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와일드 한 이유에 대해 설명 드리자면...
오늘 하루가 이랬습니다.
아침에 먼저 프랑크프르트 영사관에 전화를 걸어 인터넷상에 누가 올린글에 대한 해명을 요구 했지요.
그 글이 뭐시냐 하면 이번 대선 투표용지에 도장이 위 아래 두개 찍혀야 하는데 프랑크푸르트 투표소에서
어떤이가 도장이 하나밖에 안 짝혀 있는 용지를 받아 투표하고 나왔다. 나오다 확인하고 멘붕상태에...이런표는 무효처리되니
투표할 때 잘 확인하고 해라...는 정말 열심히 가서 투표하고 온 사람 멘붕상태에 빠지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엇! 내 표는 어땠었더라...도장이 있었는지 몇개였는지 신경도 안 썼을 뿐 아니라
투표용지의 후보들 칸칸이 생각보다 상당히 좁아 그 좁은 금 안에 (금 밟지 말고)잘 찍어야겠다는 일념으로
초집중하고 있었기에...도장은 생각도 안나거든요.
궁금한것과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으로..ㅋㅋ
영사관에 전화했지요.
답은 예상한대로 윗쪽도장은 프린트할 때 자동으로 인쇄되어 있고 아래 도장은 빨간색 인주로 직원 세명이
확인하면서 찍었다. 그리고 나눠줄 때 다~확인했기 때문에 무효처리될 표 없으니 걱정하지 마시라...
잘 모르고 누가 그런 글을 올린 것 같다...
아...네네...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용~
그럼 그렇치...지금이 70년대도 아이고...
그렇다면 그렇다고 믿어야지 어쩝니까? 투표함을 뜯고 표마다 봉투를 뜯어 다시 확인할 수 도 없는일...
이렇게 아침나절의 흥분은 일단 삭히고 장을 보러 갔지요.
보통 수퍼에서 장볼 때는 카드로 결제하는데 지갑에 현금이 5유로짜리 당랑 하나 있길래 가는길 집앞 현금인출기에서
현금을 100유로를 찾았습니다. 흑..보통 50유로씩 찾아 놓는데 왜 또 100유로나 찾았는지 ㅠ.ㅠ..
한국에서의 십오만원 가치로 여기시면 안됩니다. 여기서의 100유로는 엄청난 거액이거등요..
그 때 돈 찾을 때 뭔가 느낌이 이상....했어요.
어떤 남자가 내 앞으로 먼저 쓱 들어가더니 인출기 쪽으로 안가고 다른쪽에서 약간 얼쩡거리는 걸 보면서
응?...왜 저러지?.... 하여간 돈을 찾아 지갑에 넣고 그 지갑을 장 봐 올 배낭에 넣고 수퍼로 갔지요.
늘 하던것처럼 헝겊 장바구니와 배낭을 쇼핑카트고리에 걸고...
우유 유효기간을 확인하며 뒷쪽에 있는 걸 꺼내려고 앞쪽 우유팩들을 옮기고..
아...가는 날이 장날이라고..왠 성분을 알 수 없는 붉은 액체가 우유팩에 뭍어 있길래 다시 다른걸로
바꾸고...보니 이것도 또 뭍어 있어 으이그... 또 바꾸고...하면서
평소에는 지갑이 들어 있는 가방이 걸린 고리쪽 카트손잡이에 늘 한 손은 대고 있거나
몸 앞쪽으로 놓고 물건을 고르는데...
그늠의 우유팩 때문에 잠시 정신을 놓았겠지요...
이것 저것...또 넣고 오늘 점심 후식으로는 아이스크림을 ㅎㅎ 하면서 아이스크림도 사고..
계산대에서 얼마예요~ 하는 소리와 동시에 으아앗~~!! 걸려 있던 배낭이 깜쪽같이 사라져 버렸지 뭡니까!
Oh~ Nein!!
순간 약간 하늘이 노래지더군요. 난리를 치니까 여직원 하나가 진정해라 찾을거다 하면서 온 수퍼바닥을
한바퀴 함께 둘러 봤으나 있을리가 없겠지요..
감시카메라가 있으니 찍혔을거다. 경찰에 가서 신고하면 경찰이 와서 확인할 수 있다..수퍼마켓 매니저가 그러더군요
일단 제일 먼저 크레딧카드부터 막아야겠다. 이런경우 누구나 생각하는거겠죠?
