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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영, 콤팩트를 바르며,
준 영 : (짜증나고, 어이없는) 길가는 사람한테 물어봐, 엄마가 잘했나?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니까 말조심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는데,
거기서 친구랑 포커 얘기하는 게 그럼 잘 한 거냐?!
그럼 거기서 무슨 말을 했어야 되는데?
니아버지처럼 정치 얘기하며, 이 놈도 맘에 안들고 저 놈도 맘에 안든다,
뭐 그런 얘길 해야 돼? 그러면 니 체면이 서?
엄마, 그냥 미안하단 말 한마디면 돼. 엄마도 잘 알잖아, 미안한 짓 한 거.
왜 우겨?
내가 뭘 우겨?!
기어이 에미한테 미안하단 말을 들어야 속이 풀리는 니가, 이상한거지.
엄마 딸이 이상함 퍽이나 좋겠다? 전화 끊어, 나 나가야 돼.
너 그 선배란 애, 그냥 선배 아니지? 걔 집안이 어떤 애야? 돈 많어?
니애비처럼 돈 없는 집안 애 아냐?
준 영 : (답답하고 짜증난, 발을 동동 구르며) 엄마!
준영모: 소 키운다며? 미쳤어, 얘가. 너 그런 가난한 집안에 시집가서 니가 어떻게 살라고,
준 영 : 소 키움 다 돈 없냐? 소가 천마리 만마리면 돈 많은 거지, 소가 얼마나 비싼대?
준영모: 정말 소가 만마리야?
준 영 : (답답한) 몰라, 끊어, 나가야 된다고! 엄마!
준영모: 정신 차려, 기집애야!
어후, 어후..(화나, 전화기 팽개치고, 숨을 고르며, 씩씩대는)
민철, 밥을 하고, 된장찌개를 끓이고,
야채를 썰어 넣는 모습들이 컷컷 빠르게 보이는,
준 영 : 선배나 이해하라고! 나는 이해못한다고!
준영과 지오, 테이크아웃점에서 샌드위치를 사려고 기다리며 얘기하는,
준 영 : 내가 울 엄말 이해할 거 같으면 벌써, 옛날 고리짝에, 이해했다고?
지 오 : 부모자식 간에 이해하고 못할게 뭐,
준 영 : (말꼬리 자르며, 주인에게) 아뇨, 아뇨, 소스 넣지말고, 야채만 주세요.
준 영 : (먹으며) 선밴 울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그래. 초등학교때 나랑 아주아주 친한 친구가 있었어.
근데 걔네 엄마가 새엄마라고 나보고 놀지 말래. 그게 엄마로서 말 돼?
지 오 : (준영 보며, 그건 좀 심했다 싶은, 샌드위치 먹으며, 가는) 정말 그랬어?
준 영 : 내가 그딴 거짓말을 왜해?
윤 영 : (민철을 귀엽다는 듯 보며) 내가 그렇게 좋아?
민 철 : (밥만 먹는) 어.
윤 영 : (재밌다는 듯, 민철을 보며, 장난치는) 섹스파트너가 필요한건 아니고?
(밥 먹으며, 웃고) 여전하구나, 사람 갖고 노는 건.
(웃고, 신기한) 오우..제법이다, 옛날 같음 그딴 식으로 말한다고 성질내며 갔을 건데,
(편안하게 웃으며) 나두 늙었다.
(웃고) 그래 보여. 딸애 지금 몇 살? 애는 가끔 봐?
딴 얘기해.
방송국 편성 어떻게 돼있어?
(웃으며) 딴 얘기하라며?
그때, 초인종 소리 나고,
민 철 : ?
윤 영 : (냅킨으로 입가 닦고, 일어나 나가며, 아무렇지 않게) 가.
회사사람들 하고 회의 있어.
(짜증난) 자식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어쩌다 그런 애를 놀리고 그러면, 엄마로서 '얘, 그러면 못쓴다, 세상을 그렇게 편협하게 살면 안돼,
너는 늘 약자의 편에 서서, 정의롭고 의리있게... (직원에게) 촉촉하다, 이거주세요.
