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대의 건축가...??

[신규하(신이){열네돌}]

아크포럼에 있는 건축가의 이슈에 있는
건축가의 대한 정의입니다.



" . . . 건축가는 자기 철학을 가지고 사회와 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충만하여야 하며 건축문화 창달의 진정한 주역으로서 이 시대의 역사와 경제·사회·문화를 건축으로 창조하는 사람이다. . ."
- 건축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93 건축가선언/ 930623



(편집자 註: 建未準, 건축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은 1990년대 들어와 더욱 노정된 건축행정의 문제를 개선하고 건축의 역할을 바로 세우기 위하여 200여인의 건축가들이 동참한 움직임이다. 김석철 회장, 조성룡 사무총장, 김영섭 대변인, 세분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93년 창설하여 특히 정부의 행정쇄신위원회를 통해 많은 행정개선을 이루어 내었다. 93-95년간 집중적으로 전개된 이 노력은 기존의 건축단체에 많은 자극을 주었고 기존건축단체들의 쇄신노력이 본격화됨에 따라 96년 이후로 큰 움직임이 없다.)


　　　　　　　　　　　　　


" . . . 우리나라의 법제에는 '건축가'라는 말이 없고 '건축사'라는 말을 쓰고 있다. 건축가와 건축사의 구분은 명문화되어 있는 것이 없지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에 의해 그 차이를 구분해 볼 수 있다. 건축사(registered architect)는 국가의 면허를 받은 건축전문가에 국한한다. . . 한편 넓은 의미의 '건축가'는 건축에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전문가 전체를 총칭하는 집합명사 내지 보통명사로 쓰인다. 그러므로 건축사법에 의거한 건축사와 건축 전공 건축사보 뿐만 아니라, 아직 연수가 부족하여 건축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신진 건축전문가, 연수와 경력은 충분하나 건축사 면허를 취득하지 못한 건축 전문가 등이 모두 해당된다. 또 문화재라든가, 철도 및 궤도 관련시설을 설계하는 건축사 이외의 건축전문가들도 해당된다. 이들의 종사 영역은 설계사무소 뿐만 아니라 시공회사, 학교, 연구소 등 상당히 광범하다. 그러나 국내에는 '한국건축가협회'라는 단체가 구성되어 있는 바, 여기서 건축가라 함은 좁은 뜻의 건축가이다. 우선 건축사 면허는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주로 건축설계에 종사하는 건축전문가로서, 설계 역량이 뛰어나고 설계 업적이 우수한 소수에 국한한다.



architect라는 말의 어원은 그리스어인 'apxlte'ktwu(architekton)이라는 말에서 비롯하는데, 으뜸, 우두머리(chief), 숙련(master)을 뜻하는 apxl-(archi-)라는 말과 목수, 공인(工人), 작업자를 뜻하는 te'ktwu(tekton)이라는 말이 모여서 이루어진 말이다. 따라서 말 그대로 풀이하면 '공인들의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현대에 있어 architect의 사전적 의미는 좁은 뜻으로는 건물을 짓거나, 설계를 하거나 시공감독을 하는 전문가만을 가리키지만, 넓은 뜻으로는 조선전문가를 naval architect, 조경전문가를 landscape architect라고 하듯 비슷한 분야의 설계가를 가리키기도 하고, 더 넓은 뜻으로는 대상과는 관계없이 건설을 하거나 창조를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 ."
- 황용주(중앙대 건설대학원)/도시환경과 건축문화(2)/건축사 9502 '연구'



(편집자 註: 우리나라에서 '건축가'(건축하는 자연인?)와 '건축사'(공적으로 허락된 법인?)의 구분은 클래식하다. 문화적 총체인으로서의 건축가와 건축업 종사인으로서의 건축사라는 구분은 불행히도, '한국건축가협회'(문체부 산하) 와 '대한건축사협회'(건설교통부 산하)로 나누어져있기도 하다. 서로가 서로를 그리 고운 시선으로 보지는 않았었고 (않고 있고?), 대외적으로도 국제건축가연맹(UIA)에는 한국건축가협회가 공식회원으로 되어있으니 어딘지 어색하다. 단체의 통합에 대한 건축인들의 바램이 있기도 하고 또 단체 통합이 필요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도 2-3년 전부터 두 단체가 또 다른 학술건축단체인 '대한건축학괴'와 더불어 공동으로 행사하는 경우도 많다. 반가운 일이다. 힘을 합쳐도 모자라니 . . .)





