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몇 년 전부터 반재경 전도사님이 작성한 글이며 매년 교정 및 첨삭하여 올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면 배울수록 우리의 인생은 매우 단순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먼저 구원을 받아야 하고, 그 다음엔 진리를 알아야 합니다(딤전 2:4). 또 이 땅에서는 내가 받은 사명만 감당하면 됩니다. 그런데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면 주님과의 친밀함이 필수인데 너무나도 감사한 것은 주님과 친밀함을 개발해 나가는 것, 즉 영생(요 17:3)은 그 자체로 우리 모두의 부르심 중에 하나라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알기 위해 주님과 친밀함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만으로 우리의 부르심의 상당 부분이 완성되고 그 결과 나머지도 완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우리의 사명을 발견해 갈 때, 상당히 도움이 되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여러분, 들으실 준비 되셨습니까?
그것은 바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아는 것입니다!
'뭘 먹어야 건강해질까?' 보다는 '뭘 먹지 말아야 건강해질까?'를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쉽습니다. 또한 건강에 좋은 것을 찾아 먹는 것보다 건강에 안 좋은 것을 안 먹는 게 훨씬 도움이 됩니다. 어떤 인간관계를 가져야 하느냐 보다,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돈을 더 벌고자 하는 것보다 쓰지 말아야 할 돈을 쓰지 않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로 '상당히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한 것은 아니고 정말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good과 God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든 '좋은 good'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구제, 봉사, 후원, 등등 이 땅에 좋은 일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것이 '하나님 God'께 받은 일이냐, 이것이 중요합니다. 즉, good이 아닌 God이 중요하다는 말이지요.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명하신 일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저는 북한에 대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미국 유학 시절,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봉사를 했었습니다. 따뜻한 부산에서 살던 제가 콜로라도 겨울의 찬바람을 맞으며 (보통 영하 10도, 심하면 영하 20도, 최저 기록은 영하 32도) 겨울 내내 아침밥 나눠주는 봉사를 했었습니다. (여름에 해도 됐을 것을...) 밤새 콜로라도의 맹추위에 떨던 노숙자들이 얼마나 일찍 와서 줄을 서든지, 아침을 나눠 주려면 해 뜨기 전에 집을 나서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일찍 나가도 노숙자들이 줄을 얼마나 길게 서 있던지요. 미리 줄을 서서 추위에 떨며 우릴 기다리는 그분들을 보면 해 뜨기도 전에 봉사하러 나간 마음에도 죄책감이 들곤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인들은 전혀 그런 걸 안 느끼더군요. 죄책감은 한국인들의 전유물인가요?) 지금 생각하니, 정말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아침을 나눠 주며 그분들과 교제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6개월간 그 봉사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콜로라도주에서는 노숙자들에게, 약간의 규율만 지키면 따뜻한 곳에서 생활할 수 있는 모든 편의시설을 제공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규율을 지키기 싫어서 영하 20도 그 추운 곳에서 바깥 생활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또 정말 아이러니했던 것은 노숙자들은 homeless라고 불리니까 진짜 집이 없는 것은 맞는데 어떤 사람은 고급 중고차를 몰고 다니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엄청나게 큰 개를 키우기도 합니다. 자기 먹을 것도 없는데 개를 키우다니요!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이었지요.
6개월간 우리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생각을 새롭게 하기를 권면했지만, 그들은 변할 생각이 없다는 것만 확인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6개월간의 봉사를 마치고 제가 내린 결론은 "노숙자 구제 활동은 내 부르심이 아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구제가 저의 부르심이 아니란 것은 구제는 절대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저는 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돕는 일에 부르심을 받았지,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는 일에 부르심을 받지는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노숙자들을 찾아갔던 이유는 차후에 통일이 되면 북한 사람들을 도와야 하는데 그들은 미국 노숙자보다 더한 형편이니 미리 연습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그런데 그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제가 앞으로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돕게 된다면 그러한 방식은 아닐 거란 사실입니다. 제가 도울 대상은 생각을 새롭게 하므로 변화를 받기 원하는 사람들이며 그런 분들은 지금도 문서(도서)나 미디어를 통해 충분히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이렇듯 내가 도와야 할 대상이 누군지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 중에, 내가 도울 수 없는 대상을 먼저 발견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상담 요청을 받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섬기는 대상은 자신의 생각을 새롭게 하므로 변화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상황과 타인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을 가진 사람들은 도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안 하는 일' 리스트가 있습니다. 이 리스트에 나쁜 일은 없습니다. 다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저의 사명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사명들입니다. 이렇게 내가 할 일이 아닌 것을 알 때,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돕는 대상은 말씀에 입각해서 생각을 새롭게 하므로 자신이 변화를 받고자 하는 한국 사람들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중학생을 가르칠 수 없고, 장례식장에서 결혼식을 진행할 수는 없는 것처럼, 그것이 아무리 좋은 일이라고 해도 내가 받은 부르심이 아니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니,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앤드류 워맥 목사님의 일화입니다. CBC에 입학 한 사람들 중에 어린 자녀를 둔 사람들이 워맥 목사님께 이렇게 건의했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기혼 학생들의 자녀들을 돌봐주는 곳이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말씀으로 교육도 해 주고요. 그러면 젊은 부부들이 CBC에 많이 몰려올 텐데요." 그러자 워맥 목사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네요! 하지만 그것은 제가 받은 부르심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에겐 평생 쓸 에너지가 정해져 있습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성취할 만큼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 저 사람 비위 맞추고 이 요구, 저 요구 다 들어주다 보면 내가 할 일을 위해 예비 된 에너지가 다 낭비됩니다. 좋은good 일을 했다고 해도 하나님God께서 하라고 하신 일을 하지 못했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good이 아닌 God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그분과 친밀한 관계를 통해서만 알 수 있습니다.
[ 참고도서 ]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따라가며 성취하라
리더십의 10가지 핵심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