그렇게 바른 생각을 말해야지. 그렇게 공부 못하는 얘랑 놀지 말고,
공부 잘하는 애들만 집에 데려와라?
그게 엄마로서 할 말이야?!
그래도 니네 엄만 귀엽다야.
뭐?
적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대놓고 하잖아. 울아버진 어떤 줄 아냐?
자식한텐 절대 말 안해, 그리고 죄 없는 엄마를 뒤에서 들들들들 ...
이번에도 결국 소똥기곌 사줬다.
소똥기계?
말했잖아, 소똥 치우는 기계를 사달라고 땡깡 피우신다고,
덕분에 퇴직금 중간정산 했다.
(직원이 주는 물건 받으며, 인사하고, 나가며) 그깟 돈이야 또 벌면 되지, 뭐가 문제야?
(서운한, 보다, 따라가는) ?!
(걸어가며) 내가 진짜 이 말은 안할라고 했는데,
울 엄마가 나 중학교 땐 또 어땠는 줄 알어?
학교선생님한테 나 총학생회 회장시켜달라고 촌지 찔러서, 학교가 발칵...
내가 울선생님은 청렴하신 분이라고 그러지 말라고 그러니까, 내 머릴 줘 박으며 돈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 한다고,
나중에 선생님이 나한테 돈봉투 돌려주시며 하신 말씀이 내가 지금도 귀에 쟁쟁해.
엄마한테 가져다 주렴 그리고 전해주렴, 세상에 돈이 전부가 아닌 사람도 있다고.
생애 최대의 개쪽이었다, 진짜,
너는 돈이 우습냐?
뭐?
준영: 내가 드라마국에 와서,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연출의 기본은,
드라마는 갈등이라는 것이다.
(화난, 참으며) 돈이 우스우니까, 그런 말하는 거 아냐?
(어이없이 웃으며) 야, 부잣집 딸은 역시 다르다.
직장인한테 퇴직금정산이 어떤 건지...
가난한 농군 집안의 장남이 어떤건지..
너는 그딴 게 다 그냥 구질스런..
관두자, 관둬, 내가 널 두고 무슨 얘길 하냐, 알아듣지도 못하는데..(하고, 가는)
준영의 나레이션이 시작되고, 준영, 지오에게로 가며, ‘내가 그런 식으로 말한 게 아니잖아,
선배가 아무 것도 모르고, 엄마한테 자꾸 찾아가서 미안하다 그러라니까’ 하며 변명하며 가고,
지오는 ‘됐어, 됐어’ 하며 가는, 준영, ‘되긴 뭐가 돼?’ 하며 지오를 달래며 가는,
준 영 : 갈등 없는 드라마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최대한 갈등을 만들고, 그 갈등을 어설프게 풀지 말고,
점입가경이 되게 상승시킬 것.
그것이 드라마의 기본이다.
준 영 : 맘대로 해, 맘대로, 무슨 남자가.. 그만큼 말했음 좀 져주면 어디가 덧나나.
(뛰어 와 준영의 팔을 잡으며) 어디 가? 친구들 만나기로 약속해놓고?
이런 기분으로 무슨 친구를 만나,
(팔 잡으며) 너 정말 니 성질대로 할래?!
(손잡아 끌며) 가, 가자고.
그럼 화 풀어.
그렇게 실랑이하는,
드라마국에 와서 내가 또 하나 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얘기는 드라마는 인생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드라마와 인생은 확실한 차이점을 보인다.
현실과 달리 드라마 속에서 갈등을 만나면 감독은 신이 난다.
드라마의 갈등은 늘 준비된 화해의 결말이 있는 법이니까, 갈등만 만들 수 있다면,
싸워도 두려울 게 없다. 그러나 인생에선 준비된 화해의 결말은 커녕, 새로운 갈등만이 난무할 뿐이다.
해진, 다리에 납을 달고 있고, 호걸, 분장하고 있고,
(한번에 오케이)
진 범 : 야, 야, 준비 다 됐냐?!