". . . 건축이, 만약에, 어떤 사람에게 조그만 감동을 줄 수만 있다면, 그 감동은 어느 예술이 던지는 감동과 그 무게에 있어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큰 것임을 믿는다. 그 이유는 결과로서 나타난 그 건축이 탄생하기까지의 장엄한 '절차'의 문제 때문이다. 밀실에서, 혼자만의 사유와 관념과 집착의 결과로서도 예술은 창작의 승리를 얻을 수 있고, 그것으로 사람에게 감동을 전달할 수 있으나, 건축은 그렇게 작업되어질 수 없고 그것으로만 충분치 못하다. . . 고도로 발달된 교육을 받고 혹독한 전문훈련을 거쳐 영감에 가득차게 된 건축가라도 스스로만 건축작업을 할 수는 없다. 반드시 누군가 일을 주어야 하며 그 일을 받는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그뿐인가,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서 혹은 직원으로부터, 그 창작의지는 현실성을 이유로 곧잘 훼손되어진다. 일을 맡겨준 건축주로부터는 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받는가. . . 그러나, 그래도, 얼마후 그 건축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였다는 어떤 이의 얘기를 행여 들을 수 있다면, 그 건축에서 감동을 받았노라는 전갈이라도 올 때면, 그리고 그 전갈이 우리가 존경하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서라면, 우리는 그 어둡고 길었던 그 건축의 '절차'를 이겨내었다는 성취감으로 나약해진 건축의지를 위로하게 되며, 더불어 우리는 우리를 건축하는 일에 종사하게 해준 신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 . "
- 승효상/건축의 '절차'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하여/건축사 9512 '칼럼'



(편집자 註: 건축은 건축가 혼자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많은 협업, 또한 고객과의 관계에 의해 비로소 건축은 세워진다. 이러한 특유의 관계는 건축가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안겨준다. 인류역사 이래로. . . 현실 속에서, 현실 창조를 위해서, 창조적 현실을 위해서)




" . . . 사회에서 초면인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 나면 으레 "무슨 사업을 하십니까?"하고 묻는다. 대답은 "설계사무실 합니다"라고 대답을 하고 나서는 어쩐지 당당하지 못하다. 다음번 기회 때는 "건축 디자인 합니다"하고 슬쩍 영어를 써본다. 이때는 어쩐지 무보수 취미로 하는 것같은 인상을 주어 경제력이 없어 보여 이도 그리 당당치 못하다. 스스로 나는 예술가요, 또는 건축가요 하기에는 좀 쑥스럽다. 멋있게(?) 아니면 실제로 내가 하는 일을 보태지도 말고 빼지도 말고 적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어는 없을까? 변호사는 법만 하면 되고, 기계를 다루는 사람은 엔지니어링만 하면 된다. 또, 순수예술을 하는 사람은 예술만을 하면 된다.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사업만을 하면 된다. 우리 건축사는 어떠한가? 예술, 법, 엔지니어링, 운영의 모두를 복합적으로 만족시켜주지 못할 때에는 작품활동을 포기하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이르고 말 것이다. . . "
- 조구현(신세대종합건축)/건축사, 그들은 누구인가?/건축사 9601 '칼럼'



(편집자 註: 건축가는 복합적인 업무를 코디네이트 하는데 그 역할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 알파를 더하는데 건축가의 소임이 있다? 이러한 고민은 건축 초년생 뿐이 겪는 '정의의 혼란'일 뿐 아니라 건축주들도 많은 혼란을 겪는다. 예술인냐? 경제인이냐? 그러나 바로 여기에 건축의 매력이 있을지도 모른다. . .)
　　　　　　　　　　　　　　　　　　　　


". . . 우리의 이름은? . . . 사무소와 연관될 때 "소장님", 언젠가 자동차 세일즈맨이 말머리마다 불러주던 "건축사님", 어떤 사회단체에서 부르는 "사장님", 가깝게 지내지 않는 몇몇분이 불러주는 "선생님", 현장 협의중 조적공으로부터 들은 "설계사님", 어떤 건축주가 제 3자에게 본인을 소개하면서 붙인 "건축가 선생님". . . 의사는 개업 유무에 관계없이 의사선생님으로 불리우고, 변호사 역시 자격이 취득되면 개업과 무관하게 박변호사, 김변호사, 변호사 아무개로 불리운다. 그때부터 직업에 대한 책임 의무에 관한 수련이 시작됨이라 보인다. 비록 개업하지는 않았지만 그러하게 불리움으로 인하여 자격 취득에 대해 사고의 정리가 나름대로 되리라. 호칭은 사회적인 위치를 무시할 수 없는 언어이기에 개업(등록)건축사의 다양한 호칭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자기 맡은 바 전문 업무를 수행하는 미등록 건축사에 대한 호칭이 건축사만 없지 않은가? . . . "
- 전재근(메사건축)/뭐라 불리울까?/건축사 9612 '일하며 생각하며'



(편집자 註: 건축가 만큼 호칭이 다양한 직종도 없다. 이뿐인가? 요새는 '건축설계사님'이라는 말도 생겨 마치 보험설계사 같은 느낌도 준다. 호칭을 하나로 통일할 필요가 있나? 오히려 건축가의 역할이 다양한 만큼 다양한 호칭이 있는 것이 자연스러울수도. 그만큼 카멜레온 같은 건축가의 속성을 표현하는 것일까? 그러나 사회에서 위상이 확실해지려면 어휘의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기는 하다. )




