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661
천자문249
동봉
0905버힐 주誅kill
0906버힐 참斬cut
0907도적 적賊cruelly
0908도둑 도盜steal
쭈짠제이따오诛斩贼盗zhuzhanzeidao
-도적이며 도둑들은 베고참하고-
(배반하고 도망친자 사로잡으라)
0905버힐 주誅kill
버힐 주誅 자는 꼴소리 문자며
말씀언변言에 총13획입니다
말의 뜻을 나타내는 말씀언言 부와
소릿값인 붉을주朱가 만나 이루어졌습니다
'버히다'라는 말은 옛말이지요
요즘 말로는 '베다'가 맞습니다
어렸을 때 '버힐 주誅' '버힐 참斬'으로 읽은 게
아직도 습관이 되어 옛말대로 새겼습니다
칼이나 도끼도 아니고 말씀언변言인데
어떻게 버힐 주誅로 새기는지 아리송합니다
언어의 날카롭기가 칼보다 예리해서일까요
언제부터인가 이 버힐 주誅 자를 보면
호오돈의 장편소설《주홍글씨》가 떠오릅니다
'호오돈'이란 작가 이름의 소릿값도
오국근吳國根 선생의 번역에 따랐습니다
방정식으로 주誅[=글씨言+주홍朱]가 되겠지요
주홍글씨 줄거리는 소제목으로 대신합니다
서장. 주홍글씨 서문=세관에서
제01장. 감옥 입구
제02장. 시장
제03장. 인지
제04장. 만남
제05장. 바느질하는 헤스터
제06장. 헤스터의 퍼얼
제07장. 지사댁의 호올
제08장. 어린 악마와 목사
제09장. 의사
제10장. 의사와 그 환자
제11장. 마음 속
제12장. 목사의 밤샘
제13장. 헤스터의 다른 견해
제14장. 헤스터와 의사
제15장. 헤스터와 퍼얼
제16장. 숲 속의 오솔길
제17장. 목사와 그의 신도
제18장. 넘치는 햇빛
제19장. 시냇가의 어린이
제20장. 미로에 선 목사
제21장. 뉴우잉글랜드의 축제일
제22장. 행렬
제23장. 주홍글씨의 드러남
제24장. 종말
버힐 주誅 자에 담긴 뜻은
1. 베다, 치다, 덜다
2. 책하다, 꾸짖다
3. 형벌 따위입니다
버힐 誅와 관련된 한자로는
诛 : 버힐 주의 간체자
割 : 버힐 할
斫 : 버힐 작
斬 : 버힐 참 자 등이 있습니다
호오돈의《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는
미국 소설가 나다니엘 호오돈의 대표작으로
1850년 2월에 발표된 소설입니다
작가가 이 소설을 쓰는 데 걸린 시간은
현재까지는 3개월 남짓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로 대단한 필력筆力이라 할 것입니다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이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 작가의 모든 단편이
청교도의 위선을 고발하는 거였으니까요
완벽을 추구하는 완벽주의자들이
오히려 완벽하지 않다는 아이러니가 있고
오히려 자유로운 영혼들이야말로
어떤 면에서는 더 완벽하다는 것입니다
간음姦淫의 간姦은 간사할 간奸과 같은 자며
간음할 간姧과 같은 자로 쓰고 있습니다
계집 여女 자가 들어간다고 해서
중세에는 여성의 죄목으로 단정지었는데
남자가 결혼한 부인 외에 한 여자奸를
또는 두 여자姧를 갖는다거나
세 여자姦를 갖는다는 뜻에서 기인합니다
동서를 막론하고 서슬이 퍼렇던 중세 시대에서
혼인한 여인이 남자를 여럿 만난다는 것이
하나奸도 어려운데 둘姧이며 셋姦이겠습니까
그러므로 이 간음할 간奸/姧/姦 자는
여자에게 붙이는 '간음할 간' 자가 아니라
남자에게 붙여야 할 '간음할 간' 자가 맞습니다
그런데 간음이 혼자서 이루어지는 것인가요
우리가 쓰는 말에 "남자관계가 복잡해"라든가
