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음 / 정채봉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새해 마음 / 이해인 수녀님
늘 나에게 있는 새로운 마음이지만
오늘은 이 마음에 색동옷 입혀
새해 마음이라 이름 부쳐줍니다
일년 내내 이웃에게 복을 빌어주며
행복을 손짓하는 따뜻한 마음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며
감동의 웃음을 꽃으로 피워내는
밝은 마음
내가 바라는 것을 남에게 먼저 배려하고
먼저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
다시 오는 시간들을
잘 관리하고 정성을 다하는
성실한 마음
실수하고 넘어져도 언제나 희망으로
다시 시작 할 준비가 되어있는 겸손한 마음
곱게 설빔 차려입은 나의 마음과
어깨동무하고 새롭게 길을 가니
새롭게 행복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