". . . 창조적 전문직으로서 자임하는 건축가의 역할은 새로운 것을 위해 기존의 질서를 어떠한 형태로든 재편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지만 그의 역할과 책임이 이윤추구를 최대목표로 하는 개발업자의 그것과 다른 것은 '어떻게?'라는 건축가로서의 고유한 해결방식에 달려 있다. 이 '어떻게?'라는 고민이 결여될 경우 건축가는 개발업자와 결코 다른 것이 없으며 창조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기존의 상황을 방치하느니만 못하는 적극적 파괴자로서 남게 될 것이다. 건축가 피터 블래이크의 말처럼 의사는 자신의 실수를 봉합해 버리는 것으로 모든 일을 무마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건축가의 실수는 그가 죽은 후에도 우리의 도시와 환경에서 시각적, 공간적 공해로 흔적을 남기게 된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자신의 작업에 의한 이와같은 창조성과 영속성의 가치야말로 건축가를 다른 모든 직업과 구별해주는 고유한 긍지입과 동시에 준엄한 책무이다. . . "
- 심영섭(주,한빛종합건축)/건축 창조의 양면성/건축사 9603 '일하며 생각하며'



(편집자 註: '파괴자'로서의 건축가? 그많은 환경공해를 만들어 낸데 건축인들은 적극적인 범죄자로 또는 공범자로 또는 방관자로 역할을 해왔다고 할밖에 없다. 그에 대한 건축인들의 자괴심, 또 한편, 영속적인 그 무엇의 창조라는 이상사이에서 한국 건축가는 고민한다. . . 무엇보다 건축가를 짓누르는 것, 어찌 되든 건축은 그 자리에 2-30년 이상, 50년 이상, 100년 이상 서있을 것이라는 무거운 중압감. 포장으로 가릴 수도 창고에 쳐박을 수도 없다. 쉽게 바꿀 수도 없다. 어떻게 밤잠을 설치지 않으랴? )




" . . . 건축가들은 스스로 즐겁게 착취당하며 열심히 일을 하지만, 동시대인들은 아무도 건축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왜냐하면 건축은 인간을 담는 그릇이고 시대를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며, 건축가의 임무는 적어도 두 가지 측면에서 성직자의 그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건축가는 건축이 인간을 담아내는 그릇인 이상, 가톨릭의 신부가 고해성사를 받듯이, 동시대인에 대한 애정으로 그들의 이야기를(건축가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그들 자신이 되어 들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진정 평안한 휴식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건축가는 그들에게서 신께서 주재하는 이상사회의 존재를 알려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건축은 항상 건축주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동시대인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건축가는 하나의 사건에서 건축주뿐만 아니라 항상 불특정 다수조차도 변호하는, 쌍방변호의 변호인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 . "
- 주대관 (주,엑토종합건축)/건축가 없는 시대에/plus 9612 '특집-'96 한국건축의 이슈'


(편집자 註: 건축가의 사회에 대한 책임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재미있는 비유이다. 건축인을 '신의 대리인'과도 같은 비유로, 또한 변호사와 같은 '인간의 대리인'으로 표현한 것은 . . 인간과 신의 사이에서, 그러나 인간의 편에 항상 서는 건축가의 역할이란?)




" . . . 우리 사회에도 엄연히 건축가, 학자, 비평가, 시공자가 있다. 그러나 각자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이야기되고 있지 않다. . . 성숙한 역할분담 없이는 어느 분야도 생존할 수 없고 그 역할에 대한 스스로의 노력 없이는 어느 분야도 성장할 수 없다. 이러한 자각 후에 건축인으로서의 작업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보여지고 받아들여질 것인가를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다변화된 사회에서는 절대적인 가치기준이 무너지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가치기준이 없어짐을 의미하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지금까지 가졌던 가치의 문제에 개인의 확실하고 명확한 가치기준이 첨가되어 보다 다양하고 복잡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개인에 사고에 의해 형성된 가치는 어떻게 그것이 생겨났는가를 철저히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건축가로서의 전문성은 바로 이러한 것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 도시에 대해 이해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진단하며 그런 기반 위에 작업의 결과물이 보여져야 한다. 우리는 과연 절대가치를 대체하여 개인의 또다른 가치가 확실하고 명확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가치가 없어도 된다고 판단하여 스스로를 이해하고 본질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채 우리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 . . "
- 김종규(M.A.R.U.)/전문인으로서의 건축인/ plus 9612 '칼럼'
　　　　　　　　　　　　　　　　　　　　　
(편집자 註: 건축이란 분업과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복합분야다. 독불장군과 같은 건축인, 개괄적인 '총론자'들은 많으나 전문적인 '각론자'들은 없는 건축사회 현실,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여 주지 않는, 사실, 건축분야의 문제 뿐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전문분야의 비전문성 문제이기도 한 현실이다. 이를 뛰어넘는 것, 지난 반세기 달려오고 커온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성숙함'과 '철저함' '치밀함'이 필요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