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솔직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팬덤이 아닙니다.
아니 지지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분이 대통령 시절에 한 말 중에 ‘김정은이를 자기만큼 옹호해주는 사람이 없다’거나, ‘김정은이가 핵을 개발하는 것이 자신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발언에 상당히 불쾌감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한 말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진 분이라는 것에 대해 경의를 갖고 있습니다. 그 후임자인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 야당 정치인들이 툭하면 봉하마을을 찾아가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을 알현(?)하는 짓들을 보면서 참 어이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고(故) 노모현의 봉하마을이 이젠 문재인의 양산마을을 누르고 이상한 사람들의 성지(聖地가 된 것 같습니다.
조국 전 장관이 10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봉하연수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는데, 그는 징계 또는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인사 영입 논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저도, 황운하 의원도 정치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이고 헌법적 기본권을 갖는 국민"이라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전 법무부장관의 작태나 그 꽁무니를 쫒는 무리들을 보면서 왜 그들이 자신들과 아무 관련도 없고 멀리 있는 봉하마을까지 갔는지는 제가 알 수가 없지만 명예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분을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는데 이용하는 것이 참 황당합니다.
조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가장 뜨거운 파란불이 돼 검찰독재 정권을 태워버려야 한다"며 "4·10 총선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다. 총선 후 윤석열 정권 관계자들의 비리와 범죄를 밝히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법이 단죄를 한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뻔뻔한 소리를 하고 다니는지 정말 나라가 걱정입니다.
<'비법률적 방식의 명예회복의 길을 찾겠다'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말은 '비도덕적 방식'을 모색하겠다는 의미였음이 드러났다.
수년을 끌어 이제 2심 판결이 난 재판에서 그는 2년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다. 3심에서도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당을 급조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한다. 그의 특기인 내로남불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제 안면몰수를 하겠다는 선언이다.
더 가관은 그의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지지율에서 15%(8일 기준 한국갤럽)에 이른다는 점이다. 조 씨는 당을 급조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을 찾아 이재명 대표를 만나 자신들은 지역구 후보를 안 내고 비례대표에만 주력할 테니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일대일 구도를 형성해 승리하기 바란다"고 했다. 소위 '조국빠'들에게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피고인 조국이 이렇게 대놓고 정치활동을 하는 데는 물론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2019년 9월 조국의 파렴치 입시비리를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을 비난하며 주말마다 서초동에서 집회를 열었다.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을 두둔하기 위해 수만 명이 모인 예는 헌정사에 일찍이 없었다. 그것도 한국사회에서 가장 공정성이 요구되는 대학입시에서 반칙과 속임수를 밥 먹듯 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수만 명이 '조국 수호'를 외쳤다.
조 씨 당의 지지율은 더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 유권자들이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 씨 당에 투표할 경우 국민의미래에 이어 비례대표 의석을 두 번째로 많이 얻을 수도 있다고 한다. 조국 당이 세를 불리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은 역시 이재명 대표다. 이 대표와 그의 부인은 수천 억 배임 혐의는 물론 치졸하다 할 만한 혐의로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이 대표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란 방탄을 입고 떵떵거리는 모습을 보고 조 씨인들 국회의원 한번 해보고 싶지 않을 리 없을 것이다. 조 씨 심중에 '당신보다는 그래도 나는 덜해'라는 생각이 들어차 있을지 모른다. 이 대표에게 선거 연대를 제안한 것을 두고 '피고인 연대'라고 부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조국혁신당을 '피고인 집합당'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이치다. 조 씨 당에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1심에서 3년형을 선고받은 황운하 의원이 입당했다. 김학의 전 법무장관 불법 출국금지와 관련해 기소된 차규근 전 법무부 본부장과 이규원 검사 등도 모여든다고 한다.
이른바 문재인 정부 시절 '조국사단'이라 불리는 검찰 출신들의 집합소가 되고 있다. 조 씨는 김건희 여사의 도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검찰이 소환하지 않는 것을 두고 '검찰은 국민의힘 위성정당'이라고 비난하지만, 그건 결국 '조국사단' 검사들이 그렇게 한 것 아닌가.
조 씨는 "하급심에서 유죄가 났다고 할지라도 상고하고 유무죄를 다툴 수 있는 헌법적 기본권이 있다"며 "그것이 보장 안 되면 민주공화국이 아니다"라고 했다. 과연 법기술자다운 말이다.
그는 자신의 비양심적 파렴치한 행위에 대한 비판이 들어오면 본질 호도 방식으로 피해간다. 구속될 가능성이 높은 '범죄 피고인이 선거에 나와도 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도 그런 식이다. 그러면서 관심을 돌린다. 비판하는 언론에 40년 전 전두환 정권 때 일을 상기하며 정권과 언론이 결탁했다는 엉뚱한 말을 한다.
조국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모르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것은 사회정의구현 시스템인 사법부가 문재인 정부에서 '폐허'가 된 데도 원인이 있다. 조국 재판은 3년 반 넘게 끌고 있다. 황운하는 의원이 된 시점에 기소돼 지금도 여전히 의원이다. 사법의 붕괴는 사회 정의가 무너졌다는 의미다.
우리 국민은 그간 선거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단군 이래 첫 투표인 제헌의회 선거는 95.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부정선거에 분연히 일어나 4·19혁명을 치러냈다. 내손으로 대통령을 뽑겠다며 정권을 압박해 1987년 '6·29 항복'을 받아냈다.
국민을 농락하고 헌법질서를 희롱하는 자들을 이번에 심판하지 못하면, 저들이 국민을 심판하겠다고 달려들 것이다.>디지털타임스. 이규화 논설실장
출처 : 디지털타임스. 오피니언 [이규화 칼럼] 심판할 건가, 심판당할 건가
조국은 30대에 서울대 교수로 부임하고, 40대에 쓴 『진보집권플랜』으로 좌파 지식인의 대표 주자가 됐고, 청와대 민정 수석과 법무부 장관까지 지냈습니다. 스타급 교수였고 출세가도를 달려 저는 그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행한 온갖 ‘내로남불’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자식들의 진학을 위해 부부가 여러 차례 공모해서 없는 표창장도 만들고, 하지도 않은 인턴활동을 만들었다가 지난달 2심에선 자녀의 입시 비리 혐의 대부분이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그런 그가 얼마 전 ‘조국혁신’을 외치며 ‘대학입시 기회 균등’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니, 그가 과연 사람들이 알고 있던 조국인지 혼동스럴 뿐입니다.
대학 시절 그의 친구였던 진중권의 말처럼 “과거에 연출했던 자신의 이미지와 실제 살아온 삶의 괴리를 인정하는 것”은 요원해 보이는데, 혁신이 필요한 것은 ‘조국(祖國)’이 아니라 조국(曺國) 자신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치인에게 무조건 정직을 바라는 그런 순진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현행법의 위반으로 실형을 받은 사람이 누구를 심판하고 누구를 탓하는 것인지 국민이 판단할 문제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