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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도박, 교문을 넘다
〈중〉 고3 교실까지 덮친 ‘바카라 팬데믹’
유튜브 보고 도박 시작, 2400만원 잃은뒤
개학 하자마자 친구들 꼬드겨 ‘신규 가입’… 두달만에 고3 9개 반중 절반 넘게 퍼져
233명중 23명 적발… 8명은 중독 고위험
“청소년 도박 심각… 예방교육-치료 시급”
그것은 겨울방학이 끝난 교문으로 들어왔다. 그러곤 학생들 사이에 조용히 퍼졌다. 교실에서 옆 교실로, 또 그 옆 교실로. 그것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 점점 늘었지만, 교사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팬데믹(대유행) 같았다.
올해 3월부터 서울의 A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사이에선 은밀한 유행이 돌았다. 쉬는 시간이면 교실 뒤에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던 것. 이들이 함께 접속한 건 한 온라인 도박 ‘바카라’ 사이트였다.
시작은 단 한 명이었다. 최승현(가명·18) 군은 방학 동안 바카라를 시작했다. “터치 몇 번, 클릭 몇 번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한 유튜브 영상 때문이었다. 호기심에 시작한 도박은 점점 판돈이 커졌다. 종국에는 2400만 원을 쏟아부었다. 궁지에 몰린 최 군은 만회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이 도박 사이트는 친절하게 팁을 안내하고 있었다. ‘신규 회원을 추천해 가입시키면 온라인 머니 2만8000원을 드립니다!’
이거다. 개학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던 최 군은 새 학기 바빠졌다. 교실마다 돌아다니며 친구들에게 도박 사이트를 추천하기 시작했다. 최 군의 솔깃한 유혹을 친구들은 별다른 저항 없이 받아들였다. 최초의 ‘슈퍼 전파자’였다.
● 학교 집어삼킨 ‘도박 다단계 유혹’
이용자가 ‘다단계’처럼 지인들을 꼬드겨 가입시키게 만드는 도박 사이트의 계략은 적중했다. 최 군은 먼저 같은 반 친구 3명을 사이트에 가입시켰다. 그 뒤에는 다른 반 친구 4명도 추가로 가입시켰다. 인당 2만8000원, 7명이니 총 19만6000원의 사이버 머니가 입금됐다. 최 군은 이 돈으로 다시 베팅했다. 최 군이 끌어온 7명의 학생은 다시 다른 학생들을 끌어와 가입시킨 뒤 사이버 머니를 입금받았다.
최 군이 끌어온 신규 회원이 늘어날수록 학교는 점점 ‘도박 왕국’으로 변해 갔고, 학생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이 학교 권준우(가명·18) 군도 그중 한 명이었다. 권 군은 바카라에 손을 댔다가 불과 몇 달 새 560만 원을 잃었다. 그래도 손을 털지 못하고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한 판에 적게는 수십만 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을 썼다. 총 3600만 원을 판돈으로 탕진한 학생도 있었다. “10초면 수십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70만 원을 베팅했다가 잃은 저소득층 학생도 있었다. 4월이 지나자 3학년 총 9개 반 중 5개 반 이상의 학생들이 도박에 빠져 있었다.
● 수사로 드러난 ‘도박 왕국’ 학교 실태
“쟤들이 왜 맨날 모여 있지?”
의아하게 여기던 3학년 상담교사가 어느 날 현장을 덮쳤다. 학생들이 손에 쥔 스마트폰 화면에는 도박 게임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건 학교가 감당할 수준을 넘었다. 교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교실에서 단체로 도박을 하고 있어요.”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SPO) 6명을 학교에 보냈다.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시작됐다. 그 결과 3학년 전체 학생 233명 중 23명이 바카라, 스포츠토토 등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입시가 코앞인 고3 교실마다 도박 중독자가 2, 3명씩 있다는 사실에 학교는 경악했다.
경찰이 적발한 23명에게 도박 중독 평가를 실시한 결과 8명은 중독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1000만 원대의 판돈을 쓴 학생도 있었다. 경찰은 부모들에게 자녀의 도박 중독 상담 치료를 권했으나 “그냥 재미 삼아 한 것뿐일 거예요” “내 아이한테 도박 중독이라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냐” 등의 반응이 돌아왔다. 경찰이 소개해 준 도박 치료 상담센터가 “너무 멀다”며 치료를 거절하는 부모도 있었다. 그 센터는 학교에서 지하철로 불과 54분 거리에 있었다.