(진범에게) 근데 이걸 왜 달아요?
사람이 물에 수직으로 가라앉냐, 뜨지? 강제로 가라앉히는 거야.
(스탶에게) 빨리 빨리 해, 빨리빨리!
수중촬영감독 : 내가 여러 각도로 찍을게. 공분이 타이트 바스트, 바스트, 풀, 호걸이랑 투 샷, 풀, 되는대로.
규 호 : 캇트마다 선배도 나도 느리게 다섯 이상 세가며, 길게 길게 가자고요,
수중촬영감독 : 배우가 고생이겠네. 나야, 산소통 메고 들어가지만,
(웃으며) 괜히 돈 줘? 가 보자! (하며, 모니터 보는)
자 스텐바이
하나 둘 셋 큐
스크립터, 웃으며 ‘넘 길게 한다’
야 양!
규호, 해진이 넘 이쁘단 생각이 드는,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자자, 뒤집어서 한번 더 갑니다!
현섭, 문을 쾅쾅 두들기고,
현 섭 : 차작가, 차작가, 이러지 말고, 나랑 얼굴 보고 얘기 좀 해, 어?
(문을 두드리며) 차작가, 차작가?!
(답답하지만, 웃는) 참내 어이가 없네. 그래서 지금 어디예요?
현 섭 : 어디긴, 작가집 앞이지. 그러게, 숨겨논 작가를 왜 들켜?
야 임마, 너 이제 어쩔래?
당장 오늘밤부터는 찍을 대본이 없어서 놀게 생겼는데, 이 일을 어쩔래, 너?
규 호 : 몰라요, 나도! (하고, 전화를 끊는) 야, 야...
사채업자도 아니고, 남의 집 앞에서, 진을 치고 앉아..
안에 있는거 알어, 좀 열어라!
규 호 : 말해 봐봐, 넌 기분 째지지?
수 경 : (고개 숙인)
규 호 : (수경을 보며, 비아냥대는) 니가 차작가한테 꼰지른 바람에 작가가 대본 안주고,
다른 작가는 날러버리고,
준영이 꺼, 오늘 낼 방송 나감, 방송이 한 주분 밖에 안남은 이 시점에서...
너랑 나랑은 놀게 생겼으니까, 기분 째지지, 그지?
(눈치 보며) 찍어논 거 좀 있지..않나요?
(어이없이 보다가, 비아냥 섞인) 말발만큼 일도 좀하지,
지난 번 촬영, 그 따위로 해놓고, 말이 나와, 어?
내가 너람 주둥이는 이제 그만 닫고 일하겠다, 남자답게, 남자답게 말 이야.
(하고, 제 어깨로 수경의 어깰 툭 치고 가는)
규호, 차로 가서, 키로 문 따며, 제 차에 기대 서있는 해진을 보고 말하는,
규 호 : 넌 또 뭐냐?
(웃으며) 저 대본분석 좀 해주세요, 제가 이해가 안가는 게 있어서, (하며, 조수석에 타는)
(어이없는, 한숨 쉬며, 힘든 듯 혼잣말) 지쳐서 말도 하기 싫다. (하고, 타고, 가는)
준 영 : (밝게) 야, 야, 야, 미안해, 미안. 내가 좀 늦었지?
여자들: (동시에) 기집애, 너 왜 이렇게 늦었어?
준 영 : (여친1의 볼에 입 맞추며) 미안, 미안, 날 죽여도 할 말 없다.
남친1 : 내가 너한테 전활 몇 번을 넣은 줄 알어? 기집애 하여튼 이번 달은 지가 연락책이면서,
준 영 : (남친1의 볼을 두 손으로 잡고, 마치 입을 맞추려 하듯) 미안, 미안, 미안,
남친1 : (준영을 밀며, 화내는) 이게 왜이래?! 저리 가!
친구들: (서로 눈치 보며, 지오 보고) 누구?
(웃으며, 인사하며) 정지옵니다, 준영이 애인입니다.
친구들: (당당한 지오를 보고, 놀란) 와..애인...
