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전 광복절연휴에 1박2일 일정으로 속초와 화진포 건봉사 소양댐을 보고 온적이 있다
천안에서 2시 반쯤 출발하여 속초에 도착하니 7시가 약간 넘었고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했다.
어촌계에서 운영한다는 물치항에서 5만원짜리 광어 오징어 모듬회를 먹고 밤바다를 감상하고
속초에서 1박하고 화진포로 출발했다. 어린시절 이시스터즈의 노래로 잘알려진
화진포와 이은상의 피어린육백리에 등장하는 건봉사를 꼭 가보고 싶었다.
마침 8.15 광복절이라 초대대통령 이승만 기념관을 찾은 소회는 남달랐다.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쳤고 미소 냉전초기에 냉엄한 국제정세를 읽어 대한민국의 건국에 공로가
있지만 독재로 인한 4.19혁명으로 불우한 말년을 보낸 노대통령..역사는 그에게 매우 인색하다..
당시의 국민들은 이박사라는 애칭으로 불렀고 망명하는 그를 눈물로 배웅했었다.
아름다운 화진포 호반 울창한 송림속에 자리잡은 이기붕의 별장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그의 인생만큼이나 처연하게 아름답다..일국의 부통령 별장이라 할수 없는 작고 비좁은
화강암 건물안에 그와 가족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4.19로 이승만이 하야하자
이기붕은 당시 육군 소위였던 맏아들 이강석의 권총으로 일가족이 자살하였다..
어린시절 광복20년이라는 라디오 드리마에 악역단골로 등장한 이기붕과 그의 아내 박마리아...
세월은 흘러 벌써 광복 80년을 눈앞에 두고있으니~~
아름다운 화진포를 뒤로하고 14km 떨어진 건봉사로 향하였다.
해안철책과 콘크리트 전차 방벽을 보고 딸아이가 북한이 싫고 통일이 싫다고 한다.
통일을 하면 당장은 힘들어도 막대한 군비를 아끼고 우리나라가 비로서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가 될수 있다고 말하였다...마음속엔 통일이 되야 평생 고향을 그리워 하셨던
할아버지 대신 고향땅을 갈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참았다.
건봉사는 민통선안에 위치하여 군인들의 검문을 받고 출입이 가능하지만 검문은
자유로운 분위기여서 이곳이 과연 최전방인가 의심이 갈정도다..
울창한 숲속 산중턱 계곡가에 자리잡은 건봉사는 부처님 진신치아를 모신 대찰로
6.25때 전부 불타버려 새로 세웠다 한다..
절마당에 군인들이 가득하고 가래떡을 들고 나르는 모습을 보니 무슨 행사를 하는 느낌이었다.
건봉사를 나와 진부령을 넘어 예전에 강한 여자는 수채화처럼 산다라는 글로 많이 알려졌던
알프스스키장을 찾으니 녹슬은 리프트와 폐허가된 건물만 남아있다.
마침 라디오에서 소양댐 방류한다는 소식을 듣고 당초 계획을 바꾸고 춘천으로 향했다.
늦은 점심으로 춘천외곽에 자리잡은 메밀촌에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고 소양댐에 도착하니
방류를 하지 않고 댐위 만차라 하여 자동차 진입을 막아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경춘 고속도로를 통해 천안에 오니 저녁7시가 약간 넘었다.
1박 2일간 800km에 가까운 장정이었지만 몸은 피곤하지 않았다.
피어린 육백리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노산의 시가 60년이 넘었어도 가슴에 쟁쟁하다
겨레여 우리에겐 조국이 있다
내사랑 바칠곳은 오직 여기뿐
심장의 더운피가 식을 때까지
즐거이 이강산을 노래 부르자
첫댓글 십여년전 화진포다녀온걸 마치 앚그제 다녀오것처럼 쓰셨군요.. 기억력이 짱입니다. 저도 3년전 고성서 일주일살기하면서 다녀온적이 있습니다. 강원도는 개발을 천천이 하더라도 자연경관을 유지하면 좋겠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당시 제블로그에 기록을 남겨놓았기에 지금 글을 올릴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때처럼 장거리운전을 할수 없어 이렇게 대리만족하고 있습니다
고성에서 일주일 사신적이 있군요. 저도 강원도의 자연이 잘 보존되기를 바랍니다
속초,물치항,화진포, 그리고 춘천에서
닭갈비와 막국수까지..
다 너무 익숙하고 비교적 자주 가는
곳이네요
닭갈비는 춘천에서 먹는게 맛있어요
소양댐과 청평사도 그리워지네요.
천안까지 돌아가시는 길이 가벼웠다니
그 기분을 알 것 같아요~^
루루님 반갑습니다
강원도 여행을 많이 하셨고 지금도 자주 가시나 봅니다
저는 영월에서 10년을 살았고 관할 지사들이 동해안에도
있었기에 그쪽 지리가 훤합니다
닭갈비는 세월교위 닭갈비촌에서 먹고 다리산책도 해서 좋았습니다
이제는 체력도 눈도 안좋아졌기에 이렇게 그리워만 합니다
은빛 해변과 쪽빛 바다 !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화진포 ~
무공해의 청정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지요.
