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염공부 도로아미타불과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맨 앞의 나무는 남무(南無)로 쓴다. 한자 뜻과 상관없이 산스크리트어 namas의 음차어다. 귀의한다, 즉 돌아가(歸) 기댄다(依)는 뜻이다.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사람들은 이 염불을 많이 들었다. 원효대사(617∼686) 덕분이다. 대사께서는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에 귀의한다는 이 염불을 열 번 소리내어 외우면 아미타불이 있는 극락에 갈 수 있다고 하여 불교를 대중화시켰다. 그런데 왜 하필 열 번일까?
아미타불 경전인 무량수경(無量壽經)에 열 번이라는 숫자가 나오기 때문이겠다. 십염공부 도로아미타불! 무슨 뜻일까?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은 알겠는데…. 도로의 한자가 다르다. 십염공부(十念工夫) 뒤의 도로는 도로(都盧)보다 도로(都露)라고 해야 뜻이 명료해진다. 열 번 염불을 외워 공부하면 아미타불이 눈앞에 모두(都) 드러난다(露) 뜻이다. 즉 극락세계에서 아미타불을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십년공부(十年工夫) 뒤의 도로는 도로(徒勞)다. 십년 공부했어도 아미타불 염불만 또 계속 외워야 하니 헛된(徒) 일(勞)이란 뜻이다. 다시를 뜻하는 순우리말 도로(again)라 해도 뜻이 똑같다. 긍정적 희망을 주는 십염공부 도로아미타불이 부정적 절망을 주는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로 바뀌었다. 경전의 의미가 반대로 왜곡된 것이다. 불교경전에 대한 음해다. 부처님께서 노하시겠다. 설령 헛수고나 실패하는 일이 있을지언정 이를 부정적으로만 여기면 맥 빠진다. 말레이시아에서 만난 어느 소녀의 문신이 생생히 떠오른다. Never a failure, Always a lesson! 실패는 없다. 늘 교훈이 있다! 십염공부 도로아미타불!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