(웃으며) 멋지지.
(조금 놀란) 결혼이요?
(어색하게 웃으며) 그게..지금은 좀 다시 만난지가 얼마 안되서..(하고, 준영을 보면)
(친구의 아이 안고) 어이없어,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결혼해야지.
친구들: (모두, 준영 보며) 정말?
(웃으며, 지오 보며) 왜 놀래? 그럼 나랑 연애만 할라 그랬어?
결혼은 안하고?
(하며, 애기를 지오에게 주며) 애 안아봐, 보송보송한 게 기분 디따 좋아.
(좋은, 애기 받으며) 아니..그건 아니고..
그럼 오케이한 거다? 나랑 결혼하기로?
친구들, ‘우우우’ 하며 ‘야, 무슨 프로포즐 여자가 해?’, ‘여자는 하면 안되냐?’ ‘그건 아니지만,
저 따위로 하면 안되지’ 하며 놀리는,
좋텐다 ㅋㅋㅋㅋㅋㅋㅋ
친구: (웃으며) 준영이랑 지오씨 사이에 애낳면, 정말 이쁘겠다, (남편에게) 그지, 여보?
(준영에게) 야, 너 결혼함 다른 거 다 뒤로 미루고, 젤 먼저 애부터 나.
울언니처럼 늙어 애 낳서, 산후우울증 걸려 고생 말고,
누가 애를 낳아? 내가? 미쳤니? 내가 앨 낳게!
해진, 집 구경하고,
규호,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해 진 : (주변 둘러보며) 여기서 혼자 살아요?
규 호 : (웃으며) 그럼 혼자 살지, 누구랑 살어?
해 진 : 엄마, 아빠, 형제들?
규 호 : 일할 때 방해돼서 어떻게 같이 사니?
(고개 끄덕이며) 아..(가족사진 보고, 이상한) 어, 나 이 아저씨 아는데..
이 아저씨 ..아빠예요?
아빠? (웃고) 그래, 아빠지.
(사진만 보며) 근데 나 이 아저씨 어디서 봤는데... TV에 나왔..맞다, 뉴스에 자주 나온다.
(규호 보며) 감독님, 이 아저씨 장관이죠?
(웃으며) 국회의원.
야..뭐야..기죽어. 집안 전체가 잘났나보네.
해 진 : (주변 보고, 부러운 그러나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나도 돈 많이 벌어 이런 집에 살아야지.
규 호 : (물을 가져와, 소파에 앉으며) 어느 세월에,
해 진 : (주변 둘러보며) 뜨기만 떠봐요, 한방이면 끝이지.
근데, 엄마아빠랑 언니랑 다 같이 살람 이 집은 좀 좁겠다.
이 건물에 이거보다 평수 큰 거 있나 모르겠네.
우리가족들이 다 살람 한 40평은 되야,
(어이없는, 웃으며) 이 집이 60평이다
물을거나 묻고 가지.
규 호 : 대본에 이해안가는 데가 어디,
규 민 : 형 왔어?
규민, 샤워한 채, 아랫도릴 수건으로 가리고 나오는, 얼굴이며 몸에 상처가 여러 개 나있다.
규 민 : (아무렇지 않게, 주방으로 가서, 싱크대 뒤지며) 라면이 있나..
지오, 답답하게 서있고,
준영, 애를 안고 나와, 밝은,
준 영 : 왜 먼저 갈라 그래, 같이 가기로 했잖아.
지 오 : (답답한, 괜히 발로 땅을 차며) 그냥.
준 영 : 오늘 밤에 내 드라마 같이 보기로 해놓고 무슨 말,
지 오 : 수경이가 전화 왔는데 집으로 오는 중(이래),
(말꼬리 자르며, 서운한) 차라리 수경이랑 사귀지 그래?
왜 맨날 걔를 어쩌지 못해서 그렇게 끌려 다녀.
정말 그 부분은 진짜로 맘에 안들어.
(답답한, 조금 심통난 듯) 나는 너 뭐든 다 좋은 줄 아냐?