● “전 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 시급”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박으로 붙잡힌 10대 청소년은 올해 1∼5월 사이 217명이다. 이미 지난해 전체(184명) 규모를 훌쩍 넘었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400∼50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검거된 217명 중 138명(64%)은 비수도권 학생들이었다. 10대는 오프라인 도박장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도박을 하다 보니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도박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검거 인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부산 30명, 서울 22명, 대구 21명 순이었다. 전남 무안군은 소도시인데도 불구하고 19명이 검거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검거된 10대 도박 사범 471명 중 92명(19.5%)은 재범 이상이었다. 올해 1∼5월 적발된 194명 중에서는 41명(21.1%)이 재범 이상이었다.
하지만 도박 중독 청소년을 감당할 수 있는 치료, 상담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총 45개 시군에서 청소년 도박 사범이 검거됐는데, 이 중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산하 상담센터가 있는 곳은 11곳(24%)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은 도박 문제를 스스로 통제하거나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도박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전 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일부 학생이 일탈 성격으로 사이버 도박을 했다면, 지금은 상당히 많은 청소년들이 도박을 하는 시대가 됐다는 증거”라며 “체계적인 도박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 ▽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
2024-07-26 12:37:44
싱가포르처럼 강력한 법을 만들어서 좋은나라 만들어 후손에게 대대손손 물려주게 해라 태형 도입해서 이런되먹지 않은것들은 전학생이 보는 앞에서 피터지게 패야한다
답글0개추천1비추천02024-07-26 11:58:44
특별 수사팀을 꾸려 싹 잡아 드려야 한다 국가의 미래가 달린 일이다 인구만 늘리면 머하냐 다 좀비 같이 사는데 윤카님아 제발 이런거 부터라도 해결 하자 청소년 마약 도박 성매매 이거 못잡으면 그나라의 미래는 없다
답글0개추천2비추천02024-07-26 11:50:58
애새끼 치료를 치료센터가 멀다는 이유로 안시킨다는게 말이여 방구여??
세월 지나 부모집 집문서 공중분해 돼야 정신을 차리려나??
애새끼 치료센터 데리고 다니는것도 귀찮은데 애는 왜 낳았을까 싶다.
2024-07-26 11:48:31
성매매 포조도 학셍인데 전교조와 진보교육감 작품
답글0개추천3비추천02024-07-26 11:47:31
삭제된 댓글입니다.
답글0개2024-07-26 10:01:49
문명의 이기인 스마트폰이 인간을 이렇게도 궤멸시키는 구나. 스마트폰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과 자세를 학생들에게 교육시켜야 겠다.
답글0개추천5비추천02024-07-26 09:44:15
이런 문제 너무나 심각합니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제한하지 않는 이상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성인 이후에 스마트폰 쓸 수 있게 법 개정이라도 하면 모를까 그렇게 하면 통신사, 폰 제조회사가 가만 안 있겠죠...
답글0개추천4비추천02024-07-26 09:33:32
다단계 폰지 금융 도박 의 차이점은? 개돼지들은 모른다. 댓글보면 역시 개돼지들 많다. 전교조란다 강원랜드는? 주식은? 롯또는? 공부좀해라. 쓰레기 게시판에 낙서하지 말고 늙은 개돼지들. 똑 같이 누굴 비난하는데 잼있다고 추천놀이하는 개돼지들 쓰레기들 많다.
답글0개추천0비추천4[단독]사이버머니 1만원권 도박자금 빌린게 시작… 한달뒤 500만원 빚으로
2024-07-26 09:07:04
전교조는 통렬히 반성해야한다 그태생부터 교원의 권리와 학생의 인권만 논했지 교육현장에 사명감은 없다. 공교육이 이지경이 된건 어찌보면 당연한결과. 최소한 성명이라도 내야한다.
답글0개추천29비추천22024-07-26 08:25:54
도박과 마약은 망국의 지름길입니다.
미래를 이끌 젊은학생들이 병들어가네요.
일부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합니다.
중국이 왜 마약사범을 사형으로 다스리는지
아시죠?
우리정부도 흐지부지한 대책말고 효과가있는
대책을 세워주시길 바랍니다.
2024-07-26 08:14:57
차라리 손바닥 판치기 도박이 순수했다. 꼴랑 100원짜리였으니까. 인터넷 도박이 훨씬 수십배라 위험하다.
답글0개추천7비추천02024-07-26 06:37:35
삭제된 댓글입니다.
답글0개2024-07-26 04:33:15
영부인이 주가 조작하고, 고3이 도박중독이고.... 한국 전체가 다 망가져간다... 보수가 나라를 부흥시켰는데.... 망해가는 것도 막을 수 있을텐데 이제 힘들다
답글0개추천4비추천282024-07-26 04:09:37
이 모든 것이 전교조가 활개를 친 덕분이다
학생인권 운운하다가 이렇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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