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동기 딸 결혼식장에서 나 온 이야기
지난 토요일은 우리 대학동기 딸 결혼식이 있었다.
교회에 열심히 나가고 장로라 교회 사람들로 식장에 축하객들은 많았으나
이 친구가 원체 동기들의 경조사에 얼굴을 내밀지 않아 과연 몇 명이나 올지 궁금하였는데.
저야 같은 분야에 있으니 이래저래 걸리는 것이 많아 당연히 참석.
식장입구에서 둘러보아도 내가 아는 사람들은 한사람도 보이질 않고
신부 어머니, 동기부인이 아는 체 하며 “이종 사촌 여동생도 와 있어요.” 한다.
즉 여자고등학교 친구라서.
얼른 피로연장에 가서 목 좋은 곳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며 동기들 출석을 부르고 있으니까
고려대 구로병원의 황교수가 두리번두리번 살피는 걸 불러오고,
미국에 오래 있다 온 수원 쪽의 동기회장인 한선생,
그리고 서울대 일반외과의 김교수가 전부이다. 이런 자리에는 최소한 한 테이블은 모이는데.
당연히 화제는 의사 국가고시에서 후배들의 대거 탈락건과
아덴만 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선장의 아주대 입원치료 건이었다.
제가 서울대 김교수에게 물어 보았다.
의사 국가고시 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느냐?
문제 출제에 대하여 교수들은 적극 참여를 하느냐?
이번 건만 하여도 합격률이 비슷한 중앙대학에서는 분석과 대책을 의논하였었는데
이런 자리는 마련이 되었느냐?
결론은 아무것도 없었다.
석선장 입원 치료건은 그래도 아주대가 준비가 되어있었고,
열심히 홍보한 턱에 서울대가 밀렸다고 본다.
분위기는 서울대 성토장으로 바뀌어 제일 먼저 나온 것이 인사문제.
제가 모두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저의 졸업 전후 몇 명은 안다.
훌륭한 선후배들이 서울의대 스태프로 들어간 것은 인정하나 여기에 끼어
자질이 형편없는 자들도 주로 친가나 처가 쪽 배경으로 스태프로 있으니 이 또한 문제이다.
학부 졸업성적이 평균 “B"도 되지 않아 편법으로 대학원 성적을 최종 학부성적으로 들어가질 않나.
요사이는 그럴 수 없지만.
제가 전역하고 처음 참석한 내과 송년회에서 원내 사람들은 참가비를 받지 않았고,
소개를 할 때도 누구나 다 아는 원내 사람들만 소개하였다.
즉 중앙대 조교수로 발령이 난 나는 내과 동문들에게 소개도 받지 못하였다.
그 후 서울대 김 모선배를 만났을 때 이를 불평하였고,
시정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내었으나 누가 한번 당하면 되었지 다시 당하나.
또 무슨 방이네, 하며 끼리끼리 모여 노는데 끼일 수도 없고
비슷한 입장의 선배 한사람과 김이 새어 같이 나와 버렸다.
한번은 졸업 동기모임을 서울대 부근에서 갖는다고 연락이 왔다.
왜 서울대 부근인가? 내가 한소리 하였지요. 물론 서울대에 재직하는 친구들이 수적으로는 많다.
그러나 참석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남에 살고 있는데.
고려의대출신들은 타 대학에 가있어도 연수를 나가면 동창회에서 여비를 보조해 준다.
이는 나와 친하였던 우리병원 고대출신 산부인과 교수에서 들어 잘 안다.
요즈음은 달라졌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황교수가 고대 개교기념일에 교수들이 다 받는 선물도 타교출신이라 주지 않아
몇 년전 고대 동창회에 항의를 하였으나 아직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대 출신 타교교수로 있는 다른 친구들은 그 대학 출신 아래 사람들이 치받아
입지가 약간 곤란한 사람들도 있다는데.
저야 그런 놈들이 하나도 없으니 정년까지 만수무강.
나가서 이렇게 서러움을 당하며 고생을 하여도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나요.
황교수가 ENT만 하더라도 Otology만 좀 세지 서울대가 더 이상 맹주가 아니다.
이건 서울대 사람들만 모르고 있지.
우리나라 의학계가 서울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니까 하고 또 성토한다.
각설하고 내년의 졸업 40주년 행사에 대하여 이야기가 나왔는데.
졸업 30주년 행사를 맡아 근사하게 끝낸 나는
“행사가 언제, 어디서, 며칠간 하여도 무조건 100% 찬성이다.”
일은 해보아서 알지만 요래조래 핑계를 대며 까다롭게 구는 동기들에게 실망한 적이 있었고.
미국 동기들이 맡은 졸업 35주년 기념행사에서 국내의 동기들에게 설문조사를 하였더니
알라스카 크루즈가 12명, 하와이가 11명이 나와서 한표 차이로 알라스카 크루즈로 정하였다.
막상 참석자들은 미국동기가 10쌍(두 쌍은 동기부부포함),
우리나라는 하와이로 투표한 두명과 알라스카로 투표한 나, 이렇게 3쌍만 참석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서울의대와 의대동창회에 내는 기부금 문제는 항상 말이 많으니
여러 동기들의 의견을 참조하기로 하였다.
첫댓글 이글을 서울의대 미주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4년 선배 이 건일 선생님이 다음과같은 댓글을 부쳤군요.
유 교수님.
내가 '나의 이야기' 에서 말한 것 처럼 서울대병원은 거대한 x통 입니다.
이것 저것 연줄로 들어온 친구들도 많고, 너무 자기들 잘난 맛에 사니
그야 말로 우물안 개구리들이지요.
모교 잘되는 것이 좋은데 어쩌다가 이지경 까지 되었는지 원...........
서울대.... 반성해야 할 점이 많지요.... 타대학 출신들한테 서울대 나왔기 때문에 미움 받고 살아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