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 오전 9시 저는 광주 망월동에 있었습니다.
망월동 초입부터 형사(정보과 형사로 보임)들이 일정한 간격을 맞춰 배열해있었고 5.18 기념 묘역 입구에는 여러대의 전경차량과 무장한 전경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망월동묘역에는 대학생의 순례가 줄을 이었습니다.
망월동과 5.18 국립묘지를 연결하는 작은 문 앞에도 전경들이 봉쇄하면서 5.18 국립묘지에서 나오는 사람만 통행하게 했고 밖에서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통제했습니다.
한나랑의 대통령을 경호하는게 그만한 일쯤이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한겨레를 포함해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연합뉴스를 보고 쓴 기사가 아닌가 합니다.
한총련은 노무현 대통령의 5.18 기념식을 막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남겨놓았고 길 한편에서 노 대통령의 방미를 규탄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전경들이 한총련을 둘러싸면서 통로가 완전히 막혀버렸고 노 대통령은 후문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올때도 마찬가지였구요.
한총련은 노무현 대통령 차량에 계란을 던지거나 하는 따위의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깃발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노 대통령의 방미가 굴욕외교라고 비판한 것입니다.
이것에 대해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한총련의 행위를 엄중 처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마 이 말속에는 한총련 학생들이 노무현 대통령 명의의 화환을 짓밟았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문제는 자유민주주의 종주국이라는 미국에서도 성조기를 태우는 것이 표현의 자유라고 인정하고 있고 부시 미 대통령의 사진을 희화화하거나 짓밟은 것조차 용인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 나라 대통령의 권위와 존엄은 화환에 씌여진 이름이나 사진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의 국정운영을 통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에 있는 것입니다.
만일 노무현 대통령이 '원칙과 소신'을 방미동안 지켰다면 한총련은 성스러운 5.18 묘역앞에서 집회따위는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노무현 후보는 '당당한 대미외교'를 하겠다고 국민들과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지켜졌나요?
촛불시위로 뜨거웠을때 공약으로 한미행정협정 개정을 내세웠으니 굳이 촛불시위에 갈 필요가 없다던 노무현 후보는 당선 후 처음으로 용산미군기지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촛불시위 자제를 요구하면서 자신을 친미적 자주라고 표현했습니다.
친미적 자주! 소가 웃을 일입니다.
왜곡된 한미관계와 비정상적인 역사의식은 결국 한반도 평화정착에 위해요소로 작용할 따름입니다.
저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한총련 엄중 처벌이 근래 한총련 합법화와 맞물려있다고 봅니다.
노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한총련 수배해제와 합법화에 긍정적 의견을 제시하자 한나라당, 검찰 등 관료집단, 조중동 등 수구세력등이 거세게 반항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장악력이 약한 노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보수회귀를 선택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한총련의 전향적 자세를 취한데 대한 발뺌 구실을 이번 5.18 기념식 사건으로 만들려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총련!
5.18 특별법과 전두환 노태우 사법처리를 일구어낸 주체가 바로 한총련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나 강금실 법무가 아닙니다.
그들은 광주 5.18에서 고개를 숙이며 겸허해야 했는데 오히려 굴욕적 방미외교를 이득인양 이야기하고 학생들의 비판적 행동에 사법적 잣대로 처벌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아무리 원칙과 소신있는 사람도 제도정치권에 들어가면 똑같아 진다더니
강금실 법무나 노무현 대통령도 그 한계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단연코 말하지만 도로 점거를 통한 노무현 대통령의 기념식 진입을 막지 않았고 굴욕적 방미 외교를 규탄하는 한총련을 애워싸고 노 대통령의 차량을 막은 것은 경찰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가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외교인가 굴욕적 외교인가의 문제는 어떤 가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가의 문제일 것입니다.
한미동맹과 민족공조사이의 문제이지요
그렇다면 한미공조를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데요
한미공조가 우리에게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 주었는지 의아스럽고
부시가 지금껏 보여왓던 군사적 패권주의-말로는 북한과 평화적 해결을 말하면서 소형핵탄두를 개발하고 영국과 함께 단계적 경제봉쇄를 추구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노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력 사용카드를 이해할 수 있다, 경제봉쇄도 이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의 주도권을 인정하고 그동안 북미대화에서 소외되어왔던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보자는 전략인데 과연 그것이 들어먹힐지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한미간 신뢰가 구축되었다해도 북한과의 관계가 냉전으로 흐를것이고 북한이 대화창구를 닫아버린다면 한반도 평화는 요원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그동안 주장해왔던-북한은 대화상대가 아니다, 힘에 의한 굴복이 적절하다-는 논리로 귀결되고 결국 한반도의 평화는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렇기에 민족공조를 중심에 놓고 한미공조를 전술적 차원에서 고려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주객이 전도된 노 대통령의 방미성과는 분명 한반도 평화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입니다.
일본의 평화헌법 수정까지 가세하면 한반도는 열강의 이권다툼을 넘어 전쟁의 목전에 자신을 고스란히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화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때 민족공조와 한반도 평화를 중심으로 한미일 관계를 재설정하고 유럽연합과 중국을 한반도 평화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전략이 우리에게는 유리한 것입니다.
첫댓글 대통령의 방미에 대한 성과를 탓 하기엔 너무 빠른것 같습니다. 만약 님께서 노짱이라면 어찌 했겠습니까?
자기가 말 한건 지킬 수 있도록 해야죠............안그런가요?? 말하지말던가
님의 글을 읽고 나니 저의 혼란스러운 생각들이 조금은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