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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시설 ‘가롤로의 집’ ‘애덕의 집’ 회원들이 황사평성지 쉼터를 찾은 사람들에게 차와 음료수 봉사를 하고 있다. | | “성지에서 차 한잔의 휴식을”
“힘드시죠? 차 한 잔 드시고, 좀 쉬었다 하세요.”
“감사합니다. 잘 마셨습니다.”
8월의 마지막 날 오전. 제주교구 황사평성지 한켠에 마련된 ‘쉼터’에는 추석을 앞두고 벌초에 나선 인파로 북적였다. 오가는 차 한 잔의 여유 속에 벌초객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제주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현경훈 신부) 산하 지적장애인 시설인 ‘가롤로의 집’과 ‘애덕의 집’ 공동체가 ‘황사평성지 쉼터’를 운영하고 있어 화제다.
이들은 지난 8월 23일부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성지를 찾은 성묘객들과 벌초객들에게 무료로 차와 음료를 제공해왔다. 쉼터는 추석 당일인 9월 14일까지 계속 운영된다.
처음엔 장애우들이 과연 쉼터를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지금은 성지를 방문하는 이들은 꼭 거쳐야(?) 할 장소로 알려지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황사평성지는 1901년 신축년 제주도 교난으로 인해 희생된 순교자들의 유해를 모신 곳으로, 성직자 묘역을 포함해 약 2100기의 봉문이 들어서 있다.
현경훈 신부는 “대부분 장애우들을 봉사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장애우들이 여러분들과 나눌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하다”며 “우리가 가진 작은 몫을 이웃을 위해 나누고 봉사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