"여자관계가 복잡해"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다시 얘기하면 "남녀 관계가 복잡"한 것이지요
헤스터는 남녀 관계가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남편 칠링워어드가 죽은 줄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 헤스터에게 누가 돌을 던지겠습니까
보스톤 시민 어느 누가 맑은 마음을 가졌습니까
자신을 돌아보아 일말의 거리낌도 없었을까요
부인이 있는 딤즈데일 목사는 헤스터를 취하고
거기서 퍼얼이란 여자아이를 낳습니다
청교도 목사였던 그는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가시나무 새》를 읽는 느낌입니다
그는 여자 앞섶에 찍힌 주홍글씨 'A'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하염없이 속죄의 눈물을 흘립니다
재판정에서 간음의 대상자가 누구인지
헤스터는 끝내 입을 열지 않습니다
퍼얼의 아빠가 누군지 끝내 밝히지 않습니다
나는 30여 년 전《주홍글씨》를 읽고 나서
17~19세기 미국 청교도의 비인간성을 고발한
이 엄청난 소설이 노벨상 제도가 있었더라면
분명 노벨문학상 감이라 격찬을 했습니다
말과 글은 칼보다 날카롭습니다
구주필벌口誅筆伐이지요
언어와 글로 사람을 베고 상처를 입힙니다
필주묵벌筆誅墨伐이라고도 하지요
붓으로 죽이고 먹물로 깊은 상처를 입힙니다
칼보다 더 깊은 상처 자국을 남깁니다
보트톤 시민들은 헤스터에게 말의 상처를 남기지만
헤스터는 누구에게도 말의 상처를 남기지 않습니다
0906버힐 참斬cut
버힐 참斬 자는 뜻모음 문자며
도끼근斤 부수에 총11획입니다
수레차車와 도끼근斤의 합자입니다
이는 죗값으로 참형된다는 뜻입니다
사람을 죽였거나 하는 도적이 아니라고 한다면
단지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만으로
참수되거나 참형된다면 벌이 지나치겠지요
버힐 참斬 자에 담긴 뜻은
1. 베다, 끊다, 끊기다
2. 재단하다, 다하다
3. 가장, 매우, 심히
4. 도련刀鍊하지 않은 상복喪服
5. 상중에 있는 상제나 복인이 입는 예복
6. 참수, 참형 따위입니다
버힐 참斬과 관련된 한자로는
斩 : 버힐 참의 간체자
割 : 버힐 할
斫 : 버힐 작
誅 : 버힐 주 자 등입니다
수레 차車에 도끼 근斤 자는
고대나 중세에 죄인을 다루던 형기였습니다
두 손 두 발을 묶어 4대의 수레에 맨 뒤
말이나 소로 하여금 끌게 했습니다
거형車刑이란 이처럼 무지막지했는데
버힐 참斬 자에 수레차車가 들어간 이유며
그 다음이 망나니가 칼斤로 죽이는 것입니다
갑오경장(1894) 이후 참수형은 없어졌습니다
0907도적 적賊cruelly
도적 적賊 자는 뜻모음 문자입니다
조개패貝 부수에 총13획입니다
무기戎를 들고 재물貝을 훔치는 무리로서
매우 사악하고 무서운 도적입니다
도적 적賊 와 도둑 도盜 자는 뜻이 다릅니다
도둑 도盜 자는 물건을 훔치는 데서 그치지만
도적 적賊 자는 사람을 죽이기도 합니다
도적 적賊 자에는 재물을 훔치기도 하지만
흉기戈를 든 아주 험악한 사람들戎이
떼거리로 이리저리 몰려다니면서
사람을 겁박하고 강제로 물건貝을 빼앗습니다
이를 다른 말로는 비적匪賊질이라 하지요
1950년대 자유당 정권 때만 하더라도
주먹잡이들이 시장을 주름잡고 다니며
온갖 비적질을 다 했다고 들었습니다
도적 적賊 자에 담긴 뜻은
1. 도둑, 도둑질
2. 역적
3. 사악한, 나쁜
