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만 여행의 설렘 가득한 섬, 볼음도
인천 강화군
수정일 : 2022.05.24
볼음도는 강화도에서 배를 타고 1시간쯤 들어가야 만나는 작은 섬이다. 그간 석모도나 교동도 같은 굵직한 섬들에 가려진 볼음도는 조금 낯설게 다가온다. 섬 전체를 둘러보는 강화 나들길 13코스를 따라 낯설지만 설레는 섬 여행을 떠나보자. 잔잔히 파도치는 바다,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갯벌,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볼음도는 여행객들의 마음을 울린다.
바다와 갯벌이 조화로운 볼음도의 해변
보름달의 섬, 철새들의 섬
‘볼음도’라는 이름에는 조선 인조 때 임경업 장군과 얽힌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명나라로 가던 임경업
장군이 풍랑을 피해 이 섬에 들렀을 때 보름달을 봤다고 해서 ‘보름도’라 불리게 됐고 나중에 한자가 붙어 지금의 ‘볼음도(乶音島)’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말로 15일은 ‘보름’이다. 먼 옛날 한양에서 이 섬까지 오는데 보름이 걸려서 ‘보름도’였다는 설도 있다.
볼음도는 철새들의 섬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섬 북쪽에 조성된 볼음저수지는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를 비롯한
많은 철새들이 머물러가는 생태계의 보고다. 볼음도 북쪽 해안은 휴전선의 남방한계선을 지척에 두고 있어
출입을 막고 있다. 오직 철새들만이 북녘 바다를 자유롭게 드나든다.
강화나들길 13코스를 안내하는 표지판
강화나들길 안내 리본을 따라가면 길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바다와 갯벌의 조화, 조개골해변과 영뜰해변
볼음도에 왔으면 모름지기 강화나들길을 따라 걷는 여행을 추천한다. 볼음도를 지나는 강화나들길 13코스는 선착장에서 시작해, 크게 조개골해변과 영뜰해변, 800년 수령의 은행나무를 거치고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총 13.6km, 4시간 정도 걸리므로 각자 체력에 맞게, 배시간에 맞게 코스를 계획하고 하는 것이 좋다. 주로 마을 논길과 소나무 숲길로 걷게 되는 산책로에서는 우리네 시골 마을의 정취가 느껴져 정겹다.
바다와 갯벌이 조화로운 조개골해변. 물이 빠진 자리마다 조개껍질이 모래사장에 콕콕 박혀있다.
조개골해변은 길이의 1.5km 아담한 해변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고운 모래사장, 하얀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
울창한 해송들의 풍경에 넋을 놓게 만든다. 해송 숲 아래로는 50여개 나무 덱이 설치되어 있어 텐트를 치고
야영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이 ‘조개골’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조개가 많이 잡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보면 물이 빠진 자리마다 조개껍질이 모래사장에 콕콕 박혀있다. 간조 시간에 맞춰 오면 파도 넘실대던 해변은 온통 까만 뻘밭이 된다. 갯벌에서 직접 조개를 잡아보는 것도 이곳을 즐기는 방법. 모시조개, 상합, 동죽 등 다양한 종류의 조개가 잡혀 해수욕보다는 조개를 캐러 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조개골해변과 영뜰해변은 간조 시간에 맞춰오면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
실컷 바다를 누리고 30분 정도 걸으면 또 다시 단비 같은 바닷가 풍경이 펼쳐진다. 볼음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변, 영뜰해변이다. 해변 중간에 놓인 정자는 해변가를 내려다보며 ‘물멍’하기 딱 좋은 곳이다. 정자 앞에 3개의 망원경은 겨울에 철새가 먹이 활동 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영뜰해변의 정자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물멍’하기 딱 좋은 곳이다.
숱한 세월 마을 지킨 은행나무와 연꽃이 아름다운 저수지
섬 북쪽에는 숱한 세월 마을을 지켜온 80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서있다. 800년 전 홍수로 북쪽에 있던 나무가 이곳에 떠내려 와 심어진 것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옛날에는 이 은행나무 앞에서 물고기가 많이 잡히기를 기원하는 풍어제를 지냈다고 한다.
철새들의 쉼터, 볼음저수지는 여름이면 연꽃이 아름답게 피는 물의 정원이다.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연잎들은 푸른 물결 장관을 이룬다. 저수지 위에 조성된 나무덱길에 서면 발아래로 온통 초록세상이 펼쳐진다.
여름이면 연꽃이 만발하는 물의 정원, 볼음저수지
여행정보
볼음도
-주소: 인천 강화군 서도면
-문의: 032-832-3031
-홈페이지: itour.incheon.go.kr
여행팁
강화도와 볼음도를 오고가는 배는 하루에 3번 운행한다.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한다면 배 운행시간에 맞춰 일정을 짜야한다. 강화나들길을 다 둘러보지 못한다면 주요 명소가 몰려 있는 서북쪽 산책로만 짧게 걷고 선착장으로 돌아와도 된다.
글: 양수진(여행작가)
사진: 인천관광공사 제공
※위 정보는 2022년 5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