가 되기위해서는 무작정 성당에 와서 미사를 드린다고 신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천주교 성당에서는 보통 1년에 1,2차례 새신자 교리교육을 실시하는데 보통
그 기간이 6개월에서 1년 코스다. 그 교육을 이수하고 간단한 신부님의 면접과 시험을
통과해야 비로소 세례성사를 받을수 있는데 세례성사를 받고 난 후 천주교 신자로 인정
받고 교적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신자가 되고나면 매주 미사때 성체를 받아먹는 행위를 할 수 있고 교육중인 예비신자들은
세례를 받기전까지 성체를 모실수가 없다. 성체를 받아먹는 행위는 예수님과 내가 한 몸이
된다는 의미로 죄의 용서와 부활을 약속받는 제례의식이라 할 수 있다. 신자가 되기 위해
서는 꼭 교리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모집기간은 성당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년에 한두
번 밖에는 모집하지 않는다. 따라서 입교하고 싶은 분은 미리 성당 사무실에 가서 입교
절차와 시기를 물어보고 연락을 달라고 해야 놓치지 않고 교리교육을 받을 수 있다.
신자가 되신 어머니는 그 날 이후 지금까지 25년동안 지극 정성으로 성당을 다니신다.
그냥 다니기만 하시는게 아니라 깊은 신앙을 갖고 기도도 하고, 의지하신다. 당신의 힘든
세월과 고통을 성당에 다니면서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고 믿고 계신다. 그 전에는 절에도
갔었고, 점도 보러 다니셨는데 이제는 일절 사주, 궁합, 굿도 끊으셨다. 당신 아들인 내가
결혼한다고 슈퍼갑을 소개했을때도 남들 다하는 궁합도 안보시고 허락하셨다.
그러면서 6남매 자식들에게 천주교 입교를 오랫동안 권유하셨다. 지금은 둘째, 셋째,
넷째 세 딸들 부부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명의 자식들은 성당을 다닌다. 나 역시 효도
하려고 다니기 시작했던 성당이 올해로 20년째다.
자~ 세례성사를 받고 성체를 모실수 있게 됐으면 끝났을까? 아니다. 견진성사라는게
있다. 성체성사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다가 믿음에 대한 확신이 서거나, 한단계 더
하느님을 알고 싶거나, 혹은 다른이들을 위해 대부, 대모를 서게 되거나 하면 견진성사를
받아야 한다. 이 역시 짧은 교리교육을 이수하고 세례를 받을 수 있다. 천주교 신자들은
같은 신자들끼리 결혼해야 한다. 또한 한번 결혼하면 이혼이 허락되지 않는다. 또 낙태나
피임도 할 수 없다. 오랜 세월 전통으로 내려온 규범들이지만 요즘 시대적 상황과 다소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 서서히 개정되가고 있는중이다. 그러다보니 교회법에는 어긋나
지만 신자가 아닌 사람과 결혼하기도 하고, 이혼도 하고, 피임도 하며 산다.
세례성사를 받았지만 영성체를 못모시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모가
받게한 유아세례 같은 경우다. 갓난아기일때 세례를 받았어도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는
성체를 모실수 없다. 자신의 의지로 신앙을 고백하는 나이가 되는 열살이 되면 비로소
믿음을 확인하고 성체를 모실 수 있다. 그래서 세례 못지않게 첫영성체도 큰 행사다.
또 개신교에서 세례를 받고 천주교로 온 분들도 바로 성체를 모실수 없고 새신자 교리
교육을 받은 후 첫영성체를 할 수 있다. 얼마전 언론에서 대표적인 성당누나 '김태희'와
사귀고 있는 가수 '비'가 천주교 세례를 받았다는 뉴스가 나왔었다. 그러기에 조만간
두사람의 결혼이 임박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할 수가 았는거다. 아무도 찾지않는
변방의 블로그지만 혹시나 이 글을 보신 분들 중에 천주교 입교를 희망하시는 분이 운
좋게 있다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포스팅을 마친다.
<아빠소네 블로그에서>
음성 감곡본당은 1896년 설립되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곳이다.
Vivaldi-Gloria in D majo
첫댓글 저는 어릴때 제일좋아하던 이모님이 흰옷에 하얀 망사 미사포를 쓰시고 성경책옆에 끼고 사진찍어 보내주시던 모습이 얼마나 성스럽던지 사모하다 1대1기도 매력에 교회를 40여년 습관이 아니고 푹젖어들기를 기도하네여..ㅎ
우리는 교회를 다니든지 성당을 다니든지, 모두가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고 있으니 같은 그리스도인입니다.
찬미님은 절친한 친구를 여기 가톨릭 방에도 소개해 주시고 좋은 길로 인도해주시니 주님의 은총이 충만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