(아이를 안고, 대수롭지 않게) 내가 뭐가 싫어?
결혼은 한다면서, 애는 왜 못낳아?
(이상하고 어이없단 듯) 애나면 연출 못하잖아.
연출을 왜 못해? 회사에서 짜르는 것도 아닌데?
아기 가지고 그 배를 불러, 현장을 어떻게 나가?
일 년 휴직..
(말꼬리 자르며, 편하게) 1년 뒤에 그 애는 그냥 커?
울엄마 늘상 하는 소리가 자긴 손주 못봐준다야. 그럼 내가 다 해야 되는데..난 애 못낳아.
그리고, 요즘 유행이 얼마나 잘 변하는데 연출 1년 쉬면 감각 죽기는 시간문제야.
죽어라 조연출 생활 4년하고, 2, 3년 연출하고 그만두라고..
난 못해, 안해. (하고, 들어가는)
(가다, 돌아서며) 이 일로 헤어지네 마네하기만 해,
내가 속 좁은 남성 지상주의자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억울한, 화난) 넌 무슨 말을 그렇게 잘해?!
남자가 애 낳람 다 이기적인 거냐?! 차라리 결혼한단 소릴 말든가?!
(달래는) 알았어, 알았어, 결혼 안함되잖아, 그럼. 이제 화 풀려?
(화나는, 짐짓 괜찮은 척 크게 말하지만, 서운해 버버대는) 그래, 말어라, 말어?!
나도 뭐 너랑 굳이..결혼까지 해서..그러고 싶지는 않어,
뭐,나, 나는 결혼 못해, 화, 환장했는 줄 아냐?
요즘 남자들 싹 다 물어봐봐, 뭐..결혼이 그렇게 하고 싶은가..
(대수롭지 않게) 그래, 그럼 말음 되겠네, 가! 수경이한테나.
(어이없이, 보며) 아으..저 쫌생이...정말
그 옆으로 아이를 안은 지오와 준영이가 즐겁게 애를 가지고 귀여워 하며, 지나가는(환상)
지오, 울듯한 얼굴로 마구 걸어가다가, 멈춰 뒤돌며,
못된 기집애.
규민, 라면을 후루룩 소릴 내며,
주방쪽의 작은 TV를 보고 있고 웃으 며 맛있게 먹고 있는,
지금은 미려가 영웅이도 좋아하고 호걸이도 좋아하잖아요.
근데, 내가 자꾸 호걸이한테 막 찝쩍대듯이, 그러는 게 자꾸 어색하고,
솔직히 말해, 폼 잡고 싶은데, 푼수가 싫단 거 아냐?
너 배우가 되서, 그딴 자세로,
(자꾸 규민이 신경 쓰이는, 규민 쪽에 대고) 야야야, 좀 조용히 못먹어?!
얌마! 내 말 안들려?!
규 민 : (TV 보다, 규호 보며) 어?
규 호 : (화난, 뭐 저런 게 다 있나 싶은) 조용히 먹으라고!
(규민, 규호의 눈치 보며) 제가 오늘은 그냥 갔다가, 감독님 편한 시간에,
규 민 : (아랑곳 없이, 혼잣말) 밥이 있나..
(하며, 냉장고 열고, 밥그릇 꺼내 냄새 맡으며) 형 이거 언제 먹던 거야? 먹어도 괜찮나.
(일어나, 규민 쪽으로 가서, 밥을 뺏어, 다시 냉장고에 넣고,
주머니에서 지갑 꺼내 들어있는 돈을 다 주며, 속상한, 가라앉은)
나가.
니가 좋아하는 돈 줬으니까, 나가라고, 자식아?!
하 정말
(화난) 뭐?
(작게 웃고, 돈을 규호의 주머니에 넣어주고, 뻔뻔스레) 알았어, 조용히할게.
(하고, 해진 쪽에 대고) 미안해요. 내가 배가 고파서.
(화난, 규민의 멱살을 잡고, 끌며) 나가.
