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날 오라 하 네
김세명
기축 년 세모다. 먼 길 돌아와 얼마쯤 왔을까? 나 어렸을 때 눈이 침침하다며 어머니는 나에게 바늘귀를 뀌어 달라고 했다. 나의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무명 바지 헤진 옷 아롱다롱 작은 천 기워 입고 잠자리 잡고 팽이치고 연 날리던 유년도 갔다. 피가 끓어서, 열정이, 아름다운 육체가 있어서 청춘의 아름다움도 여리고 깨어질듯 하기에 사랑의 아픔도 있었나보다. 그 세월도 갔다. 장년기에는 가족과 자녀를 보호하며 직장생활을 하였다. 가정에 대한 책임과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생각하던 인생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였다. 그게 내 삶의 오류다. 삶의 전반부에서 내 마음대로 살았다. 그 시절도 속절없이 흘러갔다. 산모퉁이 길을 돌아 다리가 무거워 바위위에 걸터앉아 석양을 바라본다. 가쁜 숨 몰아쉬니 지나온 한 평생 너무 허무하다. 고달푼줄 모르고 달려온 세월이다. 그 세월이 더디 가기에 어서가자 세월아 하고 재촉도 했었다.
세월의 빠름은 고속도로처럼 달리고 달려 하루 생활권도 멀다 반나절이다. 고속전철이 세월처럼 빠른 속도 또 한 번의 기적이다. 내가 살았던 농촌의 농민의 설 땅은 없어지고 이제는 생의 광휘에 거대한 해일이 되어 지각변동은 일어나고……. 분명 옛날에 비하면 잘살게 되었건만 행복하다는 사람은 없다. 모두 다 바빠 죽겠다니, 예전에 비하면 태평가를 부르고 분명 복에 겨워할 때다. 그런데 사람들의 정신은 그게 아니다. 손끝하나면 빨래도 하고 밥도 다해 준다. 컴퓨터로 텔레비전은 세계 구석구석 모르는 게 없건마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다. 이건 분명 마음의 문제다. 무지한 지혜의 소유자임을 알지만 이처럼 처량할 수가 없다. 황망함은 더하여 열정 하나만의 몸짓으로 달려온 세월이 무색하다. 속절없이 변해가는 내 모습에 살아온 날들이 아쉬움만 남는다. 생의 후반부는 질병이나 사망을 지배할 수 없다. 걸어온 그 험난한 길 위에 내 흔적을 찾아보았다. 얼마나 남아 있을까? 뒤돌아보니 보잘 것 없는 삶이기에 가슴만 아프다. 정신없이 살다보니 중년마저 달음질치고 있는 세월 앞에 이제는 안 속으려고 발버둥 해본다. 무상한 세월은 어느덧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석양빛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 참 모습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래도 희망만은 버리지 말자며 다지고 또 다져 본다. 줄어드는 꿈이라 이 길을 멈춰 설 수 없다. 이제 노년기에 접어들었다. 뼛속에 칼슘성분이 빠르게 고갈된다. 이로 인해 뼈의 밀도가 낮아져서 골절상을 입기 쉽다. 심각한 골다공증 현상이 발생한다. 연골이 굳어지고 제약을 받게 되면서 관절질환이 발생한다. 팔, 다리 및 골격에 붙어있는 수의근이 줄어든다. 수축력이 약화되면서 뼈를 지탱해 주는 기능이 저하된다. 이는 관절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치아가 흔들리고 빠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체모는 연령이 높아 갈수록 멜라닌 세포의 감소된다. 머리색에 비유하여 노인들을 실버세대라고 부르고 있다. 얼굴은 멜라닌 세포가 감소하면서 점차 창백해진다. 60대에 이르면 반점이 생기고 수분이 감소하면서 거칠어지고 건성 화 된다. 피부는 얇아지고 피하지방의 감소로 주름살이 생긴다. 피부 탄력성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노년에 접어들어 변화하는 모습이다. 늙고 병들고 누구나 다시 돌아갈 길이다. 헤진 무명바지에 쭈그렁 그 시절이 다시 온다. 육신의 허약함을 어이 감당 할까? 가는 세월아 ! 너도 쉬엄쉬엄 쉬었다 내 뒤를 따라 오렴 ! 그래서 서글프다. 세월이 날 오라 한다.
첫댓글 세월이 오라 하면 당당하게 맞서세요,,,,,눈에 힘주고,,,,,, 너무 서글퍼 마시구요,,,,,젊을때 정신 없이 달려온 세월...이제 조용히 정신 차리고 사시면 좋겠습니다,,,,,,,
경험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 아니면 인생살이 얼른 살고 싶어서 일까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많습니다. 어쩌면 철부지인지 모르겠지만요.
삶의 무게를 느끼며 달려온 한 생애가 허무 하신가 봐요....힘내세요....여기 동병상련의 아픔을 같이 느끼는 삶방이 있잖아요....우리 웃으며 살아요....그까이꺼 대수냐고....오늘 옆에 산을 가는데 내리막길에 오른쪽 무릎이 좀 안 좋은걸 느꼈기에 집에 가서 딸이 호주에서 사온 글리코사민이랑 영양제들 좀 먹어야겠구나 싶었지만 집에 오니 또 잊어 버리고 안 먹게 되네요...ㅎㅎㅎㅎ 사파리님 때문에 지금 영양제 좀 먹고 와야겠네요...ㅎㅎㅎㅎ 건강하시고 행복 하소서...
젊은이는 내일은 뭐하고 뭐 해야지라고 계획하고=== 나이든이는 ===" 옛날에 나는 " 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 님들이시여=== 힘=== 힘내시고 === 늘 행복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