마침, 냄편께서는 몸이 안좋아 일주일 병가로 집에서 평온하게 쉬고 있었는데...
벼락같은 전화를 받고 튀어 나와서 함께 은행가서 처리하고 경찰서로 뛰어가서 (덕분에 경찰서도 가 봤네요;;;)
서류작성 하는데 너무 오래 걸릴것 같아 신고양식만 받아 일단 집으로 왔습니다.
아...그 때 뒤통시에서 누군가 날 따라 온다는 그 느낌...쳐다보는 느낌...
그 예리한 느낌을 무시하지 말았어야...했는디...흐흑..
생선조림으로 맛있게 구상했던 점심계획은 훨훨 안드로메다로 날아갔고 급하게 라면으로 떼우며
여기 저기 전화하면서 지갑속 내용물을 확인했겠지요...
그러니까...돈 105유로, 동전 몇닢, 일회용 버스표 어린이용 어른용 여러장, 은행직불카드, 비자카드, 쇼핑포인트카드..
백화점 회원카드...할인카드...카드드드드...보험카드 내것과 아이 둘 것 까지...나름 중요한 지인들의 명함들..
아이고.....이거 일이 상당히 복잡해 비네요...;;;
후.....이럴 때 일수록 침착하자...침착해...뭐 전쟁이 난 것도 아이고....
그러면서 잘 쉬고 있는 냄편을 뒤집어 놓고 하루를 망쳤다는 자괴감으로 스스로를 잠시 돌아 봤습니다요.
내가 뭘 잘못했나?...어제 아이들 한테 소리질러서 나쁜엄마라고 벌받나?...
애들일 때문에 냄편과 으견충돌로...(엇그제 장미꽃까지 사 온 사람을) 속으로 욕을 했더니...그래서 긍가?...
멀쩡하게 일 잘한 프랑크푸르트 영사관 공무원들을 잠시나마 의심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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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은행에서 돈 찾은시각이 오전 11시29분..
난리를 지기고....이 사태를 정리해 보려 급 반성모드도 숙연해져 있던 찰나!....오후 3시 55분.
초인종이 울립니다. 삐삑~!
누구셔요?
아래 옷가겐데요 그기 아줌마 배낭이 여기 있는데요, 찾으러 오삼~
흐윽~!!! 어.떠.케.???
슈잉~~~~ 빛의 속도로 아래층 옷가게로 내려 갔겠지요.
사연인즉슨,
그러니까 12시10분경에 가게 밖 매대에 비스듬이 누가 세워 놓고 갔더랍니다.
다행히 지갑 속에 아까 은행에서 돈찾고 그냥 확인해 보려고 통장확인 용지를 뺐는데 거기에 이름과 주소가
있어서 보니 바로 같은 건물.. 아까 벨을 눌렀는데..없더라..
하이고...고맙습네다...
물론 현금은 깨끗이 사라지고 다행히 현금외에는 버스표도 안 가져 갔더라구요.
버스 안 타고 다니는 도둑이었나베...ㅋㅋ
휴우..................
근데 참 사람 맴이야말로 정말 간사, 치사 합니다.
아까는 돈은 다 잃어 버려도 되니 중요한 카드들만이라도 어떻게 돌려주면 느므느므 고맙겠다...
평생 잊지 않겠다...이랬는데 가방, 그 속에 들어 있던 장갑, 지갑까지 다 되돌려 찾고 보이
그 잃어버린 돈 105유로와 새 비자카드신청 수수료 20유로, 새 쇼핑직불포인트카드 수수료 5유로가
눈 앞에 아른거리며 배가 슬슬 아파오니 말이지요 ㅎ...
해서 지금 고민은 과연 경찰서에 신고서류를 작성해 가져가야 하나 마나...입니다.
물론 경찰들이 진짜 맘먹고 찾으면 여기저기 CCTV에 찍힌 범인을 잡을 수 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잃어버린 돈이 내 지갑으로 다시 돌아 오는것도 아니니...
조국의 정치문제 부터 우리집의 경제문제, 덱일의 치안문제까지...
느므느무 광범위하게 신경 써야 했던 힘든 하루 였습니다. 정말....
여러분 연말연시에는 분위기상 도둑들이 많아진답니다.
모두 조심하세요~~
오늘 하루 뎡신이 왔다리 갔다리 했던 봉투가.....헤...
아참, 저 닉 새로 바꿨거든요.