(별 일 아닌 것처럼, 웃으며) 에이 왜 그래, 형. 알았어, 갈께 갈게,
근데 저 여자분 하고 인사는 하고 가야지, 이건 좀 아니잖아
규호, ‘잔말 말고, 나와’ 하고 끌고 나가는,
규호, 규민을 끌고나와, 벽에 몰아붙이며, 화나, 빠르게 말하는,
내가 너 연락하지 말랬다? 넌 전에 오천 해줌 다신 내 앞에 엄마 앞에 다신 안 나타난다고 했지?
근데 너 또 왜 연락하고 지랄이야? 너 전번에 경찰서 갔을 때 엄마한테 연락했지?
아버지 곧 대선인데, 너 엄마 속 타 죽는 꼴 볼라 그래?!
(바닥에 침을 탁 뱉는)
이 자식이 형이 말하는데, 어디서 고갤 돌리고,
(하고, 손을 들어, 뺨을 칠라고 하면)
규 민 : (규호의 팔목을 잡는)
규 호 : 이거 안놔?!
형 힘 세서, 이거 맞음 나 한쪽 귀도 마저 끝나.
뭐?
(팔 못 놓고, 서글프게 웃으며, 벽에 기대 규호 보며) 고등학교때 내가 첨으로 집에 있는 금송아지 들고 튈 때,
형이 나 찾아와서 열받아갖고 싸대기 친 날..
왼쪽 귀 완전히 나갔잖아.
(왼쪽 귀 가리키며) 이쪽으로 들음 형이 뭔 말을 해도 왱왱왱..
파리 날라 다니는 거 같이, 안들려.
(다른데 보며, 서글픈) 오늘 나 귀빠진 날이야.
이런 날 혼자 있기 그래서...
(규호 보며, 서글픈) 집에 있는 여자분한테 미안하다 그래. (하고, 가는)
(돌아서서, 뒷걸음치고 가며, 규호 쪽에 대고, 소리치는)
엄마한테 전해주라! 엄마 김치 간만에 먹으니까, 젠장, 죽이게 맛있다드라고!
수경, 지오, 맥주를 마시는, TV 소리는 죽은 채, 켜져있는,
지 오 : (맥주 마시며, 시계 보고, TV 쪽 보고)
준영이꺼 아직 할람 멀었어, 그만 힐끔거려.
(버버대며) 내가 뭘, 나 안힐끔거렸,
(말꼬리 자르며) 난 드라마국에 여자들 들어오게 한 거, 정말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해. 그런데,
(입가에 미소 번지는) 주준영 그 기집앤..이뻐.
(웃으며) 언젠 싸가지 없는 기집애라고 입에 침을 튀기면서 욕을 하드니,
갑자기 주준영이가 왜 그렇게 이뻐졌냐?
형 잘 몰라서 그런데, 걔 무지 쌔끈하다.
특히 편집할 때, (인상 쓰며, 몸으로 준영을 흉내내는)
미간이 이렇게 돼갖고 막 열심히 고갤 갸웃대며 뭔가 생각하는 것처럼,
(농담하는) 지금 그 모습은 늙어 보여?
(낄낄대고 웃으며) 암튼 섹시와 지성을 겸비한 뭐 그런 묘한 매력이 있어, 걔한테.
(하고, 맥주마시고) 형 나 걔랑 사귈까봐?
(웃으며, 수경이 귀여운 듯) 걔가 그러자고 할까?
(정색하며) 걔 눈 높나?
지 오 : (발로 수경을 차고, 웃으며) 으이으이...
수 경 : (낄낄대고, 웃고)
댓글 달아준 여시들, 읽어준 여시들 모두모두 고마워요!!!
첫댓글 잘봤어 ㅜㅜ 아 진짜 노희경 작가님 작품 속 캐릭터들 다 좋아 ㅠㅠ
아쉬워.....! 2시간자는데 재밋닿ㅎㅎㅎ
양수경 진짴ㅋㅋㅋㅋ최다니엘 캐릭터 정말 잘표현한고같애...서효림은 저 수영장씬 넘나 사랑스러웡 ㅠㅠㅠ여시 잘봐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