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자동차에서 8년간 일년에 한 번 차량 무상 점검을 해준다고 카톡으로 연락이 왔다. 최근들어 차체에서 약간의 소리가 발생하여 신경이 쓰이던 차에 잘되었다고 신이 나서 기아 오토큐로 달려간다. 차체 소리는 바닥의 볼트들을 좀 더 강하게 조아주면서 해결이 되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타이어와 브레이크를 갈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아든다. 타이어 두개는 조만간 갈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또 다른 타이어 두개와 브레이크는 전혀 의외였다. 부산의 더 큰 오토큐에서도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던 수리 권고 내용이기에 타이어 두개만 갈아가지고 온다.
"수리를 안하셔서 발생한 사고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나는 당연히 그러하다고 말하고 수리를 끝낸다.
새벽에 딸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나를 깨운다. 저녁을 좋은 음식으로 먹었기에 덜컥 겁이 난다. 원인을 모르는 아픔이 훨씬 더 무서운 것임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아픈지 딸 아이는 진통제라도 먹어야겠다며 삼켜버린다. 나는 부랴 부랴 차에 딸 아이를 싣고 병원을 향해 달린다. 달리는 도중 딸아이가 구토를 한다. 음식이 체한 것이다. 원인은 틀림없이 어제 점심에 먹은 외식이다. 무려 16시간이나 지나서 탈을 일으킨 음식이기에 큰 탈은 아니라고 직감한다. 딸 아이나 나나 감각이 예민하여 아픔을 크게 느끼는 것이다. 나는 안심하고 차를 세워 구토를 시키고 소화제나 하나 사서 먹이기로 한다. 119에 전화를 해 문을 연 약국을 문의했더니 놀랍게도 서울 전체에 문을 연 약국이 강남에 단 하나뿐이란다. 할 수 없이 병원 응급실에서 약을 구하기로 했는데 병원 의사들은 피 검사는 물론 엑스레이도 찍으면서 엄청난 검사를 하려고 든다. 부산에선 어지간히 심한 환자가 아니면 그렇게 많은 검사를 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른 검사는 하지 말고 소화제나 달라고 말을 했더니 수액과 소화제를 주사로 투입하며 자동차 정비소에서 했던 것과 똑같은 말을 한다.
"검사를 안하셔서 잘못되는 일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나는 당연히 그러하다고 말하고 치료를 끝낸다.
오륙년 전에 처음 떼웠던 어금니에 탈이 났다. 떼운 부분이 떨어져나간 것이다. 이삼년전쯤에도 한 번 떨어져서 재차 떼웠던 기억이 있다. 치과에 가니 대뜸 엑스레이를 찍고 신경 치료를 하고 완전히 덮어 씌우자고 한다. 부산의 친구 치과 의사는 떼우면 되는데 왜 그렇게 과잉진료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아프거나 시린 증상이 없으면 신경 치료는 불필요하다는게 그 친구의 의견이고 나는 그 의견을 신뢰한다. 또 다른 치과에 가도 답은 똑같다. 친구 치과 의사와 의논했더니 가난한 동네 치과에 가면 떼우기만 해줄 거라고 한다. 내 의견도 그러하다. 점포세가 비싼 동네 병원에선 자동차 정비소에선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와 수리를 마구 해야만 망하지 않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 이 치과 저 치과에 전화해서 치료를 하면서 상태를 보아 신경 치료 여부를 결정하자고 동의하는 의사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곳에서 신경을 죽이지 않고 이빨은 덮어씌우는 보다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되는 길로 간다. 떼우기 쉬운 이와 덮어 씌운 이는 관리만 잘하면 수십년간 끄덕이 없으니 이삼년에 한 번씩 떼워야 하는 이라면 덮어씌우는게 보다 나은 답이라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하던대로 했으면 보다 나은 치과 치료를 받지 못했을 것이나 서울 치과가 고집을 부려서 절충을 통해 가장 좋은 치료의 지점을 찾게 되었다. 비록 이기적일지라도 나와 다른 방식을 만나 현재의 방식을 되돌아보고 내가 옳았음을 확인하거나 더 나은 길을 찾아나가는 작업은 언제나 좋은 일이다.
가난한 동네에서 살아남으려면 과소 진료, 검사, 수리가 필수적이고 부자 동네에선 과잉 진료, 검사, 수리가 필수적이다. 환자에게 돈이 없는데 자꾸 권하는 업체는 망하게 되어있다. 점포세가 비싼데 자꾸 권하지 않는 업체도 역시 망하게 되어있다. 치료나 수리의 효율만 생각하면 대부분의 경우엔 가난한 동네의 방식이 맞고 아주 가끔 부자 동네의 방식이 위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부자들은 지구의 환경과 자원을 파괴하며 물질적으로 화려하게 사는 대신 치료의 부작용으로 신음한다. 경제적 여유로움 덕분에 평소 몸을 무리하지 않는 유복함만 아니면 수명도 가난한 동네가 훨씬 길 것이다.
첫댓글환자나 법률상담하러 온 고객이나 중고차 소유자나 모두 진료나 상담 또는 대화를 하다보면 대상자의 이익 보다 자기에게 떨어 질 이익을 더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금전'에 일생을 얽매여 살기 때문이지요. 결론은 '돈'입니다. 사람도 죽고나면 결론은 '보상금' 이듯이. 그러니 '자기 이익'을 최소화하려는 병원이나 센터를 찾아야 하는 겁니다.
첫댓글 환자나 법률상담하러 온 고객이나 중고차 소유자나 모두 진료나 상담 또는 대화를 하다보면 대상자의 이익 보다 자기에게 떨어 질 이익을 더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금전'에 일생을 얽매여 살기 때문이지요.
결론은 '돈'입니다. 사람도 죽고나면 결론은 '보상금' 이듯이.
그러니 '자기 이익'을 최소화하려는 병원이나 센터를 찾아야 하는 겁니다.
네! 자기 이익을 최소화 하는듯 보이는 병원이나 센터도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지요.
성자도 마찬가지인데 이익을 물질이 아닌 정신에서 찾는다는게 교주나 중생들과의 유일한 차이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