<빛을 따라 가다 잡은 바람 한 결, 봉투에 담아 그대에게도 보여 주고 싶소>
멋지지 않나요?...너무 길어 힘드신 분은 그냥 봉투라고만 부르셔도 이해합니당.^^
첫댓글 희안한 도둑이네. 인출기에서 돈 찾는 거 보고 수퍼마켓까지 따라가서 배낭을 훔친 뒤 돈을 꺼내고 다시 그 배낭을 인출기 건너편, 집 근처 옷가게까지 들고와서 슬쩍 놔뒀다? 돌아오다가 발견하라고? 나름 배려심이 있는 건지... 집에서 나올 때부터 보고 있었나? 흠 아침부터 머리 복잡하군. 하~ 어쨌거나 그만하기 다행이야. 놀랐겠다. 조심~ 조심~
나도 그게 의문. 내가 어디 사는지 아는 도둑? 아니면 진짜 기막힌 우연?
자꾸 생각하면 쫌 무서워...오늘은 그 쪽 수퍼마켓으로 못가겠더라고. 돈 찾으러 가기도 겁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의심의 눈길로 보게되는 후유증이.ㅎ..
년말에 액땜하셨네요~ 뱀띠해에는 좋은 일로 가득하시길~
그만했으니 다행이지요..^^ 고맙습니다~
빛을 따라가다 잡은 바람 한 결,봉투에 담아 그대에게도 보여 주고 싶소 님 .....
닉이라도 길게 해서 뇌를 ??세 쯤으로 해야겠지요?
고스톱 써클을 만들어 볼 까....;;
네. 정신줄을 놓지말고 살자~를 배웠습니다. ㅎㅎ
아... 그래도 지갑이랑 카드가 돌아와서 다행이예요....
저도 예전에 도둑님께서 제가 잠시 방심한 틈에 가방을 속 지갑을 슬쩍하고는 현금 되는건 우표까지 다 꺼내가고 신용카드랑 그 외에 것은 제가 잘 가는 가게에 버렸더군요.
저를 평소 예의 주시 하던 사람이었나봐요...
그래도 배려심이 있는 도둑님을 만나 천만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예의 주시하던 사람?....으...무서워요;;;
특히 범죄자들 눈빛 예사롭지 않지요.아주 훌륭한 심리안도 가지고 있다 하네요.
그 많은 대상중...하나만 선택 합니다.-여러 조건을 최대한 갖춘-
젤 어름한 대상을 선택 하지요.-멍청한놈이 아닌이상-
그 어름한....의 중에서도 최고의 어름한 봉투님이 선택 되셨다는...
아,..정녕 슬픈일..이참에 다시
닉을 바꾸세요.-"어름한"- 이라고 무척 이쁠것 가틈.
화장 안하고 맨얼굴로 나가서 그랬나?...ㅋㅋ
바람 한 결,그대에게 ~~도 괞찬을 듯 ㅎㅎ 현금이 마냥 아까워요 ~~~~
글쎄 말입니다. 그 돈이면...ㅠ.ㅠ
빛을 따라가다 잡은 바람 한 결,봉투에 담아 그대에게도 보여 주고 싶소 님!
욕봤습니다.
고맙십니다. 나그네회장님~
잃어버린 현금으로 액땜 하셨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래도 맘이 편하겠지요
에구 ...그래도 돈은 아깝긴 아깝든데...
예... 그래도 가방, 지갑, 내용물 다 찾은게 어디냐 감사하고 있어요..^^
몇해전 순천 아랫시장에서 멍청히 지갑열고 다니다 헌납한 기억이 납니다.남편이 좋은 간재미 먹었다. 했습니다.간재미와 매생이 사러 갔거든요. 굴 넣은 매생이국이 생각나네요.
창수샘은 인자하셔서 뭐라 안하셨죠?...
냄편은 말 안하고 다 일처리 해주더니 나중에 한마디 해서 저...퉁먹었어요 ;;;ㅎㅎ
그나마 다행이네요. 전, 그냥 "봉투"라고 부를 게요. 봉창회원들 닉을 이상하게 바꿔 싸서 외울려니 머리가 아파요.^^
ㅋㅋ.. 치매예방에 뭘 외우는게 무지 좋다는 학설이..^^
충분히 공감이 가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늘 행복하시길!!
으샘은 꼼꼼하셔 이런 일 안 당하실것 같아요 ㅎㅎ
고맙습니다~^^