4. 벌레 이름, 마디를 갉아먹는 해충
5. 도둑질하다, 해치다, 학대하다
6. 그르치다, 죽이다 따위입니다
도적 적賊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贼 : 도적 적의 간체자
戝 : 도적 적과 같은 자
寇 : 도적 구
窛 : 도적 구
宼 : 도적 구
㓂 : 도적 구
盜 : 도둑 도 자 등이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도적질은
재물貝을 위해 무기戈를 사용하는 짓입니다
야만인戎이 되어 재물貝을 약탈함입니다
있는 집宀에 들어가 깡그리完 터攴는 것이고
있는 집宀에 들어가 여자女를 겁탈元하고
없는 집冖에 들어가 여자女를 겁탈元하고
몰래穴 들어가 여자女를 보쌈元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준비한 그릇皿이 모자랄欠세라
챙겨나오다 더러 흔적氵을 남기는 자盜입니다
0908도둑 도盜steal
도둑 도盜 자는 뜻모음 문자며
그릇명皿 부수에 획수는 총12획입니다
침을 흘린다는 뜻의 흐를 류沇와
음식이 담긴 그릇 명皿의 합자입니다
담긴 음식이 먹고 싶어 군침을 흘리다가
나중에 훔치다의 뜻으로 바뀌었습니다
도둑 도盜 자에 담긴 뜻은
1. 도둑
2. 떼지어 다니는 도둑, 비적
3. 도둑질
4. 훔치다 따위입니다
도둑 도盜와 관련된 한자로는
盗 : 도둑 도
竊 : 훔칠 절
窃 : 훔칠 절
偸 : 훔칠 투
偷 : 훔칠 투
婾 : 훔칠 투/즐거워할 유
媮 : 훔칠 투/즐거워할 유
㘝 : 훔쳐갈 닙/훔쳐갈 입/그물 남
㨞 : 훔칠 소 자 등이 있습니다
훔친다盜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자루皿에 담아 버금次 장소로 옮김盗입니다
아무리 훔쳐도 내 물건이 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공간의 이동만이 있을 뿐인데
언젠가는 내 것이 될 줄 알고 훔치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리석을 수밖에요
은근히穴 숨어들어 쌀米을 훔치고
소금卤을 훔치다가 발자국禸을 남깁니다
이것이 곧 훔칠 절竊 자의 뜻입니다
또는 은근히穴 남의 집에 숨어들어
남의 집안을 거덜냄切이 훔칠 절窃 자입니다
망보는 사람亻이 소리 지르면
훔치는 사람이 대답兪하면서 훔치偷/偸고
망보는 사람亻과 훔치는 사람人이
한一 조가 되어 달빛月 아래를 오고갑刂니다
여자女가 망을 보고 남자人가 훔치면서
한一 조로 움직임이 달빛을 사랑하는 이들이고
남人의 집亼에 들어가 여자女부터 겁박함이
달빛月을 넘나刂드는 이들입니다
손扌으로 훔치고 또 훔쳐
처음 집들이 이전素 상태로 만드는 게
훔칠 소㨞 자가 지닌 뜻이라면
물건을 훔치려고 장소口에 들어갔다가
CCTV회로口에 종적又을 남김이 그물㘝입니다
내 것이 아니라면
꽃 한 송이도 가져가지 않는 게 좋습니다
내 것이 아니라면
한 줄의 글도 표절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아무리 훔쳐갈 게㘝 많다고 하더라도
내게 아니면 손대지 않는 게 군자君자입니다
군자라니 무슨 군자 말인가요?
들보 위 군자梁上君子를 이르는 말입니다
10/30/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첫댓글 스님!
올해 가장 추운 날씨입니다.
산사에서 건강 잘 챙기십시요!
추위가 있어서 늦가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