이승만 별장과 김일성 별장도 있다 합니다.
천안에서 가족과 함께
동해안과 강원도 춘천 일대를 돌아 오셨나 봅니다.
십여년 전,
그리운 한 때가
스르륵 흘러가 버렸네요.
좋은 시절이었고
앞으로도 좋은 시절이기를 바라옵니다.ㅎ
방장님 반갑습니다
지금은 어떨지몰라도 저때만해도 화진포주변이 개발이
많이 안되어 청정자연의 모습이었습니다
돌아오는길 화천과 양구를 경유하여 북한강을 끼고 오다가
다시 소양강으로 올라오는 풍경이 참멋있었습니다
좋은시절 오래보기 위하여 식사후 항상 30분이상 걷고 있습니다
아득히 먼 시절의 추억을 소환해주셨네요.
4.19이전 고향 초등학교,
저학년은 미술시간에
이승만 박사 초상화 그리기
고학년은 서예시간에
'리승만 박사
리기붕 의장'붓글씨 쓰기 ㅎ
60년대 가수 최희준이 부른
'광복20년'주제가가 듣고싶어졌습니다
https://youtu.be/iyyvwAol4cw?si=1iI6XIwVB_fZQLmV
PLAY
반갑습니다
4.19당시 초등학생이셨군요 저는 네살에 불과하여
기억을 못하고 자료를 보고 알았습니다
광복 20년 라디오프로는 자주들었고
주제가 앞에 부분은 기억안나지만 끝부분은
확실히 기억납니다
참 아름다운 조국입니다.
정성으로 가꾸고 꼭 지켜야하는
금수강산입니다.
여행기 따라가면서 그 바다, 그 해변,
그 산과 그 숲들이, 그 음식들이 차례로 떠올라 향수에 푹 젖었습니다.
마음자리님 반갑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딜가도 소나무숲과 맑은 냇물을 볼수 있습니다
특히 동해안쪽에는 넓고 푸른 바다와 울창한 숲이 아주 아름답지요
제글로 대리만족을 하셨다니 감사합니다
어릴때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릅니다.
이씨스터즈의 '아름다운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아~' 노래 가사도 기억나고
남자의 굵은 목소리로 '광복 20년~' 노래와 함께 그 당시 어린 내게는
이해가 힘든 이야기가 전개 되었던 라디오 소리도 떠오르고요.
이기붕 박마리아 이야기는 TV에서도 드라마로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기억 소환하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헤도네님 반갑습니다
저처럼 어린시절 라디오에서 화진포에서 맺은사랑과
최희준님의 광복20년을 많이 들으셨군요
그때는 TV가 귀해 저녁이면 모두들모여앉아 라디오를 듣곤했지요
오랜만에 이시스터즈의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함께 들어봅니다
https://youtu.be/CVpGtmDYk6s?si=wUEAit8AidaWoZPR
PLAY
화진포와 건봉사, 그리고 속초.
좋은 곳에 다녀오셨네요.
역사 이야기까지
꼼꼼하게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이베리아님 반갑습니다
오래전에 다녀온곳이지만
동해안은 언제가도 좋고
다시 가고싶습니다
그산님의 여행기는 진지합니다.
만일 이분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유홍준 교수의 역사탐방기 보다 더 값진
철학이 담긴 좋은 책 한권 나올 것 같습니다.
가을이오면님 반갑습니다
오래전 유홍준교수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와
북한답사기도 사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미술사학자고 저는 그냥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비교불가합니다 다만 등산이나 여행갈때 그곳의 역사나
유래를 인터넷에서 미리 찾아보고 가면 감회가 다릅니다
그러게요 푸르른 동해바다도 좋지만 덤으로 송림 숲길이 있는 화진포 해수욕장에는 이승만 별장 이기붕 별장 김일성 별장도 있어요.
저는 2022년 10월에 갔는데요.
산행 잘 하시잖아요.
해파랑길 49코스 강추예요.^^
나무랑님 반갑습니다
화진포를 다녀오셨군요
저는 광복절연휴때 가서 그런지 참 아름답고 한적한 곳이었습니다
해파랑길 49코스 한번가보고 싶습니다
제게는 낯선 지명들 입니다 .
아주 오래전에 가 보았는지도 모르겠네요.
글 중에 '강한 여자는 수채와 처럼 산다 ' 그 책을
읽었습니다 . 맨 손으로 스키장 만드신 분이었지요.
그런데 왜 그곳이 폐허가 되었을까~ 아쉽습니다 .
소나무 숲이 참 싱그럽게 느껴집니다 .
아녜스님 반갑습니다
저도 90년대에 그책을 읽고 그후 알프스스키장을 찾아갔는데
슬로프는 녹슬었고 건물은 문짝도 없이 폐허가 된채 방치되있었습니다
그후 몇번의 재기시도가 있었다고 하나 경쟁력이 없어 무산되었다고합니다
동해안쪽에는 솔잎혹파리가 없어 소나무가 참 울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